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의 딜레마>
240717_제279차 최고위원회 회의
정청래 최고위원: VIP의 딜레마, 검찰의 딜레마.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일 때 우리는 보통 ‘딜레마에 빠졌다’라고 말합니다.
‘도이치모터스 공범’이라는 자가 ‘VIP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었다’라고 말했다가, ‘VIP는 여사님’이라고 정정하고, ‘허세였다’라고 말했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 사람도 딜레마에 빠진 것 같습니다.
딜레마에 빠진 것은 여사님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디올백 수수를 놓고 개그콘서트 같은 대사들이 연일 사람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듭니다.
'깜빡하고 돌려주지 못했다'라고 하니, 아니 언제는 ‘대통령기록물’이고, ‘돌려주면 국고횡령’이라더니, ‘왜 돌려주라고 했느냐?’라는 반론이 바로 나옵니다.
맞습니다. 김건희 여사 쪽을 편드는 사람들은 그동안 ‘대통령기록물이니 돌려줄 필요가 없다’라는 식으로 말했지 않습니까?
선물을 준 최재영 목사를 '주거침입범'으로 몬 것도 딜레마 상황입니다. 최재영 목사가 주거침입범이라면, 김건희 여사는 주거침입범으로부터 대통령기록물을 받은 셈이고, 경호처 직원들은 ‘주거침입 방조범’들이 되는 딜레마에 또 빠지게 됩니다.
만약 최재영 목사가 스토킹범이라면, 카톡을 주고받은 김건희 여사는 ‘스토킹 공범’이라도 되는 겁니까? 이 또한 딜레마입니다.
급기야 어제는 영부인은 유 모 행정관에게 ‘바로 돌려주면 기분이 상할 수 있으니, 기분 나쁘지 않도록 추후 돌려주라고 지시한 것’이라는 해명이 보도되었습니다.
아니 그럼, 추후에 돌려줄 것을 안 받았으면 될 것이고, 선물을 준비했다는 카톡을 받았을 때 ‘안 받겠다’, ‘들고 오지 마라’라는 카톡을 보내고, 경호처 직원들에게 ‘가방은 들여보내지 마라’라고 지시했다면 될 일 아니었습니까?
추후에 돌려주라고 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대통령기록물은 국고인데 추후에 국고를 횡령하라고 했습니까? 디올백이 ‘대통령기록물’이고 ‘국고’라면서요.
대통령기록물법 제14조 무단 반출 등의 금지 조항에 보면, ‘누구든지 무단으로 대통령기록물을 손상ㆍ은닉ㆍ멸실 또는 유출하거나 국외로 반출해서는 아니 된다’라고 되어있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사범입니까?
만약 이런 해명들을 김혜경 여사가 했다면 어떻게 됐겠습니까? 아마 가루가 됐을 겁니다.공평하지 않습니다.
한 번 거짓말을 하면 그것을 덮으려고 두 번 거짓말을 하게 되고, 두 번의 거짓말을 덮으려면 열 번의 거짓말을 하게 된다는데, 지금 그런 상황 아닙니까? 정말 묻고 싶습니다.
‘Very Important Person’, 줄여서 ‘VIP’, 김건희 여사가 VIP인 것은, 그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VIP면 윤석열 대통령은 ‘VIP 남편’입니까?
이러니, '김건희 정권'이라는 말이 나오는 겁니다.
대한민국 김건희 정권의 국정농단 한복판의 회오리라는 점에서 김건희 여사가 매우 중요한 사람으로 부상한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딜레마에 빠진 김건희 여사가 참 불쌍하기도 합니다. 이런 해명도 저런 해명도 다 웃게 만드니 말입니다.
이명박 때 ‘만사형통’에서 윤석열 때 ‘만사영통’이라는 말이 유행어로 또 부상할 조짐이 보입니다만, 저는 그 만사영통이 또 하나의 다른 의미로 ‘만사가 영부인의 고통이겠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김건희 여사 쪽의 해명이 재미있고 황당한 것이야 국민들께서 상식적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검찰의 입장입니다.
김건희 여사 쪽이 내놓는 해명마다 검찰은 어떤 논리로 털어줄 것인지, 아니면 어떤 법 조항으로 수사하고 처벌할 것인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검찰도 딜레마에 빠졌습니까? 김건희 여사 청문회 때 검찰의 입장을 묻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02-800-7070 전화번호는 누구 겁니까?
그리고 또하나 묻습니다.
사건번호 133호 김건희 수사는 정말 안 할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