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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불사 노난미이(慶父不死 魯難未已)
경보가 죽지 않으면 노나라 난리는 끝나지 않는다.
慶 : 경사 경(心/11)
父 : 사내 보(父/0)
不 : 아닐 불(一/3)
死 : 죽을 사(歹/2)
魯 : 성 노(皿/11)
難 : 어려울 난(隹/11)
未 : 아닐 미(木/1)
已 : 이미 이(己/0)
아비 父(부)는 어르신, 늙은이를 뜻할 때의 독음인데 ‘보’로 읽힐 때엔 뜻이 좋다. 남자의 미칭 甫(보)와 통하고 나이 많은 남자에 대한 경칭이기도 하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은자(隱者)의 대명사 소보(巢父), 팔준마(八駿馬)의 수레를 잘 끌었던 조보(造父), 굴원(屈原)의 어보사(漁父詞) 등이다. 이런 좋은 이름에 더욱 경사스럽다는 경보(慶父)란 사람은 이들에 먹칠하는 대명사가 됐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노(魯)나라의 세력을 떨친 공자로 왕위를 노려 두 번이나 내란을 일으키고, 왕을 두 사람이나 살해하여 혼란 속에 빠뜨린 장본인이다. 늘 내분을 일으키는 자를 가리켜 후세 사람들은 '경보'라 부르게 됐을 정도다.
노나라의 학자 좌구명(左丘明)이 쓴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경보의 행보가 자세하게 실려 있다.
노나라 장공(莊公)에게는 아우 계우(季友)와 배다른 경보, 숙아(叔牙) 등 4형제가 있었다. 32년을 재임한 장공이 병세가 악화돼 누가 왕위를 계승하면 좋을지 숙아에게 물었더니 친형 경보를, 계우에게 물었더니 왕의 아들 반(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장공이 죽자 계우가 뒷받침한 반이 왕위에 올랐지만 경보가 두 달 만에 살해하고, 장공의 어린 손자 개(開)를 앉혔다. 정통 계승자 반을 밀었던 계우는 경보에 맞설 힘이 부족함을 알고 이웃 나라로 피신했다.
경보가 세운 손자는 민공(閔公)으로 이웃 강국 제(齊)나라 환공(桓公)의 외손자였다. 환공이 민공을 보호하기 위해 대부 중손추(仲孫秋)를 파견하여 정세를 살펴보게 했다.
중손추는 경보가 여전히 야심만만함을 알고 돌아와 보고했다. "경보를 제거하지 않는 한 노나라의 난리는 진정될 수 없습니다(不去慶父 魯難未已)."
예측대로 경보는 2년 뒤 야욕을 드러내 왕을 죽이고 스스로 임금이 되었다. 망명한 계우를 따르던 노나라 백성들은 경보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집단적으로 반발했다. 민심에 놀라 제나라로 피신한 경보는 노나라로 돌아온 계우가 압박하자 자살하고 말았다. 과연 경보가 없어지자 난이 평정됐다.
하늘의 뜻을 무시하고 왕위만 노리던 경보는 천하에 몹쓸 내분을 달고 다니는 자였지만 핍박받던 배다른 동생 계우는 달랐다. 새 왕에 건의하여 경보의 아들에게 제사를 잇게 했고, 이 가문이 노나라 삼환(三桓)의 하나인 맹손(孟孫)씨가 됐다고 한다.
