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FC는 종료 8분여를 남겨두고 세 골을 몰아 넣은 놀라운 활약에 힘입어, 실망스럽게 대회를 마감한 아스날 FC를 꺾으며 4년 동안 세 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열정적인 경기
아스날의 아보우 디아비가 13분경 먼저 선취 득점을 기록했지만, 리버풀은 사미 휘피아와 페르난도 토레스의 득점으로써 막바지까지 리드를 지키며 그렇게 승리하는 듯 보였다. 종료 6분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아스날의 테오 월콧은 굉장한 드리블을 선보이며 아데바요르에게 어시스트를 해줬고, 아데바요르는 이를 동점골로 성공시키며 상황을 역전시켰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스티븐 제라드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인해 또 한 번의 원정 득점을 성공시킨 아스날의 기쁨은 한 순간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추가 시간에 바벨은 리버풀의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박았다.
디아비의 득점
경기장에는 홈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함성이 가득했지만, 경기 초반 원정팀의 선취골로 인해 분위기는 고요해졌다. 특히 위협적이었던 아데바요르와 더불어 알렉산더 흘렙이 침착하게 찔러준 패스를 아보우 디아비는 오른쪽 안으로 파고 들며 페페 레이나 골키퍼와 골포스트 사이로 낮게 슛을 시도했고 결국 아스날의 대담한 공격은 성과를 거뒀다. 리버풀의 레이나 골키퍼는 이를 막아내는 듯이 보였지만, 공은 그의 무릎을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한 발 늦은 대응
환상적인 출발을 보인 아스날의 팬들은 1, 2차전 합계 스코어에서 앞서 나간다는 사실조차 즉시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곧 자신들이 4강 진출에 한 발 앞서고 있음을 느끼게 됐고, 초반 30분 동안에는 아스날에게 좋은 기회들이 많았다. 근소한 우위에서 경기를 시작한 홈팀으로선 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주도권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한 리버풀은 레이나 골키퍼가 가엘 클리쉬의 위협적인 크로스를 가까스로 쳐내면서 경기를 좀 더 안정적으로 가져가려는 홈팀의 의지를 잘 드러낸 것이었다.
휘피아의 헤딩골
30분경 리버풀은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코너킥 상황에서 제라드가 올려준 센터링을 휘피아는 센데로스의 수비를 피해 깔끔한 헤딩슛으로 연결했고, 골 라인 앞에 서있던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머리로 이를 걷어내려 해봤으나 공은 골포스트를 맞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필드의 팬들은 열광했고 리버풀은 자신감을 되찾고 있었다. 아스날은 마티유 플라미니가 발목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가기 전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크라우치의 기회
전열을 가다듬은 리버풀은 달라지고 있었다. 피터 크라우치는 낮게 깔려 들어가는 슛으로 마누엘 알무니아 골키퍼의 실력을 시험하며 서서히 관중들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공격수인 그는 파비우 아우렐리우의 슛이 무심코 발뒷꿈치에 맞아 득점할 뻔 하기도 했고, 토레스에게 연결해준 공이 빗나가는 슛으로 흘러가자 이를 달려들며 직접 마무리 할 수도 있었다. 아스날은 더이상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다. 69분경 레이나가 길게 걷어낸 공을 크라우치가 백헤딩으로 떨궈주자 토레스는 이 공을 잡아 그림 같은 터닝슛으로 연결했고, 이는 마누엘 알무니아를 넘어 그대로 골대 구석으로 멋지게 빨려 들어가 리버풀의 역전골이 됐다.
막판 드라마
이는 드라마의 시작에 불과했다. 월콧이 네 명의 리버풀 선수를 제치면서 굉장한 스피드로 아데바요르의 동점골을 이끌었을 때, 아스날은 잠시나마 스스로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불과 1분 뒤 콜로 투레가 바벨을 넘어뜨려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를 제라드가 성공시키고 난 뒤 시합의 결말은 다른 방향을 향해 흘러갔다. 교체 투입된 바벨은 이후 추가 시간 2분경에 침착하게 알무니아 골키퍼를 통과시킨 쐐기골을 성공시키며, 이 날의 놀라운 드라마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