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세 번째 방문이다.
금욜 오전 10시에 정토원 49재 5번째 재에 참석하기로 하고
아침 7시반경 밀양 집을 출발해 자전저로 8시 20분 경에 도착.
자전거를 보관대에 올려놓고 8시 48분차표를 끊었다.
한림정역에 9시 5분에 내려 한림면 사무소를 지나 철길을 따라 가는 길을
물어 한적한 철길 소로를 따라 걷는데 시간에 맞춰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조금 어지러움을 느낀다. 아침일찍 오로지 목적지에 도착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오면서 이상하게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어지러움증을 느낀다.
그리고 일념으로 무엇인가를 한다면 단시일내에 이룰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집에서 밀양역까지 자전거로 오면 1시간이 넘게 걸리는데 이날은 4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번에 한림정역으로 루트를 잡은 것은 세 번째 방문을 좀 다르게 시도해 보기 위해 봉하마을 인근지형을 숙지를 했었고 방향을 한림정역에서 철길을 따라 정반대의 방향에서 진입하기로 계획했던 것이다. 버스노선이 없어 도보가 아니면 접근이 어렵다 한림정 콜택시가 있으므로 비상시에 이용은 가능하다만 운좋게도 철길 소로 진입로를 찾았다.
멀리서 봉화산 사자바위가 돌출한 모습이 보였다.
조금 가다보니 노무현 대통령 생가 진입로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이 방향을 따라 걸으니
자광사 약수암이 차례로 나오고 길 옆에는 연못이 제방따라 이어져 있고 학이 날아 올라 길을 안내받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정토원 올라가는 봉화산 입구 가배얍게 올라서 정토원에 도착하니 스님이 염불하는 소리가 들리고 시간을 보니 놀랍게도 정확히 10시였다.
이 대목에서 다시 한번 머릿속에서만 구상하기 보다 직접 몸으로 움직여 아는 것이 더 확실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릿속으로는 연결이 안되는 불확실함이 확실히 행동으로 옮겨 보니까 더욱 명징히 안다.무엇을? 마음속에 간절히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웃에게 다가가 수박 한조각이라도 건네는 것이 백번 말이나 마음보다 낫다는 것이다.
반야심경을 마지막으로 사부대중 합심해서 재를 올리고 해인사 스님과 백양사 무슨스님과 노무현 대통령님과 민주화 운동을 함께한 스님께서 법문을 해 주신다. 앞자리에는 김재동 화백님 문성근님 이창동 감독님 정지영 감독님들이 앉아계시는 것이 눈에 들어오고 (밤10시 라디오불교방송에서는 이창동님의 밀양이란 영화가 영화제 출품되었다는 소식과 초록 물고기소개가 있었는데 인상 깊었다. 이창동 감독님의 영화는 불편할 정도로 현실을 솔직한 시선으로 표현,삶에서 힘이 되기도 한다. 문소리가 장애인역을 한 영화 거 뭐지?)
걸어서 와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지럽기도 하고 육신이 후달린다. 옆자리에 앉은 보살님들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며 눈인사를 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으면서 30분 정도 명상에 잠기면서 마지막 불경을 들었다. 히한하게도 머리둘레에 띠가 둘려져 있는 듯한 멍멍한 느낌이 사라진다.
머리위에 무거운 돌을 내려놓으니 날아 갈것 같다.
역시 명상 참선은 나한테는 특효약이다. 물론 한마음으로 손을 모아 노무현 대통령의 극락왕생을 빌었지만 거의 내 마음과 몸을 고요히 하고 항복받는 데 더 신경이 갔다.
2시간의 시간이 흐르고 재를 마치고 문재인 비서실장님이 웃는 모습으로 내려 오시고 김병준실장님 이정우 실장님 민주당 이미경 이재정 의원님 통일부 장관이셨던 님등이 내려 오신다. 선진규 법사님께서 지으신 책자에 보니 대승보살은 자신의 성불을 미루고 중생들을 구하기 위해 몸을 바친다는 대목이 있었다.
솔직히 49재는 처음 참여해 보는데 절 법회도 오랜만이라 불경을 함께 외우면서 절을 하는 것이 새로운 경험으로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하다.
청소년 수련원에서 공양을 할까 내려가서 국밥을 먹을까 하다 하산해서 바위가 있는 중턱에 들렀는데 큰 바위가 서있데 예사 바위는 아니다. 바위틈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고 음용은 하지 말라고 지나가시던 분이 일러 주신다.
