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일기이다.
퍼서 여기에 올린다.
1.
그저께 2022. 9. 17.은 토요일.
경기도 서수원 인근 지역으로 이사 간 작은딸네의 집으로 처음 찾아갔다.
아내, 큰딸, 나 셋은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에서 지하전철을 탄 뒤에 사당역에서 내린 뒤 좌석버스를 탔다.
나는 아내와 큰딸의 뒤만 따라다녔다.
사당역 주변이 너무나도 변해서 나는 짐작도 못하겠다.
나는 1978년 1월부터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3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한 뒤에서야 나 혼자로 시골로 내려갔다.
아흔 살 먹은 어머니와 둘이서 살기 시작했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서울로 되돌아와서 지금껏 산다.
서울지리, 과천지리, 수원역지리를 어느 정도껏은 안다고 자부했는데도 나이 든 지금은 그저 어리버리한 늙은이로 변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한 어제였다.
사당역 전철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탔는데 2층짜리 버스. 아내와 나는 처음 타 보는 이층버스였다.
이층 제일 앞좌석에 앉아서 고개를 숙이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도로변을 둘러보았다.
과천 수도방위사령부를 지나자 시내는 전혀 생소한 지역으로 변해버렸다.
서수원역 인근의 구운동 '하이마트' 앞에서 내렸다.
전면은 허허벌판처럼 텅 비었고(미개발지역), 길 건너편에는 아파트와 주택 건물이 줄줄이 이어졌다.
기다리고 있었더니만 아내가 둘째딸을 발견했고, 길 건너서 딸의 뒤를 따라갔다.
얼마 뒤에는 며느리와 손녀가 자가용을 타고 왔다.
아파트 2층.
딸네에서 점심을 시켰다.
아내는 내 식성을 고려해서 중국집 음식인 '울면'을 시켰고,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짜장면'을 시켰다.
케이크에 촛불을 당겼으며, 유치원생인 외손자는 입술을 길게 내밀고는 촛불을 껐다. 촛불 끄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점심 뒤 의왕시 학의동 바라산 인근에 있는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나갔다.
원형의 광장 4변 2층 건물에는 온통 고급 음식점과 상가가 자리 잡았고, 광장 잔디밭 한 편에는 악단이 와서 서양악기를 연주하려고 부산을 피웠다.
광장 안에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젊은이들, 아이들이 가득 찼다.
나 같은 늙은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구경하려는 작은딸과는 달리 나는 바깥 야외에 있는 식물이나 관심을 가졌다.
욕심이 난다. 나도 정원을 조성해서 식물을 가꿨으면 싶다.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나들목을 빠져나오면 바로 코앞에 있는 내 시골집.
시골집을 둘러싼 텃밭 세 자리에 이런 조경식물을 심고손님맞이용 숙소, 쉼터 등을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했다.
다 부질없는 꿈이다. 내 집나이 일흔다섯 살. 만 73살을 더 넘긴 내가 무슨 꿈을 꾸랴.
피곤해서 서울 잠실 집으로 되돌아가자고 아내한테 말했고, 아내는 둘째딸네한테 말했다.
며느리가 운전하는 차에 아내, 큰딸, 친손녀, 내가 탔다.
며느리는 대구사람인데도 지금은 수도권지리를 잘 아는지 차를 잘도 몰았다.
잠실아파트 앞에서 내렸고, 며느리, 손녀, 내 큰딸은 며느리네 집으로 갔다.
얼마 뒤에 큰딸과 손녀가 잠실 할머니네로 왔다.
손녀가 할머니네 집에서 잠을 자야겠다고 고집을 피우며 말했다고 한다.
손녀는 하룻밤을 잔 뒤에 고모인 내 큰딸과 함께 자기네 집으로 돌아갔고, 큰딸은 직장으로 나갔다.
어제의 피곤이 채 가시지 않은 탓일으로 다음날인 오늘 아내도 나도 비실거리며 낮잠을 잤다.
1.
어제는 2022. 9. 18. 일요일.
조금은 흐리다.
오전에 너무나 피곤해서 낮잠을 잤다. 두 시간 넘게 잤더니만 조금은 피로가 가신 듯했다.
