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종이 교체된다. 제1차 대전 종전(終戰), 1944년 독일 나치로부터의 파리 해방,
'노화로 인한 불협화음' 때문에 바뀌는 것이다.
소리가 변해 결국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다. 음향 전문가 에르베 구리우는
노트르담 성당은 2013년 성당 건립 850주년을 앞두고 이 종 4개를 교체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2012년 250만 유로(39억원)를 들여 종 4개를 녹인 뒤 9개의 종으로 새롭게 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명하지만, 실제 북쪽 탑의 종 제작 시기는 위고의 작품 발표보다 25년 늦다. 아마도
'이아신트 잔' '드니즈 다비드'라는 이름이 각각 붙어 있다.
이번 교체 작업에서 '에마누엘'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게13톤의 남쪽 탑 종은 그대로 보존된다.
1680년대 제작 된 이 종은 2005년 교황 바오로 2세가 84세로 선종(善終)했을 당시 84차례 울렸다.
"종소리가 멎었네. 성당도 눈을 감네. 콰지모도가 가엾기 그지없네. 그는 사랑에 빠졌네"(그랭구아르).
"그는 종을 치지 않는다네. 벌써 사흘째네. 콰지모도는 슬프다네. 결국 미치고 말았네"(프롤로).
"그는 사랑 때문에 죽어가고 있네"(그랭구아르·프롤로 합창).
"오 내가 울리는 종소리는 내 사랑이요, 내 연인이어라. 나는 종소리가 나팔처럼 울고, 북처럼 둥둥거리고,
노래하길 바랄 뿐이네"(콰지모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사는 언제 들어도 애절하다. 1831년 빅토르 위고가 소설로 발표한 이후, 1950년대 영화로도, 근년에 뮤지컬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에 반해버린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는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며 종을 치지 않는다. 영화에서 종루(鐘樓)의 서까래를 원숭이처럼 건너뛰며 울부짖던 앤서니 퀸의 연기를 올드팬들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노트르담의 꼽추'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 소설은 15세기 프랑스 파리를 그린 역사소설이다. 실제로 시테 섬과 이른바 뒷골목 풍경, 그리고 노트르담 대성당의 건물 묘사도 생생하고 소설 속에 등장하는 루이 11세의 형상도 또렷하다.
마녀 재판이나 공개처형
을 매개로 한 당시의 사법제도 형벌제도에 대한 작가의 비판도 맹렬하다. 여러모로 29세의 위고가 품었던 작가적 야망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대작이다.
절대적인 라 에스메랄다의 美와 콰지모도의 醜가 성역 안에서 서로 충돌하고 결합한다. 팜므 파탈과 야수 괴물의 사랑은 그로테스크하기에 오히려 숭고하게 느껴진다.

파리 노트르담 성당이 2013년 성당 건립 850주년을 앞두고 북탑(北塔)에 있는 종 4개를 녹여 9개의 종으로 새로 만들겠다고 엊그제 발표했다. 1856년에 제작된 이 종들이 "너무 낡아 조율도 안 되고 불협화음만 내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시민운동가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19세기의 풍상(風霜)을 지켜봤고 위고의 작품 덕분에 불멸의 문화재가 된 종들이니 마땅히 그대로 보관해야 한다."
원래 북탑 종들은 하루 중 기도 시간을 알릴 때 쳤고, 남탑(南塔)에 있는 큰 종 '에마누엘' 종은 크리스마스와 부활절, 그리고 교황이 죽거나 새로 뽑혔을 때 쳤다. 노트르담의 종들은 18세기 프랑스혁명 전까지 북탑에 8개, 남탑에 2개, 그리고 뾰족탑 안에 7개가 있었다. 주교나 왕명에 따라 녹여서 다시 만들기를 여러 차례 했고, 그때마다 마리, 자클린, 에마누엘 같은 권력자 아내의 이름을 붙였다.
우리나라 문화재급 종은 국보 4점, 보물 31점이 있다. 통도사나 내소사처럼 문화재 종은 따로 보관하고 복제한 종을 치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종을 녹여 다시 만드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우리는 범종에서 영원을 찾으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가장 오래된 종 제작소 주인조차 "종이란 인생들처럼 제 삶을 살다가 어느 날 눈을 감는다"고 했다. 종에서도 두 나라의 문화 차이를 실감한다. - 당골네 사랑방에서 -
첫댓글 영화 <노트르담의 곱추>에서 곱추로 분한 안소니 퀸이 종루의 서까래를 원숭이처럼 건너 뛰며 울부짖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신문에서 노트르담의 종이 교체된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와 여기에서 보는 맛이 영판 다르네요.
이민혜 님, 유익한 정보 알려주느라 수고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너무도 아름다운 카톨릭 교회의 모습이 눈앞이 펼쳐지는 것처럼 생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