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일방일 (拈一放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야한다는 말입니다.
하나를 쥐고 또 하나를 쥐려한다면
그 두개를 모두 잃게된다는 말이지요.
약 1천년 전에 중국 송나라 시절, 사마광이라는 사람의 어릴 적 이야기랍니다.
한 아이가
커다란 장독대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어른들이 사다리 가져와라. 밧줄 가져와라.
요란법석을 떠는 동안
물독에 빠진 아이는
꼬로록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어요.
그 때
작은 꼬마 사마광이
옆에 있던 돌맹이를 주워들고
그 커다란 장독을 깨트려버렸대요.
치밀한 어른들의
잔머리로 단지값, 물값,
책임소재 따지며
시간 낭비하다가
정작
사람의 생명을 잃게 하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더 귀한 것을 얻으려면
덜 귀한 것은 버려야 하나봅니다.
내게 있어 돌로
깨 부셔야 할 것은 무엇인가?
꼬마에게 한 수 배웁니다.
-좋은 글에서-
나의 생각이 나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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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창포 꽃
하이얀 이팝
붉은 아카시아
서로 어울려
여름을 맞이하나?
톡보내고 아침을 지었다
일주일만에 아침밥을 짓는가 보다
혼자 있으니 밥먹는게 부실하다
배추시래기 된장국을 끓였다
그동안 된장국을 끓여 먹지 못했다
된장국 냄새가 구수하게 난다
밥 뜸 들이는 사이 동물 건사
육추기 안이 축축해 냄새가 난다
바닥을 깨끗이 청소한 후 왕겨를 새로 깔아주니 기분이 좋은지 활발히 움직인다
아침 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갈 때까진 육추기에서 키워야겠다
오늘도 닭장 문을 열어주어 밖에서 놀도록
녀석들 문을 열어주니 모이도 먹지 않고 밖으로 나간다
실컷 놀다가 들어 와 먹으렴
된장국에 밥 한술 먹으려는데 개들이 짓는다
내다보니 담양아짐이 밀 수레를 밀고 올라오셨다
아이구 우리 집까지 올라오시려면 꽤나 힘드실건데
무슨 일로 이른 아침에 올라오셨을까?
나가서 웬일이시냐고 물으니 웃으시며 놀러 오셨다고
이른 아침부터 놀러 오실 리 없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밀수레에서 딸기 한박스를 꺼내 먹으라 건네신다
얼떨결에 받으며
어? 무슨 일이 있을까?
서울 아짐과 친하신 것 같아 부탁하러 오셨단다
아이구 우리가 들어 줄 수 있을 것같으면 말씀 드리겠다고
서울 아짐이 혹 집이나 앞 텃밭을 판다면 자기에게 팔도록 말해 달란다
바로 집 옆이고 큰아들이 마을로 내려와 살고 싶어 하는데 알맞은 곳이 없다고
서울아짐집이 담양아짐집과 마주 보고 있으니 그걸 살 수 있으면 사서 내려오고 싶어한단다
우리가 서울 아짐과 자주 왕래하는 것같아 일부러 부탁하러 올라오셨다고
아이구 그냥 전화로 하셔도 되는데
담양아짐은 박교장 장모님
박교장 장모님이라 나도 마음속으로 항상 장모님이라 생각하고 있다
서울아짐이 파신다고 한다면 아짐에게 팔도록 적극 말씀드려 보겠다고
서울 아짐이 집과 땅을 판다면 마을에 내려와 살겠다는 사람에게 파는게 더 좋겠지
여긴 집성촌이라 타성이 들어 와 살려면 완전 엎드리지 않으면 시비가 자주 붙을 수 밖에 없다
잘 부탁하신다며 내려가신다
마을에도 서울 아짐과 친하신 분이 있을 건데 일부러 우리에게 와서 부탁하다니
우리가 조정할 수 있으면 조정해 드리는게 좋겠다
큰형님께 전화
내일이 부모님 기일인데 뭐라도 가져다 드려야겠다
오전에 집에 계시냐니까 이따가 장보러 가신다고
그럼 일찍 들러 보겠다니 그러란다
마늘쫑과 죽순 붕어를 챙겨 큰형님댁으로
형수님이 반갑게 맞아 주신다
뭘 챙겨 왔냐고
나물이라도 한번 해 드시라며 챙겨 온 걸 내놓고 제수대를 좀 드렸다
내일은 집사람 전대 병원 예약이라 다녀오고 난 뒤 아마 제사에 나혼자 가려면 어렵겠다고
제사 모시고 한밤중 집에 올 생각을 하니 부담스럽다
집사람이 운전할 땐 괜찮았지만 눈이 침침해지면서 밤운전이 점점 어려워진다
오른쪽 어깨가 많이 아프고 쥐 난 다리가 아파 걷기도 불편
읍내 기독의원을 갔다
30여분 기다려 진료 받으며 어깨가 다시 아프고 다리에도 쥐가 난다니 어깨엔 저번처럼 찢어진 인대에 주사를 놓고 장딴지에도 주사를 논다고
어깨 세군데에 엑스레이로 상태를 보면서 주사를 놓는데 아얏 소리를 낼 정도로 아프다
장딴지는 오금쟁이 아래에 각각 주사를 놓는데 발 뒷꿈치까지 짜릿
아마 괜찮을 거라며 일주일 지켜보다가 다시 나오란다
주사를 맞고 나니 어깨가 훨씬 부드러워진다
딱딱하던 장딴지도 좀 풀리는 것같고
이대로 나았으면 좋겠다
작은며느리 전화
집에 계시냐기에 병원 다녀와서 엄마 병원으로 간다니 그럼 거기로 오겠단다
무슨 일이냐고 하니 혼자 계셔 반찬을 좀 만들었단다
아이구 고맙기도 하지
그럼 장성병원에서 보자고
병원에 가서 챙겨 온걸 집사람에게 주었다
내일 아침 일곱시 반까진 병원으로 오란다
그래야 오전 진료 시간에 맞출 수 있을 것같다고
가지고 간 딸기는 환우들과 나누어 먹었다
작은며느리가 반찬을 해가지고 온다니 어떻게 그런 생각도 했냐며 참 기특하단다
며느리들이 모두 착하다
다들 열심히 가정을 돌보고 있으니 우린 그저 고마울 따름
며느리가 왔다
반찬도 골고루 만들어 왔다
내가 국을 좋아한다고 무소고기국도 끓여 왔다
이렇게 만드느라 얼마나 신경 썼을까?