권력다툼에는 경보와 같은 야심찬 실권자가 기회를 보아 난을 일으키고 그에 따라 항상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오늘날에는 피만 튀지 않을 뿐 민주화가 됐다고 해도 불의와 모략은 어딘가에 숨어 있다. 승리를 거둔 뒤 계우와 같이 상대를 거둔다면, 아니 법대로 절차만 지킨다면 목숨 건 다툼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 慶(경사 경, 발어사 강)은 ❶회의문자로 庆(경)의 본자(本字)이다. 남의 좋은 일에 사슴(鹿의 생략형)을 선물로 가지고 가서(夂; 머뭇거림, 뒤져 옴) 축하한다는(心) 데서 경사를 뜻한다. 옛날 경사스러운 일에 녹비(鹿皮)를 바친 데서 鹿(록)자를 더하여 경사스러운 일의 뜻을 나타낸다. 전(轉)하여 좋다, 기뻐하다, 복지(福祉)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慶자는 '경사롭다'나 '경사스럽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慶자는 鹿(사슴 록)자와 心(마음 심)자, 夂(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慶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슴을 뜻하는 鹿자에 心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경사(慶事)가 있는 곳에 사슴 가죽을 선물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아름다운 얼룩무늬가 있는 사슴 가죽은 다른 어떤 동물의 가죽보다도 귀하게 여겨졌다. 비싸고 귀한 사슴 가죽을 선물로 가져갈 정도니 분명 큰 잔치가 있는 곳일 것이다. 그래서 慶자는 사슴 가죽과 마음을 뜻하는 心자를 더해 '경사롭다'나 '축하하다'는 뜻을 표현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가다'는 뜻의 夂자가 더해지면서 '사슴(鹿)의 가죽을 가지고 가다(夂)'는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그래서 慶(경)은 ①경사(慶事) ②선행(善行) ③상, 상으로 내리는 것 ④복, 다행(多幸)한 일 ⑤하례(賀禮)하다 ⑥경사(慶事)스럽다, 축하(祝賀)하다 ⑦기뻐하다 ⑧성(姓)의 하나, 그리고 ⓐ발어사(發語辭), 아!(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축(祝), 복 복(福), 하례할 하(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조상할 조(弔)이다. 용례로는 축하할 만한 즐겁고 기쁜 일을 경사(慶事), 경사스러울 때 베푼 잔치를 경연(慶宴), 경사를 축하하는 의식을 경전(慶典), 기쁜일이 있을 조짐을 경조(慶兆), 경사스럽게 여겨 기뻐함을 경희(慶喜), 경사로운 일을 축하함을 경축(慶祝), 기쁜 일과 궂은 일을 경조(慶弔), 기쁘고 즐거운 일에 대하여 축하의 뜻을 표함을 경하(慶賀), 경사스러운 날을 경일(慶日), 경사스럽고 다행한 일을 경행(慶幸), 경사로 기뻐함을 경희(慶喜), 좋은 조짐이나 경사로운 징조를 경서(慶瑞), 아주 경사스러운 일을 길경(吉慶), 집안의 경사를 가경(家慶), 즐겁고 경사스러움을 가경(嘉慶), 양친이 다 살아 계시어 경사스러움을 구경(具慶), 남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보답으로 뒷날 그의 자손이 받는 경사를 여경(餘慶), 거듭 생기는 좋은 경사를 적경(積慶), 서로 경사를 축하하고 흉사에 위문하여 준다는 말을 경조상문(慶弔相問), 질그릇을 갖고 노는 경사란 뜻으로 딸을 낳은 기쁨을 이르는 말을 농와지경(弄瓦之慶), 장으로 만든 구기를 갖고 노는 경사란 뜻으로 아들을 낳은 기쁨을 이르는 말을 농장지경(弄璋之慶), 입춘을 맞이하여 길운을 기원하는 글을 이르는 말을 건양다경(建陽多慶), 재앙과 경사 그리고 재화와 복록을 아울러 이르는 말을 앙경화복(殃慶禍福), 착한 일을 많이 한 결과로서 좋은 일이 자손에게까지 미친다는 말을 적선여경(積善餘慶), 복은 착한 일에서 오는 것이니 착한 일을 하면 경사가 온다는 말을 복연선경(福緣善慶) 등에 쓰인다.
