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본당 청년들을 사목하다 보면 흔히 만나게 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이 성당에서 자라온 청년들과 성당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청년들 간의 불화.
이 본당에서 초등부 주일학교를 시작으로 중고등부 주일학교, 주일학교 교사를 거쳐
청년 단체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청년들에겐 나름대로의 자부심과 틀이 있기 마련입니다.
반면 다른 성당에서 활동하다 이사를 왔거나 세례 받은 지 얼마 안 된 청년들은
그들의 자부심과 틀에 부담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지도신부 입장에서 “자!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들어왔으니
이제 새로운 분위기로 청년회를 꾸려보자!”라는 얘기를 해보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의 저자인 마르코가 살던 시기에도 비슷한 일들이 있었나 봅니다.
오랜 유다교 그리스도인과 새롭게 들어온 이방인 그리스도인 간에 크고 작은 불화가 생기자,
마르코는 예수님의 말씀을 빌려 이런 메시지를 던집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새 포도주를 자꾸만 헌 부대에 담으려고 하지 말고 우리 함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마르코의 간절한 마음이 엿보입니다.
박민우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