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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의 개리그는 아직 침몰하지 않았다.
말도 없고 탈도 없었던’ 지난 개패전이 끝난 이후로 개리그가 시끌벅쩍하다.
쏟아져 나오는 축구 기사는 개리그에 대한 사망선고로 도배되어있다.
“관중이 사라지고...”
“0.09%”
“확인사살”
그래, 맞다.
언론들이 심각한 논조로 전하는 이야기가 현재 K리그의 민낯이다.
K리그는 죽고 있다.
아니, 벌써 죽어버렸음에도 모두들 그걸 인정하지 않고
마치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것’처럼 하릴없는 짓을 벌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근에 본 어느 댓글처럼 우리네 팬들은
“침몰하는 타이타닉 위에서 마지막까지 연주하던 악단”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슬프게도 말이다.
그런데, 저 침울한 분위기의 기사를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하나 있다.
마치 사망선고를 내리는 의사인양, K리그의 바이탈을 체크하고 있는 언론인들은
과연 이 사망사건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관계로 해먹는 밥벌이의 고단함
#장면 1
내가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무렵,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업무는
아무도 보지 않을 피처꼭지 하나를 완성하는 일이었다.
아마 당시 키워드가 ‘리더십’이었을 것이고,
회의를 거쳐 완성된 방향은 ‘스포츠 감독의 사례로 보는 코칭과 매니징’이었다.
그리고 꼭지의 전제는 ‘현장중심의 비판적 논조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였다.
축구를 사랑했던 나는 당시 글쟁이로 유명했던 두 축구 언론인에게 순서대로 연락을 돌렸다.
그리고 연락했던 순서대로 퇴짜를 맞았다.
그 두 분이 청탁을 고사한 이유는 동일했다.
‘현직에 있는 감독님들하고 “관계”도 있는데
현장 사례를 비판적으로 써내기는 좀 부담스럽다’는게 이유였다.
결국 그 꼭지의 고료는 야구판을 종횡무진 누비던 한 기자에게 입금되었다.
그 기자는 자신의 출입처에서 본 ‘야신’의 장단점을 통해
코칭과 매니징의 차이를 흐트러짐 없이 써냈다.
당시 ‘관계’에 집착하지 않는 그의 펜끝이 매서웠던 게 기억에 남는다.
물론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장면 2
몇 년 전, 리그 전체가 ‘매수’의 광풍에 휩싸여있을 때부터
리그 팬들은 언론을 통해 제대로 된 형식의 후속취재라는 걸 받아보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그 불덩이 같은 주제에서 언론을 통해 전해진 팩트는
‘개인의 일탈이라는 전북의 주장’과
‘승점 9점 삭감과 1년간 아챔 출전 금지라는 연맹의 판단’뿐이다.
그리고 그 이후 몇 년 동안 리그에는 ‘카더라’라는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매수 사건이 어떻게, 누구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어디로 흘러갔는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 비극의 속살은 드러난 적이 없다.
사건이 발화하던 시점에서 나오던 유행같은 ‘비판’ 기사는 사라지고
이제 그들은 짐짓 자신의 일이 아닌 척 ‘주장과 판단’만 전할뿐 ‘내용’은 전달하지 않는다.
그리고 논지의 방향을 ‘투자’로 돌려 개리그 팬들이 받은 상처를 조롱한다.
그보다 몇 년 전 벌어졌던 선수들의 승부조작 때는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당시 몇몇 언론은 승부조작 사건에 끝까지 남아 취재하려는 스탠스 정도는 취했었고
이미 언론들의 밥벌이 그라운드에서 쫒겨난 버려진 ‘관계’들의 끝을 보도했다.
그들은 승부조작이라는 낙인을 피해 동남아 리그로 진출하려던 선수를 항복하게 만들었고
사회봉사를 취재했으며, 그들이 축구를 떠나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게 사는지를 글로 옮겼다.
#장면 3
개패전의 한주가 막이 올랐을 무렵,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 데얀이 나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것을 전하는 언론인들의 평가는 동일했다.
“서울이 이상호를 데리고 나왔어야지.
그래야 재밌는 그림이 만들어지는데.
