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적사(隱寂寺) 전남 해남군 마산면 장촌리64 금강산 . 대한불교 조계종 제22교구 대흥사의 말사이다.
백제 초기에 창건된 고찰로서 삼남 일대에서는 명찰중의 한 곳으로 자리했었다. 마산면 면소재지 마을에서 약 4km 가량 올라가면 나타난다. 산속에 숨어있는 절 은적사 (隱寂寺)
구전에 의하면 은적사는 강진 무위사, 해남 미황사, 대흥사 등의 큰집이라고 하나 믿기 어렵고, 또한 이곳 바로 옆 계곡에 다보사(多寶寺)라는 큰 가람이 있어 은적사가 이 절의 부속 암자이었으나 정유재란 때 전소되었다고 한다. 은적사는 『범우고(梵宇攷)』에 현의 북쪽 15리에 있다고 하여 그 위치만 나오며 그에 앞서 약사전에 철불이 있다고 하였다. 또한 1883년에 작성된 「은적사사적기(隱蹟寺事蹟記)」에 철불에 대한 기록이 간략히 나온다.
은적사(隱寂寺)는 신라 진흥왕 21년(560)에 창건된 사찰로서 원래는 다보사(多寶寺) 은적암이였던 것이 19세기 중반 무렵에 다보사가 폐허가 된 이후 은적사로 바뀌었다 한다. 중수 내용으로는 1592년(선조25) 임진왜란때 병화로 인해 응진각만 남고 폐허가 되었다. 이후 임진왜란이 끝나고 반세기가 지난 1648년(인조26)큰 석탑과 건물을 세워 중창 되었다.
은적사가 위치한곳은 골짜기가 깊고 경치가 아름다우며 옛날부터 은사모종(隱寺暮鐘)이라 하여 은적사의 저녁 종소리를 해남팔경의 하나로 꼽기도 하였다.
약사전과 활선당,
은적사의 약사전은 정면 3간, 측면 2간의 팔작지붕으로, 주심포계의 익공구조로 된 자그마한 전각이다. 이 전각에는 고려초에 봉안된 것으로 보이는 철조비로자나불이 봉안되어 있었는데, 2002년에 비로전을 신축해서 비로자나불은 그쪽으로 옮겨 모셨고, 현재는 약사불을 봉안하고 있다.
약사전 불단 향우측 벽에는 가사장삼을 걸친 수염 난 스님이 덩치 큰 흰 호랑이 두 다리를 잡아 거꾸로 내동댕이 치면서 야릇한 미소를 보이고 있다. 바닥에 떨어진 백호는 당황스럽고 괴로운 표정이다. 불법 수호차원의 경계를 넘어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18〜19세기 민중문화가 불교에 습합되어 만들어진 기상천외의 상상력이다.(옛 그림은 없어지고 지금의 벽화는 모사본이다.)
〈산해경〉에 따르면 백호는 오백살이 되면 털빛이 하얗게 변하고 천수를 누리는 동물이라고 한다. 민속신앙에서는 호랑이에 바탕을 둔 상상의 동물로 청룡(靑龍), 주작(朱雀), 현무(玄武)와 함께 사신으로 신격화 되었다. 사람이 태어나 집터나 생을 마치고 저 세상으로 떠나서도 청룡, 백호 명당자리를 찾게 되는데 여기에서 백호는 용처럼 신격화되어 있어 낯설지 않은 생활 문화 속 한 부분이다. 특히 백호는 사악한 것으로부터 지켜주는 벽사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백호의 영험함과 신성함은 수준 높은 종교적 차원에서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며,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으로서 의미를 부여하는 요인이 되었다.
약사전 마당 3층석탑은 처음부터 은적사에 있었던 것이 아닌 남계리에 있던 것이다. 고려시대 중기에 조성 . 높이 약2.2m가량의 이 석탑은 단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부를 형성하고 꼭대기에 상륜을 올려놓은 일반형으로 상륜 부재가 남아 있지 않다. 조성연대는 고려 중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탑은 은적사의 전신인 다보사가 얼마나 큰 절이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입구에 커다란 전나무가 일주문 역할을 자처하고, 전나무 오른쪽으로는 비자나무들이 향을 내뿜는다. 그리고 은적사를 둘러싼 주변의 풍경이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준다. 비로전 뒤쪽과 왼쪽으로는 커다란 동백나무들이 빽빽하게 모여 있다. 근처에는 차밭도 있다. 차밭은 무려 33만㎡에 이를 정도로 넓다.
지장전은 활선당(活禪堂) 옆에 위치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은적사에는 ‘유명인사’가 하나 있었다. 매스컴을 통해 여러 차례 알려진 하얀색 개였다. 스님들이 기거하는 심검당을 지킨다고 해서 이름이 ‘심검이’이다. 은적사 주위 2키로 미터를 둘러싸고 있는 해바라기들은 장관을 이룬다.
근래 신축된 비로전의 본존불은 연화장(蓮華藏)세계의 교주인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다. 연화장세계란 연꽃에서 출생한 세계, 또는 연꽃 속에 담겨있는 세계라는 뜻으로 이상적인 불국토를 가리키는 말이다. 경전상으로 볼 때 비로자나불은 『화엄경』의 교주이다. 부속전각에 모셔놓은 경우도 비로전이라고 한다.
삼성각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 중앙에는 칠성여래를 봉안하고, 좌우에는 산신탱과 독성탱을 모신 구도이다.
철조비로자나불좌상 전설
은적사에는 철불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 온다. 1890년대 어느날, 마산면 앞 바다(산막포구)에 불상이 나타났다. 이에 여러 사람들이 공양을 드리며 서로 모셔가고자 하였으나 불상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은적사 스님이 가서 공양을 하자 그때까지 꿈쩍도 않던 불상이 가볍게 들려져 은적사 대웅전에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