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성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누굴 원망하지도, 누굴 추종하지도 않는다. 나대로의 인생을 살다 갈 뿐..., 여기 그런 인생을 살다 간 분이 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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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일하는 지인들과 얘기하다 보면 쉽게 듣는 얘기가 있다. 젊었을 때 지금 일하는 것의 반만 했어도 뭔가 돼도(판. 검사) 됐을 거라고... 과연 그럴까? 이런 얘길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어느 정도 하는 일이 몸에 익고, 숙련공 소릴 듣고, 또는 달인이란 소릴 듣는 경우가 많다. 나름 열심히 일했다는 자부심도 있고 업계에서 10년 이상의 경력과 경험을 가진 만큼 어떤 돌발적인 문제가 생겨도 대응할 수 있으며, 대략 일거리를 가늠하여 마음만 먹으면 하루 정도는 일을 밀고 당겨 일찍 끝내거나 늦출 수 있는 노련함도 겸비하고 있다. 월급도 대기업 직장인 부럽지 않게 받고 있어 꿀릴 게 없지만 풍찬노숙을 해야 하는 현장직이라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일에 대한 은근한 자부심이 가득하다.
이분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젊었을 때 지금 하는 일의 반만이라도 공부했으면 판. 검사는 될 수 있었을 거라는 가정은 일차원적인 가정이다. 궁지에 몰려 또는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입문한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 있다. 자발성 없이 이룬 일은 체득화되지 않는다. 사람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당장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재미없음과 지루함을 견디며 일을 배운다. 그래서 어느덧 근육이 단련되고 10년 이상 한 일이라 이골이 나서 그다지 힘들지 않고 숙련공이 되고 먹고 살만 해진다. 그렇지만 거기까지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한 양적인 성장(전문가)과 질적인 성장(배움)이 이어져야 하지만 둘 모두 멈추어 버린다.
젊었을 때 못 했던 것을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면 할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 할 수 있어야 젊은 시절로 돌아가서도 할 수 있다. 지금 못한 사람이 과거로 돌아가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망상이거나 착각이다. 왜? 현재는 과거와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현재를 보고 과거를 유추해 볼 수 있고 또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즉, 지금 잘 하고 있고 성장하는 사람이 과거에도 잘 했을 가능성이 많고, 또 미래에도 잘 할 개연성이 높다. 현재 하는 일에 안주하는 사람치고 과거에 잘 했거나 미래에 잘 된 사람을 본 일이 없다. 현재에 집중하고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발성을 가지고 스스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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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이라고 다르지 않다. 취업하기까지의 기간은 오래 걸리지만 취업 후 일을 배우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눈치 빠른 사람은 3개월이면 대충 돌아가는 것을 알고 감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도 1년이면 얼추 알아차린다. 어느 직장인이든 2~3년 이상의 경력을 갖게 되면 한 달 일거리와 일주일 일거리를 대략 감을 잡고 일을 밀고 당겨 팀장이 눈치 안 채게 적당히 처리하고 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팀장도 대충 알고 있다. 팀장도 평사원을 거쳤는데 그걸 모를까. 그냥 모른척할 뿐이다.
금융기관의 경우는 틈나는 시간이 의외(?)로 많다. 영업 사원의 경우가 그렇다. 영업을 위해서는 사람을 만나고 물건을 보러 가는 것이 일이라 책상에 앉아 있을 시간이 거의 없다. 빈자리는 영업을 열심히 한다는 표시이기도 하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자기 시간을 내는 것이 어렵지 않다. 경쟁이 비교적 치열한 리테일 분야는 고달프지만 경쟁이 비교적 덜한 법인 사업, IPO, 그리고 부동산 PF 등은 리테일에 비해 성과를 내기가 그나마 유리하다. 영업을 잘하면 짭짤한 인센티브를 덤으로 챙길 수 있다.
사무실에 있을 땐 개인의 경쟁력을 모른다. 회사 밖으로 나와 봐야 그 사람의 밑천이 드러난다. 회사 밖으로 나와서 쪼그라드는 사람이라면 우물 안의 개구리였고 회사의 명함으로 밥벌이를 한 셈이다. 그래서 회사에 있을 때 내실을 다져야 한다. 혼자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은 자못 지루하고 재미없고 밑도 끝도 없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자발성을 가지고 배우는 수밖에...