▶️ 父(아버지 부/아비 부, 자 보)는 ❶회의문자로 又(우; 손)와 丿(곤; 회초리)의 합자(合字)이다. 丿(곤)은 회초리로 여기서는 일가를 다스리는 지배권을 나타낸다. 자식을 훈계하는 엄한 아버지라는 뜻을 합(合)하여 아버지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父자는 '아버지'나 '어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父자는 얼핏 보기에는 '손'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父자를 보면 본래는 손에 무언가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다. 父는 손에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리 내에서 권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을 뜻했었다. 그래서 父자는 본래 공동체의 '어른'을 뜻했었지만, 후에 집안의 어른인 '아버지'를 뜻하게 되었다. 父자는 부수로 지정되어는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관련된 글자가 없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父자가 돌도끼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父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斧(도끼 부)가 만들어진 것을 그 근거로 하고 있다. 그래서 父(부, 보)는 ①아버지, 아비, 아빠 ②친족의 어른 ③늙으신네 ④관장(官長) ⑤만물을 화육(化育)하는 근본 ⑥창시자(創始者) ⓐ자(甫, 남자에 대한 미칭)(보) ⓑ나이 많은 남자에 대한 경칭(보)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총칭(보) ⓓ시작, 개시(보)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들 자(子), 어머니 모(母)이다. 용례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부모(父母), 아버지와 아들을 부자(父子), 아버지와 형을 부형(父兄), 아버지와 그 딸을 부녀(父女), 아버지의 성씨를 부성(父姓), 아버지 쪽의 혈통에 딸린 계통을 부계(父系), 아버지의 죽음을 부기(父忌), 아버지의 가르침을 부교(父敎), 집안의 어른으로서 가족을 다스리는 아버지의 권리를 부권(父權), 아버지를 부친(父親), 아버지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부도(父道), 한 동네에서 나이가 많은 남자 어른을 부로(父老), 아버지의 명령을 부명(父命), 말소리 가운데 홀소리에 닿아서 나는 소리를 부음(父音), 스승과 아버지로 가르침의 은혜가 높은 스승을 아버지처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부(師父), 건국에 큰 공로를 세워 국민으로부터 아버지처럼 존경을 받는 사람을 국부(國父), 죽은 아버지를 망부(亡父), 늙은 아버지를 노부(老父), 친아버지로 자기를 낳은 아버지를 생부(生父), 농사일을 하는 늙은 아버지를 농부(農父), 엄한 아버지를 엄부(嚴父), 자애로운 아버지를 자부(慈父), 아버지의 형제를 유부(猶父), 할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조부(祖父), 큰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백부(伯父), 둘째 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중부(仲父), 작은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숙부(叔父), 아내의 친정 아버지를 빙부(聘父), 아내의 친아버지를 악부(岳父), 양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양부(養父), 친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실부(實父), 친아버지를 달리 이르는 말을 친부(親父), 돌아가신 아버지를 선부(先父), 아버지의 맏형을 세부(世父), 수양 아버지 또는 의리로 맺은 아버지를 의부(義父), 대대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함을 이르는 말을 부전자전(父傳子傳), 아버지와 어머니가 다 살아 계심을 일컫는 말을 부모구존(父母俱存), 오륜의 하나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는 친애에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부자유친(父子有親), 아버지는 자식의 벼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부위자강(父爲子綱),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워야 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효성스러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부자자효(父慈子孝), 아버지의 정기와 어머니의 피라는 뜻으로 자식은 부모로부터 그 정신과 육체를 물려받았음을 이르는 말을 부정모혈(父精母血), 부모가 남긴 몸이란 뜻으로 자식된 몸을 일컫는 말을 부모유체(父母遺體), 아버지는 낳게 하고 어머니는 낳아 기른다는 뜻으로 부모가 자식을 낳아 길러 주심을 일컫는 말을 부생모육(父生母育)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死(죽을 사)는 ❶회의문자로 죽을사변(歹=歺; 뼈, 죽음)部는 뼈가 산산이 흩어지는 일을 나타낸다. 