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8 목요일
(2120 회)
-신(神)의 물방울-
19세기 옥스퍼드 대학에서 종교학 과목 시험시간에 출제된 주관식 문제는
"물을 포도주로 바꾼 예수의 기적에 대해
논하라"였습니다.
시험시작 종이 울리자.
일제히 답안지에
펜촉 닿는 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렸지만,
유독 한 학생만은
멍하니 창 밖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감독관이 다가가
주의를 주었지만,
학생은 시험에
하나도 관심 없어
보였습니다.
시험 종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학생의 멍때리기는
계속됐습니다.
그러자, 화가 난 감독 교수가
다가가 백지 제출은 당연히
영점 처리되고
학사 경고의 대상이 될 수 있으니,
뭐든 써 넣어야 한다고 최후통첩 했습니다.
이 말에 딴청을 피우던 학생의 시선이 돌연
시험지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정말 단 한 줄만
써 놓고, 고사장을
유유히 빠져 나갔습니다.
하지만,달랑 한 줄
답안지는 이 대학
신학과 창립 이후
전설이 된 만점 답안지!
그 학생의 이름은
영국의 3대 낭만파 시인 중 한 사람인
"조지 고든 바이런"
대학의 모든 신학 교수들을 감동시켜 올하트 받은 바이런의 촌철살인 답안은 이랬습니다.
"물이 그 주인을
만나니, 얼굴을 붉히더라"
예수님께서 처음으로 기적을 일으키신 포도주를
이렇게 멋지게 표현한 바이런이
우리 가슴을 울립니다.
다시 곰곰히 읽으며 묵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