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재산이 무슨 의미인가? (송현 로마노 신부)
미국의 석유 왕 록펠러(1839-1937)는 33세에 백만장자. 43세에 미국 최고 갑부. 53세에 세계 최대 부호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계 최대 부호가 된 그해 그는 희귀병에 걸렸고. 주치의로부터 일 년을 채 넘기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마냥 죽음을 기다리는 시한부 인생으로 전락하여. 돈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식이요법을 하느라 우유와 비스킷으로 연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의사의 진단을 뒤엎고 놀랍게도 98세까지 장수했습니다. 그의 이런 인생 역전은 돈이 아니라 오히려 그 희귀병이 가져다주었습니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날 록펠러는 뜬눈으로 밤을 지새며 생각했습니다. 이 많은 재산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새벽녘에 큰 깨달음을 얻은 그는 그간 소홀했던 하느님을 다시 찾았습니다.
얼마 후에는 전 세계 인류의 행복...이라는 슬로건 아래. 그 유명한 록펠러 재단을 세워 전 재산을 자선 사업에 사용했습니다.
히브리인들은 시나이 산 아래에서 금송아지를 섬겼다는데. 오늘날에도 재물은 여전히 으뜸가는 우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부는 정직하게 얻은 것이라면 죄가 될 리 없습니다. 더구나 인간다운 삶을 위해 돈을 반드시 필요합니다. 문제는 돈 자체가 아니라 그것에 집착하는 인간의 태도입니다.
이 집착은 주님의 부르심을 방해하고 자비와 사랑의 실천에 걸림돌이 되어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온 우리에게 사유 재산권은 절대적인 것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엄밀하게 보면 이 세상에서 자기소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느님이 각자에게 잠시 맡겨놓았을 뿐입니다.
로마의 철인 에픽테토스 역시 우리가 무엇을 소유했다면 남의 것을 잠시 보관 중이라고 생각하라 했습니다. 마치 떠나고 나면 그만인 나그네가 여관방을 잠시 사용하듯이 말입니다.
이 사실을 망각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빛에 달려드는 불나방처럼 돈만을 쫓아다니며 인생을 허비합니다.
그러다 결국 허무하게 죽어가지 않습니까.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을 뿐더러 재물이 인생의 목적이 될 수는 더더욱 없습니다. 가진 바를 이웃과 하느님 나라를 위해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땅에 쌓은 재물은 우리 것이 되지 못합니다. 오로지 하늘에 쌓은 것만을 훗날 주님으로부터 되돌려받습니다. 바로 이 진리를 깨달아야 비록 이 세상에서 가진 바 없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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