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2007년 쯤 일겁니다. 자철 선수가 보인고에서 제주로 합류하던 시기에 우연히 경기를 통해 그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큰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이었습니다. 접는 동작이 시원시원했고, 접은 이후에 치고 나가는 템포가 참 부드럽고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고졸 선수가 프로에서 곧바로 활약하는 사례가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자철 선수는 제주에서 네 시즌만에 리그 최정상급 자원으로 성장하여 독일 볼프스부르크로 향했죠. 그 다음부터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대로 입니다.
76번의 A매치, 아시안컵과 월드컵 그리고 올림픽. 개인적으로 2012 런던 올림픽은 한국 축구에 매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런던 멤버들은 1) 2002년 한일 월드컵 성공 이후 개선된 시스템에서 성장한 자원들이고, 2) 덕분에 선배 세대보다 나은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3) 우수한 기량을 갖춰 좋은 나이대에 올림픽 메달을 획득했고, 4) 올림픽 18명 엔트리는 물론, 아시아 예선 캠페인에서도 함께 한 선수들 대부분이 올림픽 이후 해외에 진출하거나, 더 경쟁력 있는 무대에서 선수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즉, 런던 올림픽 세대들은 선배 세대들보다 나은 환경에서 성장하며, 보다 좋은 축구를 접했고, 더 우수한 기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무대를 경험한 한국축구 최초의 귀한 세대인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축구에 존재하지 않은 세대이기에, 앞으로 이 케릭터들은 축구, 나아가 축구 넘어에서 할 일이 많을겁니다. 그 과정들을 수많은 후배들이 지켜보며 꿈을 키워가겠죠.
릴리앙 튀랑, 빅센테 리자라쥐, 후안 마타, 데이비드 베컴, 나카타 히데토시, 미야모토 쓰네야스, 모치즈키 시게요시, 조지 웨아 등
이런 위대한 풋볼러들에 버금가는, 우리의 축구와 사회에 훌륭한 영향력과 가치를 전해주는 멋쟁이들이 되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