이러면 언론들도 흥미 없어서 취재를 안가요“
맞다, 흥미로운 그림이다.
하지만 이상호 말고도 흥미로운 지점들은 차고 넘쳤다.
황선홍과 데얀, 데얀과 서정원, 황선홍과 서정원.
이야기는 풍부했고, 누군가 라이터로 불만 당기면 터지는 그림이었다.
나는 사무실에 앉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한 시간 남짓의 미디어데이를 경청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질문의 수준이 너무 낮았다.
답이 정해진 질문, 질문이 정해진 답.
기자들 사이에 마이크가 돌아다니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힘이 빠졌다.
마치 세기의 대결이라 일컬어졌던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매치를 보는 것 같았다.
이상호가 나오지 않아서 흥미가 없는 게 아니라
취재가 수준 낮아서 흥미가 없었던 것이다.
팬들의 궁금증이라는 라이터에 불을 당기는 언론인이 한명도 없었다.
장작이 쌓아올려진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덜대던 그들은
정작 누구도 장작더미에 불을 붙이지 못한 채 캠프파이어를 끝냈다.
스토리가 없는 것일까? 스토리 발굴을 하지 않는 것일까?
축구라는 종목을 취재하는 언론인들이 매번하는 볼멘소리가 있다.
“개리그에는 스타도 스토리도 없다”
그런데 반대로 나는 묻고싶다.
“개리그에 정말 스타도 스토리도 없습니까? 거기엔 당신들의 책임은 없습니까?”
아쉽다.
정말 개리그에 스타도 스토리도 없다면 그건 언론의 책임 방기다.
그동안 언론이 쓰기 쉬운 대상만 앉아서 기다렸다는 말의 방증이기도 하다.
스타와 스토리는 캐내서 가공해야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캐내고 가공해야하는 사람들은 구단도 팬도 아닌 언론 바로 자신들이다.
또 자신들은 할 만큼 했는데 분위기가 뜨지 않는 것이라면
이쯤에서 자신들의 방법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확인사살”이라는 편집장의 글을 내보낸 매체는
사족으로 ‘많이 본 스포츠 뉴스’ 순위를 내밀며 비아냥댈 것이 아니라
그 정도 밖에 흥미를 자아내지 못했던
지금까지의 편집방향을 먼저 반성해봤으면 어땠을까?
“0.009%”라는 시청률을 들이밀며 조소하던 언론인은
이제 와서 ‘스토리 생산을 구단 스스로 통제하는 모습이 있었다’고 공개할 것이 아니라
공항에서의 그 사건이 있은 직후 그 주제로 비판기사를 내보내고 공론화를 시켰어야 마땅하다.
얼마 전, 축구 관계자의 입을 빌어 서울 프런트를 비판하던 기자 역시
‘이제와서 하는 얘긴데 몇 년간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는 식으로
칼을 꽂을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그 문제를 인식했을 때 취재를 통해 기사로 공개했어야 맞다.
서울 단독기사를 받아먹는 걸로 팬들에게 유명한 출입기자 아니던가?
나는 특히 개리그를 취재하는 언론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터질 것이 터졌다”는 식의 3자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것이 제일 우려스럽다.
그들은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자신들의 취재 소스를 공개하고
정의의 편에 서있는 양 으스댄다.
왜 그 전에는 소스를 공개할 수 없었는가?
공개해서 더 곪아 터지기 전에 도려낼 수는 없었는가?
그렇게 하라고 독자들이 당신들에게 쥐어준 펜 아니던가?
좀 더 언론다운 언론이 먼저 보고싶다
나는 지금 이때다 하며 개리그에 사망선고를 써내려가는 언론인들의 모습 뒤에는
취재 대상과의 “관계”라는 키워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폐쇠적인 리그와 구단의 특성상 “관계”가 틀어지면 더 이상 소스를 얻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개리그는 밥벌이다.
그리고 그들의 취재 대상 역시 개리그가 밥벌이다.
이 둘의 입장은 팬의 입장과는 다르다는 얘기다.
그들은 동업자적인 입장에서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직업윤리가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벌어지는 대표적인 촌극이 바로 선수 부상과 관련된 언론의 태도다.
