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나라 처녀의 소망
[풍속통의(風俗通義)]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어떤 제(齊)나라 사람에게 얼굴이 곱상한 딸이 하나 있었다. 위로 아들만 내리 사형제를 두고 마지막에 태어난 딸이라, 그는 사람들에게 이 딸을 '양념딸'이라 자랑하며 금지옥엽처럼 길렀다.
딸은 세월이 흘러 어느덧 혼기를 앞둔 어엿한 처녀가 되었다. 농부는 딸을 시집보낼 생각을 하니 자랑스럽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한 두 집에서 뜻하지 않게 동시에 중매쟁이를 보내 왔다. 부모는 신중하게 신랑감을 골랐다. 하지만 딱부러지게 한 사람을 선택하기가 몹시 어려웠다. 동쪽 집 아들은 인물은 못났지만 재산이 있었고, 서쪽 집 아들은 가진 것은 없었으나 인물이 잘 생겼던 것이다.
며칠 동안 머리를 쥐어짜다 못해 부모는 딸을 불렀다. 아무래도 딸과 의논하는 것이 좋을 성싶었다.
“얘야! 이미 들어서 알고 있겠지만, 이 에미는 판단을 내릴 수가 없구나. 네 생각은 어떠냐?"
어머니가 딸에게 부드럽게 물었다. 딸은 부끄러운지 귓볼까지 빨개지며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네가 말하기가 부끄러운 모양이구나. 그러면 이렇게 하자. 네가 동쪽 집에 마음이 있으면 왼팔을 들고, 서쪽 집에 마음이 있으면 오른팔을 들어라."
그러자 딸은 고개를 더욱 숙이고 곰곰이 생각하는 눈치였다. 부모는 내심 기대가 되어 침을 꼴딱 삼켰다. 드디어 딸이 손을 들었다. 그런데 뜻밖에 한 손이 아니라 두 손이었다.
부모는 아연실색했다. 어머니가 다급히 물었다. 그러자 딸이 살포시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낮에는 동쪽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저녁에는 서쪽 집에 가서 잠을 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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