인생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자발성을 가지고 배우지 않은 것은 말짱 도루묵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나 자발성을 가지고 배우기가 어디 쉽던가? 겉으로 봐선 잘 모른다. 한 사람이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는 눈으로 보이지 않으니까. 중요한 건 보이지 않는다. 세상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해 보인가. 다들 삼시 세끼 밥 먹고, 밤에 자고, 낮에 일한다. 겉모습만 보면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모두들 잘 때 누군가는 깨어 있어 뭔가를 공부하고, 주말이면 야외로 나갈 때 누군가는 도서관에 가고, 수시로 여행 가서 기분전환할 때 누군가는 산책을 하며 묵상을 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일 때 누군가는 학원을 다니며 자기 계발을 하고, 퇴근 후 TV를 보며 저녁이 있는 삶을 살 때 누군가는 홀로 책상에 앉아 뭔가를 쓰고 기록한다. 내 기준으로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자고, 놀러 가고, 여행 가고, 술 한잔하고, TV를 본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은 혼자 묵묵히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한다.
변하고자 하는 생각만으로 변할 수 없다. 그런 열망을 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열망이 식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고 나태함을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그게 쉽던가? 그래서 경제학자인 오마에 겐이치란 분은 변하고 싶으면 세 가지를 바꾸라고 했나 보다. 사는 곳, 만나는 사람, 시간을 쓰는 방법 말이다. 변하고자 마음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변하겠다는 행동의 중요함을 잘 말해준다. 생각만으로 변했다면 다들 판. 검사를 하고 대통령을 했을 것이다.
다들 생각대로 산다고 하지만 관연 그럴까? 무얼 하겠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또 목표를 정하지만 열에 하나라도 생각대로 된 게 있나? 어차피 생각대로, 계획대로 안 되는 생활이다 보니 무계획으로 사는지도 모른다. 생각대로 안 살아지는 삶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무엇이 문제일까?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제일 먼저 드러나는 감정이 저항이다. 그 저항은 불편함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해온 자연스러운 것을 거스르는 그 무엇이 불편함이다. 그 불편함은 쪽팔림인 경우도 있고, 게으름인 경우도 있고, 생소함인 경우도 있고, 또 낯섦인 경우도 있다. 그 불편함에 기꺼이 직면해서 돌파하겠다는 각오 없이 변화는 불가능하다.
* 사람들은 결과에만 주목한다.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생략한 채 말이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고 하면, "나도 사람이고 저도 사람인데 내가 못할 것이 무엇이냐"라며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최근에 같이 일하시는 분이 "김 아무개는 스카이 차 하나 사서 소나무 전지해 주고 한 달에 천만 원씩을 번다"고 하길래 이렇게 말씀을 드렸다. "결과만 보지 마시고 과정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분이 처음부터 천만 원씩을 벌었겠습니까?" 그렇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게 과정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과에만 집중할 뿐 과정을 무시해버린다. 과정은 알고 싶지도 않고 또 알아도 골치 아프니까 그런 모양이다.
* 언제 돈 벌어 행복하게 살 건가 싶지만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많이 벌지 않고 조금씩 벌어도 충분히 행복하다. "인생 뭐 있어, 한 방이지..."라고 생각하며 한 방을 기다리지만 자신의 눈덩이가 파랗게 돼야, 그제야 자신이 한 방 맞았다는 것은 깨닫는다. 조금씩 천천히 돈을 벌어도 충분히 즐겁다. 꾸준하게 조금씩 성장하는 삶이 생각 외로 행복하다. 성장이 별게 아니다. 나는 어제와 다른 사람, 나는 1년 전과 다른 사람이라는 자각이 성장하는 삶이다. 성장하는 사람에게 돈은 부차적인 문제다. 정말 그렇까?라고 생각하겠지만 정말 그렇다.
* 돈은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고 버는 것이 아니다. 자기 일 열심히 하고, 분수를 알고,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알려고 노력할 때 부수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부자는 부자 꿈을 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재테크를 위해 다들 책을 읽고, 고급 정보와 전문가를 찾아 헤매고, 남이 어떻게 투자하나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정성이나 진득함 없이 건성으로 기웃거리는데 잘 살 수 있을까? 건성의 기준은 생각만 하고 행동이 없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직접 해보고 체험한 것을 기억한다. 행동이 없는 생각은 휘발성이 강해서 금방 잊히고 만다. 어쩌면 책임지는 게 싫어서 생각만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정신머리로는 제대로 살기 힘들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자신이 자신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출처] 재테크 보다 중요한 것 (부동산 스터디') | 작성자 버들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