늦은 점심 뒤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 쉼터로 나갔다.
영감들이 두는 장기판을 내려보다가가 조금은 그저 그래서 내가 자리를 떴다.
송파구 방이동 재래시장을 향해서 걸어갔다.
재래시장 안을 어슬렁거리면서 그렇고 그런 물건을 내려다보며 구경했다.
귀가하면서 빵집에서 빵 오천원어치를 샀다. 1천원에 3개.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빵 하나를 꺼내서 반으로 자른 뒤에 나한테 반조각을 내밀었다.
'당신은 당뇨병환자이기에 이런 거 먹으련 혈당 올라가요.'
작은 빵 반쪽을 먹으면서 나는 어떤 신을 떠올렸다.
그 자의 멱살을 움켜쥐고 귀싸대기를 갈기고 싶기에.
'그래 내가... 1천원에 3개씩 파는 빵 한 개도 못 먹고, 고작 반쪽만 먹어야겠냐? 왜 나한테 당뇨병이 생기게 했어?'
내가 사 온 허름한 빵은 내 막내아들이 귀가하면 밤중에 먹을 게다.
건장한 체구이기에.. 운동기질이 엄청나게도 많은 젊은이기에 금방내 다 먹을 게다.
1.
오늘은 2022. 9. 19. 월요일.
날씨가 맑다. 전형적인 가을날씨이다.
마음이 뒹숭생숭하다. 멀리 여행 떠나고 싶기에...
<아름다운 5060카페> 제3회 '아름문학' 축제도 이제는 다 끝났다.
남의 글을 읽고, 스스로도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
요즘 날마다 아름문학에 응모한 글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다.
무척이나 많은 회원들이 엉청난 열정으로 거듭 응모했고.....
최종 수상자 7명의 이름도 보았고, 축제가 끝난 뒤 뒷이야기도 읽었다.
수상 작품이 무엇인지를 뒤늦게서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덕분에 수상자의 작품을 거듭 읽어서 내 글쓰기 공부에 보태야겠다.
잠실성당에 나가는 아내는 교유모임이 있다며 점심을 먹고 귀가할 예정이라면서 나보고 점심밥 차려서 먹으라고 말했다.
까짓것이다. 보온밥통에서 밥 푹 떠서 그릇에 넣고는 냉장고 문을 열어서 반찬을 이것저것 조금씩 덜어서 밥그릇에 넣고는 그냥 비벼서 비빕밥으로 먹으면 그뿐이다.
아무것이나 그냥 다다닥하면서 빠르게 처리하려는 내 성미이기에 그냥 아무것이나 다 먹고 마신다.
맛? 그런 것도 있었나?
그냥 아무것이나 다 글감이 되기에 이렇게 빠르게 다다닥 .. 자판기를 눌렀다.
2022. 9. 19. 월요일.
첫댓글 저는 딸만 키우기에
딸얘기를 쓰신 최윤환님의
글을 잘보고가네여 가족구성원이
단란하고 행복해 보입니다
그래도 보고싶을때 달려가 볼수있스니~
행복 한것입니다
전 작은딸이 해외에사니 못본지가
쾌 ~ 오래됐네여
나이가 들어가니
자식들이 가끔보고싶어집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딸2, 아들2이지요.
<아들딸 구별하지 말고 둘만 낳자>라는 정부의 방침을 어기고는 넷이나 낳아서 키웠으니까요.
자식들의 심성은 모두 곱지요.
벙이 님의 작은따님이 해외에서 사니.... 만나기 어려워서 마음속으로는 무척이나 보고 싶겠군요.
기회가 되면 벙이님이 해외로 나가서/여행으로 .... 만났으면 합니다.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것도 행운이며, 기회이지요.
기회는 기다려주지 않기에 스스로 만들어야겠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소중했던 자식들이 결혼해서 떠나가면....
부모도 서서히 나이들면서 자리바꾸기를 시작하겠지요.
일전 작은딸네 아파트를 처음 방문했고....
그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새 둥지를 틀었다는 사실에 뿌듯하대요.
외동아들(외손자 하나)때문에 안정된 직장에서 퇴직해서 오로지 아이한테만 정성을 쏟는 딸.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댓글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