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로 맛집의 대표 디저트 35개를 소개한다.
키세키 카스텔라 오리지널 찌그러진 데 하나 없는 카스텔라를 한 접시 받으면, 제 아무리 불량스러운 사나이라도 다소곳해진다. 입에 넣으면 새 이불처럼 푹신하고, 곧 이어 우박같이 큰 설탕이 오독오독 씹힌다. 5개 7천5백원.
01 에릭 케제르 에클레어 에클레어는 프랑스어로 번개라는 뜻이다. 구우면 반죽이 번개처럼 갈라져서라는데, 그보다도 우아한 발음이 디저트와 더 잘 어울린다. 발음이 고상한 빵집 에릭 케제르에서 판다. 5천원.
02 중부시장 찹쌀 도넛 담백하기가 백지장 같은 냉면을 먹고 나면 길 건너 중부시장의 기름진 도넛이 반사적으로 떠오른다. 따끈할 때 꾹꾹 씹으면 ‘차지다’는 표현을 확실히 이해하게 된다. 2천원.
03 타르틴 바나나 크림 파이 이태원의 작은 가게 타르틴엔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레시피대로 파이를 굽는 가렛 에드워즈 대표가 있다. 대단한 모양도 아니고 화려한 맛도 아니지만 정겹고 든든하다. 7천7백원.
04 삐아프 그레이프 럼 초콜릿 어린 시절 럼 초콜릿을 처음 먹었을 땐, 뱉지 못해 삼켰다. 이젠 콧구멍을 크게 열고 럼 향을 음미하면서 먹는다.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드는 술의 힘이 깃든 단맛이다. 2천2백원.
05 오뗄두스 몽블랑 희고 높은 산 몽블랑 혹은 몬테 비앙코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붙어 있는 것처럼, 이 밤 크림 디저트의 기원도 두 나라에 걸쳐 있다. 여기에 몽블랑을 히트시킨 공은 일본이 세웠다. 5천원.
06 삐아프 아망디 오 쇼콜라 도산공원 골목길에 있는 작은 초콜릿 가게 삐아프에 가면 갤러리에 간 것처럼 천천히 걷고 싶어진다. 초콜릿을 끼얹은 바삭바삭한 아몬드 앞에선 특히 오래 서 있게 된다. 한 통 1만원.
07 펠앤콜 막걸리 아이스크림 펠앤콜은 온갖 식재료를 활용하는 대담한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다. 깻잎, 베이컨, 코냑, 막걸리 등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으면 부드러운 여름 ‘요리’처럼 느껴진다. 1만5천원.
08 듀자미 캐러멜 소금 케이크 테이블 가운데 작은 꽃을 놓는 여성스런 숍이지만, 맛만큼은 남자들도 포기할 수 없다. 진득하고 깊은 캐러멜 케이크 위에 단맛을 날카롭게 베는 소금을 더한 이 케이크는 특히. 6천5백원.
01 남대문시장 야채 호떡 늘 줄을 서야 하고, 그 줄을 정리하는 아줌마까지 따로 고용했으니 남대문의 명물이라 할 만하다. 애들 얼굴만큼 크고 기름기로 촉촉해서 몸에 좋을 리 없지만, 그 맛에 또 먹는다. 1천원.
02 태극당 모나카 아이스크림 아무리 세상에 좋은 재료로 만든 새롭고 건강한 맛이 넘쳐도 다디단 이런 아이스크림이 떠오를 때가 있다. 바람이 뜨끈해지기 시작하면 더 생각나는 디저트다. 5개 7천5백원.
03 하라 도너츠 하라 도너츠 무거운 줄 알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가벼울 때 휘청거리는 그 느낌을 좋아한다. 하라 도너츠는 엄청 달 것이라는 생각이 여러 번 휘청거리는 담백하고 가벼운 도넛이다. 1천3백원.
04 오뗄두스 크렘당주 햇볕에 말린 수건처럼 뽀송뽀송한 표면을 아까워 말고 포크로 과감하게 뭉갠다. 입에 넣으면 마스카포네 치즈와 새콤한 사워 크림이 와르르 녹아내린다. 5천원.
05 비원떡집 쌍개피떡 미리 주문을 받아 떡을 빚던 비원떡집이 변했다. 작은 포장으로 구입이 가능한 작은 가게를 열었다. 덕분에 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부푸는 쌍개피떡을 야금야금 먹을 수 있게 됐다. 1천5백원.
06 아몬디에 까눌레 한입에 세 개는 족히 들어가는 작은 크기인데다, 겉은 딱딱할 정도로 바삭하다. 그런데 깨물면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더 씹으면 팽팽한 탄력이 넘친다. 파리를 닮은 프랑스 디저트다. 1천8백원.
07 스노브 후레즈 케이크 이 집 생크림 케이크를 먹어봐야 진짜 생크림 맛을 알 수 있다. 식물성 크림이 아닌 진짜 우유로 만들어 커피 없이도 촉촉하게 넘어가고 느끼하기는커녕 상쾌하기만 하다. 5천5백원.
08 김용안 과자점 40년이 넘도록 과자만 구웠는데도 맛에서는 지친 기색이 전혀 없다. 종류별로 내키는 대로 담아 포장해, 식사 후에 하나씩 집어 먹는다. 희한하게 안 어울리는 술이 없다. 한 근 8천원 정도.
C4 케익부티크 밀크 크랩 대학가 다방 같아서 마음이 먼저 폭신해지는 이곳에선 팬케이크를 층층이 쌓은 밀크 크레이프를 판다. 한 겹씩 포크로 말아 먹어도 되고, 입을 크게 벌려 한꺼번에 층을 맛봐도 좋다. 5천원.
