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한 그릇
이영철 화백이 꽃밥 한 그릇 지어놓았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밥이 이리 맛있다
고봉으로 뜬 달이 꽃비를 날리는 밤하늘에
별이 밥알처럼 흩어져 있는 것을 보면
저녁밥 시간은 훨씬 지난 것 같은데
마음 상한 영혼이 먹고 힘내라고
울타리 없는 풀밭에 내어 놓았는가
쌀로 지은 밥은 끼니때마다 먹지만
꽃밥은 연인의 눈빛으로 하염없이 곱씹는다
천 명이고 만 명이고 양껏 드시라고
혜민 스님이 먼 길 잠시 쉰 이에게 차려
그 상의 꽃밥 한 그릇 배부르게 먹었다
*‘꽃밥’은 서양화가 이영철의 그림. 혜민 스님의 에세이집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에 수록되어 있다.
출처: ‘시와표현’ 2014년 봄호
첫댓글 이영철 화가의 '꽃밥'은 알고 보니 참으로 눈물로 채운 꽃밥 한 그릇이더군요.
권선생님의 시를 여기서 보니 참 반갑습니다
정가네님, 운정님, 참으로 고맙고 반갑습니다. 봄도 머지 않았습니다. 꽃밥 한 그릇 드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누가 와서 먹어도 꽃밥그릇은 줄지않고
달꽃을 저리 내러도 달도 기울지 않고요.
부모님 향한 그리움의 밥그릇이라 그런가봐요.
노랑꽃밥그릇 두손으로, 가슴으로 꼭 보듬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