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쓰지 않은 지 대략 1년 가까이 되었다. 현실적으로,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었다고 변명하기엔. 그 공백이 참 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지원서의 특기란에는 망설임 없이 '작문'이라고 적었다. 취미와 특기는 상이하지만 '글쓰기'를 특기로 꼽은 것은 그저, 나의 바람일거다. 평생 갈고 닦아 계발하고 싶다는, 나의 욕심이다.
짬을 내어 읽었던 책들은 쌓여 있으나 정리하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자 한자 적어 내려가는 것에 부담감을 느끼는 것을 보아 나의 글쓰기도 꽤 녹이 슬었다.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책을 집어 들었으나 내용은 가볍지 않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꾸준한 필사가 큰 도움이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만의 색채가 글에 녹아나는 것도 좋지만 좋은 글감의 인상적인 표현력과 훌륭한 내용을 숙지하기 위해서는 그대로 보고, 읽고, 적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자체만 해도 오래 걸리고, 상당히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이것이 축적되어 단단한 반석을 이루었을 때, 그 견고함은 아주 뛰어나다.
20 세계관 형성에 중요한 질문과 답. 세상은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나? 인생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왜 세상은 이다지 고통과 죄악으로 가득한가? 구원이 실제로 있는지, 있다면 그것은 어떻게 가능한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며, 세상과 역사의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
26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과 세계에 대해 종합적인 이해를 추구한다. 인생은 누구나 퍼즐 조각 같은 단편적인 삶의 경험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이 맞아 들어가 하나의 온전한 의미를 가진 그림으로 보기를 원한다. 세계관은 세상과 인생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의 기초다. 이런 종합적인 안목은 삶의 행보를 결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46 창조, 타락, 구속. 만일 창조의 진리만 강조되고 타락과 구속이 빠진다면 자연신론이나 이신론에 근접할 것이다. 타락만 강조하는 세계관은 불교와 같이 세상을 부정하는 관점을 줄 것이다. 구속만을 강조하는 관점은 세상의 존재 이유나 역사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할 것이다.
49 거룩한 산 제사로 드리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기초를 다음 두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변화를 받아 새롭게 되며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과 둘째, 세상을 본받지 않는 것이다. 이는 세계관의 변혁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67 창조주 하나님의 뜻이 모든 존재하는 것들의 옳고 그름을 가릴 기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자유 의지를 가진 인간의 행사를 판단할 기준이 된다. 간단히 말해서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따라 행하는 것은 바르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다.
69 많은 경우에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하는 방법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나는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선택에서 자유를 누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창조의 규범은 운명론적으로 우리를 꼼짝달싹 못하게 묶어놓는 굴레가 아니다.
81 여기서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적인 기준에서 생각하는 성공이나 찬란한 무엇과 동일시하는 일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문화의 표지는 화려하거나 큰 것이 아니라 샬롬, 즉 의와 화평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91 성경은 악이 하나님과 독립해서 존재했던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 준다. 어려운 표현을 쓰자면, 죄와 악은 형이상학적 실체가 아니다. 악은 방향이 잘못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성경이 분명히 말하는 바로는, 악이 세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결단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악은 철저하게 후천적이다. 그것인 인간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린 순간 세상에 나타났다.
93 하나님이 지으시고 보존하시는 세상의 질서는 인간의 불순종 때문에 달라지지 않는다. 달라지는 것은 세상과 인간이 나아가는 방향 그리고 그 가운데 달라진 삶의 자세다.
107 하나님은 선과 악을 인간에게 강요하지 않으시고, 그것을 사람 앞에 두셔서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택하며 살도록 하셨다. 이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덫이나 함정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시는 것이었다.
140 구속이란, 타락으로 죄악 가운데 죽은 자에게 새생명을 주시는 것이다. 구원에는 두가지 요소가 있는데, 소극적으로는 사죄, 즉 죄값을 십자가 죽음으로 갚아 주신 것이고, 적극적으로는 의롭게 된 새사람으로 지음 받는 것이다.
143 구속은 예수를 믿을 때 이루어지지만, 그 완성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긴 과정이다.
146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우리는 구원을 받기 '위해서' 바르게 사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은혜로 구원을 받고 "그러므로" 바르게 살게 되었다. 
첫댓글 자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