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사회와그적들 을 읽었다. "우리는 금수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인간으로 남고자 한다면, 오직 하나의 길, 열린 사회로의 길이 있을 뿐이다."로 시작하는 이 책은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 등의 철학이 어떻게 전체주의의 사상적 기반이 되었는지 비판하며, 개인의 자유와 이성이 존중받는 '열린사회'를 옹호한 칼 포퍼(Karl Popper)의 대표적인 정치철학서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5년에 출간되었다. 책의 핵심 구조와 논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개념
* 열린사회 (Open Society):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고, 비판과 토론을 통해 사회를 점진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민주주의 사회입니다. 절대적인 진리를 거부하고 오류를 수정해 나가는 사회입니다.
* 닫힌사회 (Closed Society): 국가나 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희생시키는 전체주의적 사회입니다. 주로 혈연, 부족주의, 절대적 교리에 의존합니다.
2. 주요 비판; 포퍼는 역사학적 결정론(역사는 정해진 법칙대로 흘러간다는 사상)이 전체주의를 낳았다고 보며 세 명의 철학자를 집중 비판한다.
* 1부: 플라톤 (국가론 비판): 플라톤이 주장한 '철인 정치'와 계급 사회는 변화를 거부하고 지배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닫힌사회의 시초라고 보았습니다.
* 2부: 헤겔과 마르크스: 헤겔은 국가를 절대화하여 프로이센 전제주의를 정당화했다고 비판했고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폐해를 지적한 점은 인정하나, '역사는 반드시 계급 투쟁을 통해 공산주의로 이행한다'고 주장하여 폭력과 독재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습니다.
3. 포퍼의 대안: '점진적 사회공학'
포퍼는 사회를 한 번에 통째로 바꾸려는 혁명적 시도(유토피아적 사회공학)는 반드시 독재와 피를 부른다고 경고했습니다. 대신, 민주적인 비판과 수정을 통해 사회의 구체적인 악(빈곤, 실업, 질병 등)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점진적 사회공학(Piecemeal Social Engineering)'을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1
역사주의(Historicism)는 역사가 특정한 필연적 법칙이나 정해진 패턴에 따라 어떤 목적지를 향해 필연적으로 발전해 간다고 믿는 철학적 관점이다. 칼 포퍼는 그의 또 다른 명저 《역사주의의 빈곤》을 통해 이러한 역사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역사를 예측 가능한 과학처럼 다루는 태도가 학문적으로 틀렸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1. 칼 포퍼가 말하는 역사주의의 치명적 결함; 포퍼는 역사주의가 인간의 자유를 위협하는 거대한 환상일 뿐이라며 다음과 같은 논리로 비판했다.
* 지식 예측의 불가능성: 인간의 역사는 지식과 기술의 발전에 강력한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새로 발견할지'를 오늘 미리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미래의 지식을 예측할 수 없다면, 미래의 역사 역시 예측할 수 없습니다.
* 전체주의적 함정: 역사주의자들은 사회를 하나의 거대한 '전체(Whole)'로 보고, 이것이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회는 너무나 복잡해서 한 가지 법칙으로 단순화할 수 없습니다.
* 만행의 정당화: 만약 역사에 정해진 목적지(예: 유토피아, 공산사회, 순혈 제국 등)가 정말로 존재한다면, 그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 당장 발생하는 폭력, 인권 탄압, 독재'는 역사의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명목 하에 모두 정당화되는 끔찍한 결과를 낳습니다.
2. 역사주의를 대표하는 3대 철학자 (포퍼의 비판 대상); 포퍼는 역사주의의 뿌리가 다음 세 명의 위대한 철학자들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보았다.
* 플라톤 (생물학적 역사주의): 역사를 완벽했던 과거로부터 점차 타락하고 퇴보하는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이 퇴보를 막기 위해 철인왕이 통치하는 통제되고 변하지 않는 국가를 주장했습니다.
* 헤겔 (정신적 역사주의): 역사를 '절대정신'이 변증법적 과정(정·반·합)을 거쳐 스스로를 실현해 나가는 결정론적 과정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종착지를 국가 권력의 절대화로 정당화했습니다.
