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발장의 자비와 사랑은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길래….
911년 스칸디나비아반도에 살던 바이킹이 남쪽으로 내려와 정복한 땅이 노르망디다.
노르망디공국의 윌리엄 공작은 1066년 영국을 침공해 점령한다.
영국 왕실은 15세기 중반 백년전쟁이 끝날 때까지 노르망디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백년전쟁의 승전국 프랑스는 영국이 점령한 자국 내 영토 대부분을 회복했지만
해협군도의 섬들만큼은 영국령으로 인정했다.
이 군도에서 제일 큰 섬이 저지(Jersey)이고, 두 번째로 큰 섬이 건지(Guernsey)이다.
유럽 대륙에 변란이 생길 때마다 반체제 인사들이 손쉽게 망명지로 선택한 곳이
두 섬이었다.
나폴레옹 3세의 쿠데타에 반대한 이유로 국외로 추방당해
1870년까지 19년간을 영국 해협에 있는 저지와 건지 두 섬에서 지냈는데,
이곳의 웅대한 자연과 더불어 산 생활에서 많은 결실을 얻어
〈벌 Les Chatiment〉(1853)·〈명상시집 Les Contemplations〉(1856)과 함께
〈레 미제라블〉(1862)을 탄생시켰다.
위고는 나폴레옹 3세를 비판하다가 저지섬으로 유배 되었다
위고는 저지섬에서도 나폴레옹 3세에 대한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파리의 주요 신문들은 인편으로 원고를 받아 신문에 실었다.
위고의 글이 실릴 때마다 신문은 불티나게 팔렸다.
위고는 나폴레옹 3세에게 눈엣가시였다.
온갖 회유를 했지만 위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폴레옹 3세가 영국 여왕에게 청을 넣는다.
이어 여왕이 위고에게 부탁한다.
"프랑스에서 먼 건지섬으로 들어가 계셔달라."
1855년 그는 만 안쪽에 있는 건지로 거처를 옮긴다.
건지는 저지에 비하면 프랑스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곳.
여러 가지 여건상 나폴레옹 3세를 계속 비판할 수가 없게 되자
그는 소설 집필에 전념한다.
찾아오는 이 없는 섬에서 그는 소설에만 매달렸고,
1861년 6월 말 마침내 원고를 탈고했다.
그게 '레미제라블'이다.
원고를 끝내고 나서 그는 지인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 속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오늘 아침 레미제라블을 끝냈다네. 이젠 죽어도 좋아.'
굶주리는 동생의 가족을 위해 빵을 훔친 죄로 감옥생활을 하던 장 발장이 가석방된 후,
하룻밤 숙박을 허락한 미리엘 주교에게 감화받아 선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굶주리는 동생의 가족을 위해 빵을 훔친 죄로 감옥생활을 하던 장 발장(Jean Valjean)이
가석방된 후, 하룻밤 숙박을 허락한 미리엘 주교에게 감화받아
선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장발장은 공장을 운영하다가 공장의 직공이었던 팡탱이 죽자
그의 딸 코제트를 위해 헌신한다.
성장한 코제트는 마리우스와 사랑에 빠지고,
평생 자신을 추적하는 자베르를 피해 살던 장발장은
모든 유산을 코제트에게 남기고 죽는다.
자베르는 지금까지 자신이 믿어왔던 가치관이 무너진 것과 법의 엄중함을 믿어왔던
자신이 법을 어긴 것에 충격을 받는다.
한평생을 정의롭게 살았다고 자부하던 그에게 인생의 허무감을 안겨주게 되었고
자신의 정의에 대한 원칙이 장 발장의 자비와 사랑이라는 것에 무너지게 되자,
자베르는 그동안 자신이 가난한 자들을 비롯한 범죄자들에게
새로운 삶과 갱생의 기회를 주지 않은 채로 너무 가혹하게만 대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사법 제도에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를 유서로 남기고
센강에 몸을 던져서 투신자살한다.
마리우스는 부상이 심했지만 코제트를 생각하며 회복한다.
질노르망 노인 또한 마리우스와 코제트의 결혼을 축복해 준다.
장 발장이 마들렌으로 있으면서 번 60만 프랑으로 경제적 풍요를 얻으며
둘은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서 결혼을 치른다.
그리고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장 발장에게 함께 살자고 말한다.
하지만 장 발장은 자베르의 죽음으로 추적에서 벗어났음에도
마리우스에게 자신의 과거를 실토하며 자신이 잡힌다면
집안에 큰 해악이 될 거라며 집에서 나와 하루에 한 번씩만 코제트와 만나기로 한다.
레미제라블은 다음 해 파리에서 출간되었고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럼에도 위고는 건지섬에서 나오지 않았다.
나폴레옹 3세가 있는 한 프랑스 땅을 다시 밟지 않겠노라 결심했기 때문이다.
1871년 보불전쟁의 패배로 나폴레옹 3세가 실각하자
위고는 망명을 끝내고 19년 만에 파리로 돌아온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이다.
1985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세계에서 40년간 1억3500만명 이상이 이 뮤지컬을 봤다. 몇 년 전 넷플릭스에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영화가 공개되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점령당한 건지섬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뉴저지는 저지 출신 영국 장군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뉴욕 남쪽 땅에 붙인 지명이다.
뉴저지는 미국이 영국에서 독립했을 때 13개주 중의 하나였다.
저지와 건지는 낙농업이 주산업이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최고급 우유 중 하나가 저지 젖소에서 짠 밀크다.
제조사는 영국 왕실 전용 우유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저지 우유로 만든 우유식빵도 팔린다.
위고가 19년간 망명생활을 한 채널군도의 저지섬과 건지섬.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섬은 생각보다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사랑과 자비는 늘 우리 주변을 맴 돌고 있다
사람의 길은 사랑과 자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