구단은 자신들의 재산인 선수의 부상정도를 숨기고
언론은 암묵적으로 거기에 동조한다.
그리고 팬들은 매번 궁금해 하고 의심하고
또 ‘카더라’에 의존해 루머를 양산해내는 구조.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사실, 슈퍼매치에 임하는 황선홍 감독의 각오와 같은 뻔한 기사보다
하대성의 부상 정도와 경과가 독자에게 더 가치있는 기사 아닐까?
그러고도 언론은 페이지 뷰나 시청률 타령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간 다져온 “관계”를 통해서도 소스를 얻을 수 없다면
취재를 통해서라도 소스를 발굴해서 독자에게 들이밀어야 하는 것이 먼저 아닐까?
그리고 기사들 속에는 조소 섞인 ‘망했다’는 외침 외에도
공통점을 하나 더 찾아볼 수 있다.
‘돈, 생계, 연봉, 수입’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망했는데도 저 사람들은 돈을 번다는 것이 그 골자다.
물론 조목조목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망했는데도 예전처럼 미디어에 대한 관심에 빨간불이 켜지지 않았다면,
망했는데도 저들처럼 돈을 벌 수 있었다면,
이토록 날선 글줄들이 과연 쏟아져 나올 수 있었을까?
언론들의 자기반성이 먼저 필요한 이유다.
우리는 악단이 아니다
어제 자신의 펜 끝으로 개리그를 “확인사살”한 매체 편집장의 글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현실에 눈을 뜬 팬들은 이미 떠났다. 이제 당신이 결정할 차례다.”
맞다.
많이들 떠났다.
재미가 없어서 떠났다.
볼거리, 이야기 거리가 없어서 떠났다.
그리고 거기엔 당신들의 책임도 있다.
개리그라는 배는 타이타닉 호처럼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있다.
그게 팩트다.
하지만 나는 당신의 권고를 좆아 이 배에서 내리지는 않을 생각이다.
그렇다고 앞서 언급한 댓글처럼
마지막까지 연주를 계속 하는 악단이 되지도 않겠다.
나는 엄연히 이 배에 돈을 주고 탄 승객으로서
영화 속 가장 여유롭게 죽음을 맞이한
대부호 벤자민 구겐하임처럼 배와 함께 천천히 가라앉을 생각이다.
내 선실로 돌아와 턱시도를 갈아입고
시가를 문 채, 한 손에는 브랜디 잔을 들고 말이다.
그러니 언론이여,
당신들이 우리와 같은 독자들을 위해 마지막 음악을 연주해보는 것은 어떤가?
당신들은 이 배에 타서 제대로 된 연주를 해본 적도 없지 않은가?
우리의 개리그는 ‘아직’ 침몰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신들에게도 기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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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리그의 근본
밑에 언론 관련 좋은 이야기해줬으니 나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볼게.
k리그를 오래 봐 오면서 흥행에 대한 여러 가지 핑계를 들어봤어.
'k리그는 스타가 없다'
'k리그는 대도시에 빅클럽이 없다'
'k리그는 중계 기술이 별로다'
'k리그는 강성 서포터즈 때문에 라이트팬의 유입이 힘들다'
'k리그는 주요 선수 유출이 너무 잦다'
'k리그는 너무 거칠다'
'k리그는 심판 판정이 정확하지 않다'
'k리그는 경기장이 너무 크다'
이거 말고도 [k리는~] 시리즈는 수도 없이 많아.
다들 관련 커뮤니티를 한 달만 해봤어도 이 중 하나쯤은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해.
맞아 다 사실이야.
근데 그거 알아?
이런 말들은 디테일만 바뀌었지 십 년 전에도 있던 이야기들이야.
그전에는.. 난 잘 모르지만 별반 달랐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물론 이 중에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도 분명히 있어.
그리고 해결하려고 시도 한 것도 있어.
그리고 실제로 일정 부분 해결됐는데도 흥행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들도 많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락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난 근본이라고 생각해.
내가 몇 년 사이 제일 웃겼던 캐치프레이즈가 뭐였냐면 (트레블을 달성하라!! 빼고 ㅎ)
[k리그가 살아야 한국 축구가 산다!]
[한국 축구의 젖줄, k리그!]
