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 아트
- 황영숙
금이 간 손톱으로 밤낮 없이 벗기셨다
한 움큼 고구마 줄기 명줄처럼 붙잡고
자줏빛 천연 염색을 한
울 어머니 네일 아트
-황영숙 『네일 아트』전문. 시조 21 (2013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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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줄기의 자줏빛 물이 든 어머니 손톱을 '네일 아트'라고 노래한 시인의 역설이 놀랍다.
'네일 아트' 는 단순한 손톱 장식을 넘어 현실 비판의 의식을 담고 있는 시어이다.
시인은 아내 되기를 어머니 되기를 포기한 이 땅의 젊은이들을 향해
어머니의 고귀한 희생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한 움큼 고구마 줄기' 처럼 보잘 것 없는 것조차 '명줄'이 되는 어머니,
그 어머니는 자신보다도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어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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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초장과 중장이지만 초장과 중장을 도치시켜서 단조로움을 탈피했으며
'밤낮 없이 벗기셨다'를 강조하고 초장에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데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종장에서 울컥 쏟아내는 역설이 잘 짜여진 3장 구조를 보인다.
그래서 감동의 여운 또한 길다.
- 정희경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