* 마르크스 (유물론적 역사주의): 헤겔의 변증법을 이어받아 이를 경제적 관점으로 바꾼 '사적 유물론'을 주장했습니다. 물질적 생산 양식과 계급 투쟁이 역사의 원동력이며,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붕괴하고 공산주의라는 종착지에 다다를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3. 포퍼의 결론: "미래는 열려 있다"
포퍼는 역사의 숨겨진 각본이나 정해진 목적지 같은 것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역사의 의미는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개인들의 도덕적 선택과 합리적인 결정에 의해 매일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2
헤라클레이토스와 플라톤은 역사주의와 전체주의 사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상적 연속성을 가진다. 플라톤은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 철학'에 깊은 영향을 받았으며, 그 변화에 대한 공포로부터 자신의 통제 사회(닫힌사회) 이론을 구축했다. 이 둘의 관계와 포퍼의 비판적 시각은 다음과 같이 연결된다.
1. 헤라클레이토스: "모든 것은 흐른다" (변화의 발견).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Panta rhei)"라며 세상의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하고 투쟁하는 상태에 있다고 보았다.
* 역사의 흐름: 그는 사회나 역사 역시 가만히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포퍼의 해석: 포퍼는 헤라클레이토스가 부족 사회가 무너지고 그리스 민주주의가 정치적 격변을 겪던 시기의 불안감을 '끊임없는 변화의 철학'으로 표현한 최초의 역사주의자였다고 평가합니다.
2. 플라톤의 반응: "변화는 곧 타락과 퇴보이다". 플라톤은 헤라클레이토스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전제를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이를 긍정적인 발전이 아니라 극심한 공포와 파멸의 과정으로 보았다.
* 퇴보적 역사관: 플라톤은 역사란 완벽했던 황금기(과거)로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타락하고 붕괴하는 과정(헤라클레이토스식 유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불안의 표출: 급변하는 민주정치 속에서 귀족 계급이었던 플라톤은 사회적 변화를 곧 국가의 타락이자 재앙으로 인식했습니다.
3. 플라톤의 해결책: 변화를 멈추는 '이데아'와 '철인 정치'. 헤라클레이토스의 철학이 준 불안감을 해결하기 위해 플라톤은 두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이것이 바로 포퍼가 비판한 '닫힌사회'의 핵심이다.
* 형이상학적 대안 (이데아론): 현실 세계는 끊임없이 변하고 타락하지만, 천상에는 절대 변하지 않는 완벽한 원형인 '이데아(Form)'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정치적 대안 (정치적 동결): 지상의 국가가 타락(변화)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데아를 본떠 사회의 모든 변화를 법과 권력으로 강제로 멈춰야(Freeze)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위해 계급을 엄격히 나누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아는 독재자인 '철인왕'이 통치하는 통제 국가를 설계했습니다. 36
플라톤이나 마르크스의 주장은 옳을 수있다. 문제는 인간사회는 이상사회와 다르다는 것이다. 그들 주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철인왕이나 공유권력이 존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권력은 부패하고 부패하지않는다고 해도 사람은 변하기에 시장이나 선거에 의해 가격이나 통치자가 결정되어야 한다. 물론 가격과 가치에 괴리가 있을 수있듯이 중우정치기간이 존재할 수있다. 하지만 닫힌 사회에 비해 열려있는 사회는 그 괴리가 복구되고 새로운 권력에 기회를 줄 수있다.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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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역자 서문; 1판 역자 서문; 2판 역자 서문; 1판 서문
서론
기원과 운명의 신화
1 역사주의와 운명의 신화 2 헤라클레이토스 3 플라톤의 형상 이론
플라톤의 기술사회학
4 변화와 정지 5 자연과 관습
플라톤의 정치강령
6 전체주의적 정의 7 지도력의 원리
8 철인왕 9 탐미주의, 완전주의, 유토피아주의
열린사회에 대한 플라톤의 공격의 배경
10 열린사회와 그 적들
주; 부록: 보완과 비판에 대한 답변; 해설: 포퍼의 생애와 철학;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