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당구(PBA) 팀리그 이번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왕의 귀환'을 준비하던 '블루원 엔젤스'가 뜻밖에도 운명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주)블루원의 모기업 태영그룹이 28일 계열사 (주)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자구책으로 레저부문 계열사 블루원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이에 따라 프로당구팀 '블루원 엔젤스'의 운명에 당구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팀이 해체되거나 아니면 과거 신한금융투자와 TS샴푸처럼 새로운 팀명으로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태영그룹은 지주회사 (주)티와이홀딩스와 건설부문의 (주)태영건설, 하수처리업 (주)에코비트, 지상파 방송 (주)SBS, 레저부문 (주)블루원 등을 핵심 계열사로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건설 경기가 악화되면서 시공 능력 평가 16위의 대형 건설사인 (주)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3조 2000억원 가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그러는 중 28일 만기가 돌아온 480억원의 서울 성수동 오피스빌딩 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이 이달까지 갚아야 하는 대출 규모는 3956억원에 이르고, 내년에는 우발채무 3조 6027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태영그룹은 이날 워크아웃을 신청하고 삼일 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계열사인 블루원을 매각하기로 했다.
블루원은 지난 2012년에 블루원리조트와 태영레저, 태영레저상주 등을 합병해 통합법인이 됐고, 2014년 9월에 태영건설의 블루원리조트에 피합병된 법인으로 종속기업으로 블루원레저를 두고 있다.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블루원리조트 외에도 경기도 용인에 용인 CC, 경기도 안성에 루나힐스 CC, 경북 상주시에 상주 골프리조트, 경북 경주시에 디아너스 CC, 루나엑스 CC, 워터파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의 장녀 윤재연 대표가 블루원의 대표이사를 줄곧 맡아 온 비상장 외감기업이다. 윤재연 대표는 프로당구팀 '블루원 엔젤스'의 구단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기도 했다.
블루원은 지난해 매출액 1217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성장세를 보였으나,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자구책의 일환으로 매각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그룹은 블루원과 함께 기업가치 3조원대로 평가 받는 알짜 사업 에코비트를 매각해 자구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역시 오늘 관계부처의 합동 브리핑을 통해 이러한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의 전제를 강조하기도 했다.
블루원과 윤재연 대표는 지난 2020년에 블루원 엔젤스가 창단하면서 프로당구와 깊은 인연을 맺어 왔다.
윤재연 대표는 그동안 블루원 엔젤스를 활발하게 서포트하며 당구 팬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구단주이기도 하다. 개인투어와 PBA 팀리그 경기 때마다 자주 경기장을 찾아 팬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블루원 엔젤스는 '캄보디아 당구 영웅' 스롱 피아비(캄보디아)를 비롯해 프로당구 최강자인 다비드 사파타(스페인), 한국의 강민구와 엄상필, 서한솔, 김민영, 용병 잔 차파크(튀르키예) 등을 팀원으로 구성해 지난 시즌 PBA 팀리그에서 꼴찌 팀에서 일약 챔피언 팀으로 환골탈태하며 새 역사를 쓰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는 초반 부진을 딛고 정규리그 4위까지 발돋움해 오는 1월 6일에 열리는 마지막 5라운드에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태영그룹의 워크아웃 신청과 블루원의 매각 추진이 향후 프로당구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게 될 것인지 주목된다.
(사진=빌리어즈앤스포츠 DB)
출처 : 더빌리어즈 https://www.thebilliards.kr/news/articleView.html?idxno=24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