즉 사람이 죽어 영혼과 육체의 생명력이 흩어져 목숨이 다하여 앙상한 뼈만 남은 상태로 변하니(匕) 죽음을 뜻한다. 死(사)의 오른쪽을 본디는 人(인)이라 썼는데 나중에 匕(비)라 쓴 것은 化(화)는 변하다로 뼈로 변화하다란 기분을 나타내기 위하여서다. ❷회의문자로 死자는 '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死자는 歹(뼈 알)자와 匕(비수 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匕자는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死자를 보면 人(사람 인)자와 歹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시신 앞에서 애도하고 있는 사람을 그린 것이다. 해서에서부터 人자가 匕자로 바뀌기는 했지만 死자는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는 모습에서 '죽음'을 표현한 글자이다. 그래서 死(사)는 죽는 일 또는 죽음의 뜻으로 ①죽다 ②생기(生氣)가 없다 ③활동력(活動力)이 없다 ④죽이다 ⑤다하다 ⑥목숨을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망할 망(亡)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살 활(活), 있을 유(有), 날 생(生)이다. 용례로는 죽음을 사망(死亡), 활용하지 않고 쓸모없이 넣어 둠 또는 묵혀 둠을 사장(死藏), 죽음의 원인을 사인(死因), 죽는 것과 사는 것을 사활(死活), 사람이나 그밖의 동물의 죽은 몸뚱이를 사체(死體), 죽음을 무릅쓰고 지킴을 사수(死守), 죽어 멸망함이나 없어짐을 사멸(死滅), 죽어서 이별함을 사별(死別), 죽기를 무릅쓰고 쓰는 힘을 사력(死力), 죽는 한이 있더라도 서로 저버리지 않을 만큼 절친한 벗을 사우(死友), 죽을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목숨을 내어 걸고 싸움 또는 그 싸움을 사투(死鬪), 죽음과 부상을 사상(死傷), 수형자의 생명을 끊는 형벌을 사형(死刑), 태어남과 죽음이나 삶과 죽음을 생사(生死), 뜻밖의 재앙에 걸리어 죽음을 횡사(橫死), 참혹하게 죽음을 참사(慘事), 쓰러져 죽음을 폐사(斃死), 굶어 죽음을 아사(餓死), 물에 빠져 죽음을 익사(溺死), 나무나 풀이 시들어 죽음을 고사(枯死), 죽지 아니함을 불사(不死), 병으로 인한 죽음 병사(病死), 죽어도 한이 없다는 말을 사무여한(死無餘恨), 죽을 때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말을 사부전목(死不顚目), 죽을 고비에서 살길을 찾는다는 말을 사중구활(死中求活),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할 수가 없다는 말을 사차불피(死且不避), 죽더라도 썩지 않는다는 뜻으로 몸은 죽어 썩어 없어져도 그 명성은 길이 후세에까지 남음을 이르는 말을 사차불후(死且不朽),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라는 말을 사생지지(死生之地), 다 탄 재가 다시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세력을 잃었던 사람이 다시 세력을 잡음 혹은 곤경에 처해 있던 사람이 훌륭하게 됨을 비유하는 말을 사회부연(死灰復燃), 죽은 뒤에 약방문을 쓴다는 뜻으로 이미 때가 지난 후에 대책을 세우거나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든다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죽어서나 살아서나 늘 함께 있다는 말을 사생동거(死生同居), 죽어야 그친다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
▶️ 魯(노나라 로/노, 노둔할 로/노)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음(音)을 나타내는 물고기 어(魚; 물고기, 로)部와 '말하다'의 뜻인 白(백; 나중에 曰로 쓰여짐)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말하는 것이 둔한 일, 바뀌어 '어리석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魯(로/노)는 ①노둔(老鈍)하다(늙어서 재빠르지 못하고 둔하다) ②미련하다 ③노(魯)나라 ④성(姓)의 하나 ⑤나라의 이름(주나라의 제후국)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완고할 완(頑)이다. 용례로는 미련하고 둔함을 노둔(魯鈍), 어리석고 미련함을 노망(魯莽), 둔하고 미련한 성질을 노질(魯質), 아내를 남편의 무덤에 합장함을 노부(魯祔), 어리석고 소박함을 노박(魯朴), 魯자와 魚자가 틀리기 쉬운 데서 글씨의 오류를 이르는 말을 노어(魯魚), 어리석고 미련함을 박로(朴魯), 거칠고 노둔함을 황로(荒魯), 글자를 잘못 쓰기 쉬움을 가르키는 말을 노어지오(魯魚之誤), 魯와 魚는 글자 모양이 비슷해 틀리기 쉽다는 뜻으로 글자를 잘못 쓰는 일을 이르는 말을 노어지류(魯魚之謬), 노양공의 창이란 뜻으로 위세가 당당함을 이르는 말을 노양지과(魯陽之戈), 魚자와 魯자를 식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무식함을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공맹孔孟의 고향이란 뜻으로 예절을 알고 학문이 왕성한 곳을 이르는 말을 추로지향(鄒魯之鄕), 두 나라의 정치가 서로 비슷하다는 말을 정여노위(政如魯衛) 등에 쓰인다.