이런 거였어.
물론 맞는 말이야.
근데 이건 k리그의 여러 기능 중 하나지 k리그의 '근본' 내지는 '존재 이유'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
k리그의 근본은 프로축구야 프로축구.
연극이나 콘서트처럼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돈'을 받는 시스템이 프로 리그고 그 시스템 안에서 돈을 받기 위해
퍼포먼스를 짜는 게 프로구단이고 그 구단 안에서 자신의 퍼포먼스로 돈벌이를 하는 게 프로선수라고
한국 축구의 젖줄이나 기업의 사회환원의 수단 혹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복지 따위가 K리그 존재 이유가 아니라고
설령 시작의 그렇게 했더라고
운영 방식은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해.
종교재단이 사회 발전을 위해 대중의 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을 설립했으면 포교가 주가 아니라 교육이 주가 되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야.
그렇기에 근본적으로 연맹, 구단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해.
한국 축구의 젖줄, 사회환원 수단, 지역 주민 복지가 근본이면
연맹, 구단은 어쩔 수 없이 철밥통 마인드가 될 수밖에 없어.
왜? 이건 부차적인 거고 무엇보다 '베풀어' 주는 거니까.
경쟁력은 애초에 있을 수가 없어.
서울시에서 봉사활동 지원자를 받는데 마포구에서 100명 서초구에서 30명 왔다고 서초구를 비난할 수 있을까?
혹은 서초구 담당자들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낄까?
프로리그는 서비스업이야.
제발 지금이라도 본인들의 근본을 알았으면 한다.
이건 비단 성적만을 말하는 게 아냐.
단순히 관중을 한 사람 두 사람 늘리라는 것도 아냐.
사람들로 하여금 '팬'이 되게 하라는 거야.
니들을 봐.
니들은 팬질하니까 아무리 리그가 죽는다, 팀이 망한다 해도 개돼지처럼 보잖아.
개리그 관련 2차 창작물 안 만들어주면 스스로 만들어서 낄낄대면서 웃잖아.
사실 너랑은 아무 상관없는 이 공놀이에 다른 팬끼리 죽이네 마네 하면서 싸우잖아.
이런 '팬질' 즉, 단골을 확보하는 게 프로리그의 존재 이유이자 근본이고
돈 받고 축구하는 것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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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k리그 걱정 위원회 열리나보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커뮤니티마다 특색이있어요 디시서울갤은 서울자체를 북x로부르니까여
글내용은좋습니다 읽어봐도 좋네요
디씨는 디씨만의 특색, 락싸는 락싸만의 특색이 있는거죠
디씨와 락싸의 문화는 다른 곳인데 ...
이상한 글도 물론 있지만 락싸처럼 가식이 없어서 좋은 점도 있는데 ..
글자체는 잘썼음
와 1번글 개띵작 ㄷㄷㄷ
단어를 조금만 수정해서 올리시지.. 개패전이 뭡니까 락싸에서 ㅋㅋ
어차피 요즘 그런거 가지고 불편해하는 사람도 없어요
말투만 다르지 여기서 나오는 이야기랑 똑같은듯
기레기들은 할 말이 없어야 정상 아닌가?
똑같이 싸워도 누군 경기장패싸움이 되고 누군 아름다운? 흥미진진 벤치클리어링이고,
똑같은 매수에, 아니 더 많은 팀이 걸렸음에도 누구에겐 가차없고 누군가들에겐 그냥 ‘심판의 돈요구’
국내축구 봐온 사람이라면 절대 언론의 잣대가 공평하다는 말은 못함
딴건 몰라도
미디어데이 때 제대로 된 질문 하나 못하면서
SNS로 뒷담화나 까는거 보면 좀 웃김
ㅋㅋ
언론과 현장의 결탁.. 이거 못고치면 우리나라 축구 언론 생태계 절대 건강해질 수 없음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의 악단...
비유가 적절하네요
쓸데없는 정력낭비하는 윗선비들 극혐
논지에 집중합시다
22
33
4444444 극공감
55555격공
2번째 좋네요. 제발 K리그 팬들과 관련 종사자들이 꼭 읽었으면. 포털 댓글이나 sns보면 멍청한 팬들 너무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