병원에서 엄마 드시라고 따로 반찬을 만들었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간이 맞지 않더라도 이해하라는데 반찬 솜씨가 있어 내 입맛에 딱 맞을 것같다
설사 싱겁더라도 그 정성만으로도 맛있겠지
박서방 전화
낚시 갔는데 잡은 고기를 드리고 가겠단다
아이구 나야 고맙지
횟감 있으면 막걸리 한잔하려고 기다렸다
1시 못되어 왔다
어제 말도로 낚시 갔었단다
손질한 농어 우럭 해삼 낙지를 가져왔다
농어회도 따로 떠 왔다
모두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절로 입맛이 당긴다
낙지와 해삼은 내일 집사람에게 한점 먹어보라고 썰어서 가져다 주어야겠다
우럭은 여섯 마리나 되는데 아직 살아 있다
동생에게 몇 마리 가져다 매운탕 끓여 먹으라 하면 좋겠다
동생에게 전화
바쁘다기에 잠깐만 틈내 집에 들렀다 가라고
이런 싱싱한 생선이 있을 때 나누어 먹어야지
그러겠단다
회에다 술한잔 하면 좋을 것같아
노열동생에게 전화
다른 사람과 점심 먹고 있단다
그럼 별 수 없지
나혼자 작은 해삼 한 마리와 회를 썰어 막걸리 한잔
참으로 고소하니 맛있다
동생이 왔길래 회 한점 해보라니 참 맛있단다
우럭과 해삼 한 마리 주면서 집에 가서 탕 끓여 먹으라고
손질해 온 농어는 소금물 타서 20여분 담근 뒤 채반에 널어 놓았다
꼬들하게 마르면 냉동해 두었다가 찌거나 굽거나 매운탕 끓여도 맛있겠다
얼큰하게 취기 오른데 전총무 전화
바둑 한수 어떠냐고
그럼 나가겠다고
막 나가려는데 모르는 분들이 왔다
누구시냐니까 집을 보러 왔다고
한번 둘러 보시라고 했더니 방도 구경할 수 있냐고
들어와 보시라며 대강 설명해 드렸다
어디에서 오셨냐니 부동산 중개를 하신단다
우린 아림부동산에 일임했다며 상의해 보시라 했다
서로 적당한 가격이면 넘기시지 않겠냐고
아림에서 조정하실거라 했다
바둑 휴게소에 가니 전총문 이조합장과 두고 있다
김회장이 나왔길래 한수
백으로 판을 잘 짰다가 중초반 너무 빨리 공격 들어가 바둑을 망쳤다
그래도 해 볼만한 바둑이었는데 끝내기 들어 다시 대마를 잡으러 들다 헛수를 놓아 역으로 내 돌이 잡혀 투석
왜 이리 말도 아니게 연속 헛수를 두나
끝까지 수를 읽어내지 못했기 때문
다시 한판
이번엔 흑으로
이판은 중앙을 제압해 큰 모양을 형성해 놓고 넘 빨리 대마를 잡으러 들며 자충수를 두어 오히려 내 돌이 잡혀버렸다
이상하다
이래서 바둑을 잘 두지 못하는 가보다
공격이 실패해 도중에 투석
이렇게 밀리는 바둑이 아닌데...
오늘은 바둑 수가 안보이는 것같다
막걸리나 한잔 하자고
김가네 가서 김치찌개에 막걸리 한잔
방금 둔 바둑 이야기
김회장은 재봉동생보다 나와 두는게 가장 껄끄럽단다
조금만 방심해도 심하게 몰려 버린다고
김회장 바둑이 한수 나아진 것 같다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나에게 일방적으로 졌는데 올들어 지난달 까지 내가 일방적으로 진 걸 보니 많이 좋아졌다고
자기와 호선으로 두던 바둑이 이젠 선으로 들어 온단다
그러기도 하겠다
나름대로 바둑공부를 하고 있단다
좋은 일이라며 우리가 서로 한 수씩 가르쳐 주면서 두자고 했다
식사했으니 리그전 한번 하잔다
내일 일찍 나가려면 들어가 쉬어야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한수만 더 하고 가자
다시 김회장과 두었다
이 판도 앞판과 비슷
물러서 받아 버리면 될 것을 엉터리로 끊자고 둔 수에 대마 몰살
왜 이리도 못둘까
이런 정도는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어야 술한잔 먹어도 바둑 둔다고 하는 건데...
난 안되겠다며 일어섰다
어느새 어둠이 내렸다
닭장에 가보니 이 녀석들 얌전히 들어 와 있다
그도 고마운 일
닭장 문단속 해 놓고
하루 일과 대충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더니 말뚱말뚱
바둑두며 커피를 세잔이나 했더니 잠이 안오나
이러다 오늘밤 잠들지 못하려나?
노적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여명이 밝아 오는 것같다
님이여!
오늘도 따뜻한 마음 서로 나누며
훈훈한 하루 만들어 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