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연재 ‘더미션 카운슬러’ 필자 김기호 한동대 교수 인터뷰... “복음 변증은 하나님의 명령”… 성도들 신앙성장에 큰 도움
국민일보 인기 연재 코너였던 ‘더미션 카운슬러’가 지난달 40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2023년 1월 19일에 게재된 ‘교회에선 왜 자꾸 사람을 죄인으로 취급하나요?’를 시작으로 1년 8개월 동안 격주마다 온·오프라인으로 보도된 더미션 카운슬러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기독교에 관한 다양한 질문들에 변증 방식으로 깊이 있고 친절하게 답변하면서 국내·외 목회자와 신학도, 일반 성도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호응을 받았다.
진화론 때문에 갈등하던 한 청년 사역자는 연재코너를 통해 “이젠 성경의 무오성을 토대로 아담의 역사성, 엿새간의 창조, 노아의 홍수사건을 일관성 있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미국의 기독 한인 과학자들 중에는 “변증학적인 통찰로 성경의 창조를 친절하게 설명해줬다”며 고마워했다. 베스트셀러 ‘호모 사피엔스’ 등의 저자이면서 무신론자인 유발 하라리의 논리적 약점을 알게 돼 유익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더미션 카운슬러 필자인 김기호(57) 한동대 교수(기독교 변증가)가 전해준 얘기다.
김 교수는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복음을 변증하는 것은 하나님의 명령”이라며 “이를 위해 한국교회가 교리적·도덕적·영적인 변증을 균형있게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교회와 신학 교육기관들이 복음적인 기독교 변증학에 관심을 갖고 신실한 변증가를 배출하는 데도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보에 게재된 더미션 카운슬러의 Q&A는 내용을 보완해 내년초 쯤 책으로 출간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난 20개월 동안 40개 주제를 기독교 변증으로 풀어낸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미국 로스쿨 진학을 준비하던 어느 날 아침에 ‘변증가가 돼라’고 저를 부르셨던 주님의 세미한 음성이 지금도 기억난다. ‘더미션 카운슬러’라는 코너를 신설해 한국 교계에 기독교 변증이라는 다소 어려운 콘텐츠를 소개할 기회를 마련해준 국민일보에 감사드린다. 변증 주제들을 선별해 Q&A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제게 큰 기쁨이었던 것은 나의 소명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기억에 남는 독자들이 있다면?
“미국에 계신 어느 목사님은 ‘갈수록 팽배해지는 진화론의 영향력이 일반인과 신학자, 목회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이 때에 성경적 창조론을 정확하게 설명해줘 감사하다’고 전하더라. 또 ‘40개 주제들이 반기독교적 사상으로 혼란에 빠진 그리스도인들에게 길잡이가 됐다’, ‘한국교회와 사회에 꼭 필요한 정통신학의 맥을 잡아줬다’는 평도 있었다. 이 코너를 통해 기독교 신앙의 합리성·초월성·탁월성을 드러내면서 성도들의 신앙성장에 도움을 준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
-껄끄럽거나 다루지 못한 주제도 있었을 것 같다.
“가장 껄끄러웠던 분야는 자유주의 비평신학과 유신진화론에 대한 비판이었다. 성경적 진리를 수호해야 한다는 변증가의 사명감으로 그런 사상에 이단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본학과 고고학을 통한 성경의 신뢰성, 성경의 난제 풀이, 기독교와 타종교 비교, 그리고 유전공학과 관련된 의료윤리 이슈들을 다루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시대에 기독교 변증이 왜 필요한가?
“복음 변증은 하나님의 명령이다. 성경은 크리스천들에게 ‘왜 예수 그리스도를 거룩한 하나님으로 믿고 있는지를 교리적, 도덕적으로 변증하라’고 명령한다(벧전 3:15~16).
그동안 한국의 기독교는 교리적·도덕적·영적인 변증을 균형있게 하지 못했다고 본다. ‘교리적 변증’은 ‘왜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인가?’를 설명하는 것이고, ‘도덕적 변증’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복음이 인류의 죄와 죽음을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확신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현대의 일부 저명한 변증가들이 계몽주의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영적인 변증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계몽주의는 이성과 과학만을 통해 진리를 규정한다. 그런데 하나님의 이름 중에 ‘기묘자’가 있다(삿 13:18). 기묘는 영어로 ‘beyond understanding’(비욘드 언더스탠딩)으로 ‘인간의 이성을 넘어선 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지성만 강조하는 계몽주의적 접근은 하나님의 초월성과 신비를 부정하기 때문에 기독교를 ‘반쪽 진리’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다. 계몽주의에 함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더미션 카운슬러에 게재된 글을 책으로 발간할 예정인데.
“신문 지면에 다 다루지 못했던 내용을 추가하고 보완해 내년 초쯤 출간하려고 한다. 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과 토론거리를 함께 담고자 한다.
-교육자이자 기독교 변증가로서 한국교회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교회와 신학대학(원)이 복음적인 기독교 변증학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변증가는 핵심 교리를 지키고 교회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크리스천이 복음의 증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회의를 넘어선 확신, 확신에 근거한 헌신에 이르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변증’은 필수적이다.
한국 기독교의 회복은 신학교에서는 변증적인 설교자를, 교회에서는 변증적인 성도를 양성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그런데 신학대에 전문성을 갖춘 변증학 교수가 거의 없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이 시대의 사상들을 논파할 수 있는 변증가, 그러면서도 성경의 신적 권위와 교회를 수호하는 데 헌신할 변증가들이 많이 배출된다면 한국교회의 회복과 부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