▶️ 難(어려울 난, 우거질 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새 추(隹; 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근; 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진흙 속에 빠진 새가 진흙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는 뜻이 합(合)하여 '어렵다'를 뜻한다. 본래 菫(근)과 鳥(조)를 결합한 글자 형태였으나 획수를 줄이기 위하여 難(난)자로 바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새의 이름을 가리켰다. ❷형성문자로 難자는 '어렵다'나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難자는 堇(진흙 근)자와 隹(새 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堇자는 진흙 위에 사람이 올라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근, 난'으로의 발음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難자는 본래 새의 일종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어렵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에 어떠한 새를 뜻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새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가 왜 '어렵다'라는 뜻을 갖게 된 것일까? 혹시 너무도 잡기 어려웠던 새는 아니었을까? 가벼운 추측이기는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래서 難(난, 나)은 (1)어떤 명사(名詞) 아래에 붙어서 어려운 형편이나 처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어렵다 ②꺼리다 ③싫어하다 ④괴롭히다 ⑤물리치다 ⑥막다 ⑦힐난하다 ⑧나무라다 ⑨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⑩공경하다, 황공해하다 ⑪근심, 재앙(災殃) ⑫병란(兵亂), 난리(亂離) ⑬적, 원수(怨讐) 그리고 ⓐ우거지다(나) ⓑ굿하다(나) ⓒ어찌(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쓸 고(苦), 어려울 간(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쉬울 이(易)이다. 용례에는 어려운 고비를 난국(難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난문(難問), 어려운 문제를 난제(難題),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풀기가 어려움을 난해(難解), 일을 해 나가기가 어려움을 난관(難關), 무슨 일이 여러 가지 장애로 말미암아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음을 난항(難航),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기색을 난색(難色),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견디어 내기 어려움을 난감(難堪), 바라기 어려움을 난망(難望), 처리하기 어려움을 난처(難處), 잊기 어렵거나 또는 잊지 못함을 난망(難忘), 어떤 사물의 해명하기 어려운 점을 난점(難點), 뭐라고 말하기 어려움을 난언(難言), 병을 고치기 어려움을 난치(難治), 이러니 저러니 옳으니 그르니 하며 시비를 따져 논하는 것을 논란(論難), 남의 잘못이나 흠 따위를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을 비난(非難), 경제적으로 몹시 어렵고 궁핍함을 곤란(困難), 뜻밖에 일어나는 불행한 일을 재난(災難), 힐문하여 비난함을 힐난(詰難), 괴로움과 어려움을 고난(苦難), 위험하고 어려움을 험난(險難), 공격하기 어려워 좀처럼 함락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난공불락(難攻不落),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일컫는 말을 난망지은(難忘之恩), 누구를 형이라 아우라 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비슷함 또는 사물의 우열이 없다는 말로 곧 비슷하다는 말을 난형난제(難兄難弟), 마음과 몸이 고된 것을 참고 해나가는 수행을 일컫는 말을 난행고행(難行苦行), 어려운 가운데 더욱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난중지난(難中之難),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말을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어렵고 의심나는 것을 서로 묻고 대답함을 일컫는 말을 난의문답(難疑問答), 매우 얻기 어려운 물건을 일컫는 말을 난득지물(難得之物), 변명하기 어려운 사건을 일컫는 말을 난명지안(難明之案), 교화하기 어려운 어리석은 백성을 이르는 말을 난화지맹(難化之氓) 등에 쓰인다.