01 JW메리어트 호텔 델리숍 단팥빵 호텔 델리마다 잘나가는 히트 상품이 있다. JW메리어트 호텔은 단연 단팥빵이다. 반포동 아줌마부터 출장 온 비즈니스맨까지, 모두 이 빵을 집는다. 묵직해서 더 믿음이 간다. 2천8백원.
02 합 밤 증편과 간장 약과 정성스레 만드는 것부터 꼼꼼히 포장하는 일까지, 합에서는 떡이 늘 선물 같다. 무엇을 먹든 간에 이 작은 증편과 약과를 디저트로 먹으면 생일상을 받는 기분이 든다. 각 2천원.
03 남대문시장 옛날 고구마 과자 망치로 깨부숴 먹는 슈니발렌이 유행이라지만 맛은 사실 옛날 고구마 과자와 엇비슷하다. 오히려 한입에 홀랑 털어 넣고 오래 두고 천천히 먹기엔 고구마 과자가 더 좋지 않나? 5천원.
04 구법원 야채 고로케 배가 불러도 고로케를 보면 누구나 입이 열린다. 포장마차지만 손님 줄이 긴 구법원에선 후추 향이 살아 있는 매콤한 고로케를 판다. 비로소 푸지게 식사를 끝냈다는 생각이 든다. 5백원.
05 코스트코 치즈 케이크 선풍기만 한 치즈 케이크를 카트에 담으면 에어컨을 가진 것처럼 마음이 쾌적해진다. 한두 조각보다는 포크로 마구 퍼 먹으면 진한 치즈 향에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1만2천9백90원.
06 토이셔 샴페인 트러플 다크 초콜릿 스위스에서 명성이 드높은 초콜릿. 소량씩 자주 비행기로 들여온다. 맛을 지키기 위해 냉장 보관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돔 페리뇽 크림 맛이 잡힐 듯 선명하다. 1개 4천원 정도(그램당 판매).
07 마카롱 이스파한 루벤 잔 아드리안 셰프의 양과자점. 피에르 에르메에서 근무한 경력이 돋보이는 메뉴인 이스파한은 더 특별하다. 장미 향과 산딸기 맛이 남자들에게도 충분히 유혹적이다. 6천원.
08 봄봄 티라미수 오리지널 봄봄 파스타만큼이나 온갖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티라미수를 이제 포장해 가져갈 수 있다. 캠핑을 가든, 공원에 가든, 집 앞 벤치에 앉든, 이 티라미수만으로도 봄은 활짝 핀다. 1만4천원.
남대문시장 신영사 마른안주 수입상가 지하에 가면 온갖 식재료를 말려 안주로 변신 시켜놓은 신영사가 있다. 무화과부터 마늘까지, 뭐든 신나게 씹을 수 있다. 맥주 한잔까지 곁들이면 이게 진짜 디저트다. 한 봉 1만원.
01 KFC 에그 타르트 닭을 파는 패스트푸드점이라 달걀로 만든 디저트가 돋보이는 걸까? 어느 땐 치킨보다 더 간절하게 생각난다. 뜨뜻할 때 먹으면 코로 달콤하고 뜨거운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1천6백원.
02 도쿄 팡야 도쿄 링고 사과 한 알이 통째로 들어간 빵이다. 커스터드 크림이 사과의 중간쯤을 관통하면서 달콤한 맛의 중심을 딱 잡는다. 빵과 사과와 크림을 모두 베어물기 위해선 입을 쫙 벌려야 한다. 5천원.
03 몬스터 컵케이크 민트 컵케이크 경리단길에 자리 잡은 몬스터 컵케익엔 예쁘고 사랑스러운 컵케이크 따윈 없다. 눈알이 튀어나오거나 입이 찢어진 괴물들이 넘친다. 그걸 입에 넣으면 그저 보드랍고 달달하다. 4천3백원.
04 마카롱 피스타치오 체리 마카롱 마카롱처럼 단 걸 어떻게 먹느냐고 생각했던 게 몇 해 전인데, 지금 서울 시내 마카롱 수준은 파리를 바짝 따라잡았다. 진하고 풍성한 커피 한 잔이 있다면 남자에게도 최고의 디저트다. 1천7백원.
05 라틀리에 모니크 파 크루아상 데리야카 소스에 구운 대파를 제대로 구운 크루아상 한 중간에 끼웠다. 달달하기도 하고 쌉쌀하기도 한 맛이 버터의 풍미 속으로 묘하게 스며든다. 2천5백원.
06 옵스 학원전 부산 빵집 옵스의 인기 상품인 이 빵은 애들 학원 보내기 전에 간식 삼아 준다는 뜻으로 이름을 붙였다. 카스텔라와 계란빵의 중간쯤인, 어른들도 학원에 가고 싶어지는 맛이다. 1천3백원.
07 브레드05 앙버터 달지 않고 슴슴한 팥과 부드러운 버터를 치아바타 빵 안에 넣었다. 이 조합을 대기업 빵집에서도 따라했다가 혼쭐이 났다는 유명한 빵이다. 힘껏 뜯어 씹으면 온몸이 구수해진다. 4천원.
08 테일러커피 더치 커피 좋은 커피를 마시려면 부지런해야 한다. 집 근처의 그저 그런 커피 전문점에만 간다면 이런 커피를 맛볼 수 없다. 커피론 부족할 땐, 다음 장에 나오는 ‘커피 술’ 기사를 참고한다.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