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무엇인가.타향에서 생업에 지칠 때,그곳에서 철모르게
뛰어 놀던 고향의 추억들이 생각난다.
비록 고향에서 자기에게 상처받을 일들이 있었을 망정.
여우도 죽을 때,머리를 자기가 태어났던 언덕의 굴 쪽으로
돌리고 죽는다는 수구초심"이라는 말이 있다.
고향의 가을이었던가.서숙(조) 익어가는 밭이 온통 가을의 색인
노랑색으로 덮여 있다.
무수히 작은 알갱이들이 서로 알알이 붙어서는 하나의 길다란
주머니 모양을 하고 늘어져서 쌀쌀한 가을 바람에 잎사귀 스치는
소리가 쾌적하다.
일본의 지배에서 해방된지 얼마 안돼 그 피해의 결과가
고스란이 남아있던 시절이라.
그 시절이 괴로웠을 지라도,아련한 옛일들이 문득문득 기억된다.
그럴 때면 사람들은 자기자신이 연민의 감정에 휩싸인다.
서숙 익어가는 가을의 고즈넉한 들녘을 보니,옛날의 아득한
추억이 떠오르는 것은 농촌마을을 고향으로 둔 사람들은
나만의 감상을 아닐 것이다.
이제는 어정 7월 건들 8월이 지나가고,한창 바쁠 가을 추수기인
9월 10월이 돌아왔다.
가을의 맑고 햇빛 따사로운 들녘에 서숙 익어가니,
옛날에 먹었던,노란 알갱이들의 서숙밥의 기억들이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새록새록 일어난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의 수구지정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