바위틈이 보여서 살짝 들어가 보니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가 들려 귀를 모아 엿들었는데
바위틈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안으로 들어가니 노무현 대통령님 영정이 모셔져 있고 관세음보살상이 모셔져 있다.절을 세 번씩 하고 서늘한 석굴?토굴?에서 비구니 스님이 주석하고 계시다.조금 있는데 머리가 또 어지럽다. 그렇다고 하니 여기 기운이 강해서 그러니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라고 한다. 내려 오는 하산길은 그야말로 바람이 너무너무 시원하고 상쾌해서 행글라이딩이라도 하는 느낌으로 내려 왔다.
장군차밭을 지나 노무현 대통령께서 뛰어 내렸다는 부엉이 바위를 한 번 더 올려다 보았다.
저 바위는 보면 볼수록 기운이 강한 것같고 옆으로 돌들이 무너져 내린 것도 눈을 시원하게 해 주는 그런 스캐일이 있다.
국밥집에는 앞의 인사들이 이미 와 계시고 유시민 전 보복부 장관님이 벌써 식사를 마치시고 핸드폰을 받으시며 물을 드시고 계셨다.
“저.. 밥좀 먹으면 안되겠습니까?”
“예약 손님이 아니면 죄송합니다.”
매점에서 국수를 먹었는데 여전히 잘 삶은 면빨과 육수, 둘다 오케이 였다.
“맛 조타”디저트로 빼빼로를 사면서 가게에 걸린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이 가게에서 담배를 입에 문 사진을 보았는데,사실 이 보다 더 서민적인 모습이 어디 있겠는가?
골프로 스트레스를 푸시는게 아니고 친환경 오리농사 지으시면서 막걸리에 담배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서민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리고 서민들은 장례를 하고 화장을 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을 화장한 것도 말이 조금 있지만 서민들이 하는 식으로 했다는 것. 이보다 더 깊이 국민들에게 와닿은 정서는 없다. 유족들이 화장하기 위해 관을 넣을때 모두들 제일 서럽게 울부짖는 경험을 한다.
호화장묘가 아닌 집근처에 비석 세우는 것도 우리 서민에게 절절히 와 닿았다.
조금 휴식을 취하면서 공지영 시인이 쓴 영전 헌화시를 읽었다.
마음에 확 끌려와 닿았고 특히 현자였으나 바보처럼 이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더 크게 울림이 왔다.
이제 서서히 마지막 루트의 완성...다시 돌아가는 길 여정에 나서야 한다.
가다가 노사모 회원들 이름이 적힌 현판이 있는 정자에서 조금 쉬며 자원봉사하는 분들이 노란 봉투를 들고 작업하는 것을 보고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제방 철교 쪽에서 정말 시원한 바람이 불었는데 오리가 아니었으면 엄청난 농약 냄새가 났을 것이다. 마인드 컨셉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차만별의 결과를 낳는다.
날씨가 무척 더웠다..환타를 들이키고 한림정 역에 50분 정도 걸려 도착했는데 환타에 방부제 넣었는지 먹고 역 휴게소에서 쓰러져 자고 말았다.
정말 힘이 하나도 없었다..한림정역 젊은 직원에게 물 한잔 달라고 하고 한참이 지난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16시 37분차로 기차를 타니 이미 제법 많은 분들이 대구행 무궁화호를 타고 진영역을 출발하여 오는 중이었다. 밀양역에서 내려 KTX로 환승해서 서울방면으로 가는 분들이리라.. 도착하여 자전거를 타고 밀양읍으로 가서 장을 보고 해가 어둑해질 무렵 제방 뚝길을 따라 집에 도착하니 9시 였다.
빨리 찬물을 뒤집어 쓰고 수박을 잘라 먹었는데 어라 성장 촉진제등의 화학비료를 안쓴 달고도 뒷끝이 깨끗한 맛이 아닌가?오면서 보니 고수부지 강변에 젊은 사람들이 모여 노래를 배우며 6.15 선언과 정부의 방침에 대해 토론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서울 연대에서 노천문화제를 여는 것처럼 밀양에서도 영화와 노래를 보고 배우며 문화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여정에서 많은 사람들과 스치고 대화하고 만났다.
스치는 인연도 전생에 인연이 있는 것이리다.다음번에는 더 많은 사람과 만나고 대화하며 느끼리라..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특히 도서관에서 고등학생인 듯한 여학생이 “이명박 죽으면 떡 돌린다”는 토론 프로그램을 언급하는 말을 들었다.
이번에 개척한 밀양과 봉하마을 간의 새로운 루트를 축하하며....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이다.
밀양에 들리시면 오두막에도 들리세요.수박 대접하겠습니다.
다음에는 자전거를 기차에 실어서 다녀와볼 생각이다.
그리고 건강하세요.야후 블로그 밀양 게스트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