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묵상] 마태복음(22장~24장) 묵상
※ 신앙생활의 위선을 질타하시다(마23장)
마23장을 보면 예수님이 아주 격한 어조로 어떤 이들을 비판한다. 13절은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여 너희는 천국 문을 사람들 앞에서 닫고 너희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 하는 자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도다”하셨고, 25절에는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고 하셨다. 예수님은 33절에서 엄청난 저주의 말씀을 하신다.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도저히 예수님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말씀이 23장 전체를 무섭게 뒤덮고 있다.
여기서 예수님에 의해서 질타당한 이들은 두 부류의 사람들이다. 하나는 서기관이고 다른 하나는 바리새인이다. 서기관은 율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었다. 이들은 율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쳤다. 오늘날로 말하면 신학교 교수급이었다. 그들은 종교와 사회의 규범을 세워가는 일을 했다. 당시의 유대 사회에서 특별히 존경받는 사람들이었다. 당시 사람들은 대다수가 문맹이었는데 그들에게 글자를 마음대로 다룰 줄 아는 서기관은 범접하기 어려운 대상이었다. 바리새인은 율법을 실제의 삶에서 실천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들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순수하게 하나님 신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누가 봐도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은 당시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 마땅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서기관과 바리새인을 콕 집어서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강하게 비판했다.
우리가 복음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예수님은 웬만해서 다른 이들을 비판하지 않는 분이셨다. 제자들을 부르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병든 사람을 치료하고,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먹고 마시면서 사귀는 일만 해도 바쁘기에 다른 사람을 굳이 비판하는 일은 예수님에게 별로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모두 이런 가혹한 비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잘못된 것은 아닐 것 같은데, 그들 중에서도 반듯하게 율법을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인데, 왜 예수님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 모두가 인격 파탄자인 것처럼 비판하신 걸까?
마태복음 기자는 무턱대고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비난한 게 아니다. 오늘 본문이 가리키고 있는 그들의 문제는 대략 세 가지이다.
첫째, 그들은 말만 하고 실천이 없었다. 이게 율법 전문가들의 한계였다. 율법을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만 그대로 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둘째, 그들은 무거운 짐을 남에게만 맡기고 자신들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그들도 물론 짐을 지려는 시늉은 할 것이다. 또는 다른 이들이 볼 때 짐을 지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나름으로 진정성 있게 시작할지 몰라도 서기관과 바리새인으로 사는데 타성에 젖으면 무거운 짐은 아래 사람에게 맡기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목사들에게 이런 위험성이 많다.
셋째, 그들은 자신을 남에게 돋보이게 하는 일에 매달렸다. 이게 가장 심각한 문제로 보인다. 그 내용이 5-7절에 자세하게 나온다. ‘경문 띠’를 넓게 하고, 옷 술을 길게 한다. 경문 띠는 성구를 넣은 상자이고 옷 술은 옷단에 다는 장식이다. 이런 복장은 어디를 가든지 눈에 확 드러난다. 잔치의 윗자리와 회당의 높은 자리를 좋아하고, 시장에서 문안받는 것과 사람들에게 랍비라 불리는 걸 좋아했다. 신앙생활이 위선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은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에게도 똑같이 있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23:11~12)
예수를 믿음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새로워진다는 것은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감으로써 가장 높은 자리에 이르는 경험이다. 예수님은 당시 모든 사람들에게 수치의 대상이었던 십자가에 처형당했다. 초기 기독교는 바로 그 예수님을 하늘의 영광을 버리고 땅의 비천한 몸으로 오셨다고 찬양했다. 하나님의 아들이 가장 낮은 자리에 내려오셨다는 사실로부터 기독교 신앙은 시작되는 것이다.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핵심 문제는 위선이었다. 위선은 속과 겉이 다른 것이다. 우리가 낮아진 마음을 가지려고 힘쓸 때 이런 외식하는 자리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이다. 아멘.
- 꿀송이 보약 큐티 365일 성경 통독
남아공 노록수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