▶️ 未(아직 미)는 ❶상형문자로 나무끝의 가느다란 작은 가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나중에 분명하지 않다, 희미한 모양, 아직 ~하지 않다란 뜻에 쓰인다. 음(音)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여덟째 글자로 쓴다. ❷지사문자로 未자는 '아니다'나 '아직~하지 못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未자의 갑골문을 보면 木(나무 목)자의 윗부분에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다. 이것은 나뭇잎이 '무성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未자의 본래 의미는 '(나뭇잎이)무성하다'였다. 그러나 지금은 본래의 의미는 사라지고 '아직'이나 '없다'의 뜻으로 가차(假借)되어 쓰이고 있다. 未자는 '끝부분'을 뜻하는 末(끝 말)자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다만 末자는 끝부분의 획이 긴 반면 未자는 짧게 되어 있으니 이러한 차이점으로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未(미)는 (1)십이지(十二支)의 하나. 그 여덟째임. 양을 상징함 (2)미방(未方) (3)미시(未時) (4)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아직 다 이루어지지 않음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못하다 ②아직 ~하지 못하다 ③아니냐? 못하느냐? ④여덟째 지지(地支) ⑤미래(未來), 장차(將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비(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그 동안이 그리 오래지 아니함을 미구(未久), 아직 오지 않은 때를 미래(未來), 아직 다 갖추지 못함을 미비(未備), 편안하지 아니함을 미편(未便), 아직 끝마감을 하지 못함을 미감(未勘), 아직 미치지 못함을 미급(未及), 아직 도착하지 아니함을 미도(未到), 끝을 다 맺지 못함을 미완(未完), 아직 작정하지 못함을 미정(未定), 아직 결혼하지 아니함을 미혼(未婚), 돈이나 물건을 아직 다 거두어들이지 못함을 미수(未收), 아직 결정되거나 해결되지 아니함을 미결(未決), 열매가 채 익지 못함을 미숙(未熟), 정한 수효나 정도에 차지 못함을 미만(未滿), 아직 정하여지지 아니함을 미연(未然), 아직 넉넉하지 못함을 미흡(未洽), 아직 모름을 미지(未知), 아직 다하지 못함을 미진(未盡), 아직 내지 못함을 미납(未納),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미증유(未曾有),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란 뜻으로 과부가 스스로를 겸손하며 일컫는 말을 미망인(未亡人), 겨우 목숨만 붙어 있는 송장이라는 뜻으로 다 늙어 빠져서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미랭시(未冷尸), 비가 오기 전에 올빼미가 둥지의 문을 닫아 얽어맨다는 뜻으로 화가 싹트기 전에 미리 방지함을 이르는 말을 미우주무(未雨綢繆), 인지認知가 깨이지 못한 겨레를 일컫는 말을 미개민족(未開民族), 아직도 속된 습관을 버리지 못하였다는 뜻으로 한번 물든 속물 근성은 버리기 어렵다는 말을 미능면속(未能免俗), 그 동안이 오래되지 않고 가까움을 일컫는 말을 미구불원(未久不遠), 모든 일에 밝아도 오직 한 부분만은 서투름을 일컫는 말을 미달일간(未達一間), 아직 듣지 못한 일을 일컫는 말을 미문지사(未聞之事), 그렇지 않은 바가 아님을 일컫는 말을 미상불연(未嘗不然), 아직 그렇게 되기 전을 일컫는 말을 미연지전(未然之前), 옳지 않다 할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미위불가(未爲不可), 누가 옳은지 모름을 일컫는 말을 미지숙시(未知孰是), 아직 동서의 방위도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도리를 통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미변동서(未辨東西) 등에 쓰인다.
▶️ 已(이미 이)는 ❶상형문자로 본디 지지(地支)의 巳(사)와 같고 뱀 모양을 본떴으나 그와 구별하여 已(이)라 쓰며, 그 음(音)을 빌어 이미, 그치다, 따름 따위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已자는 '이미'나 '벌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已자는 己(자기 기)자와 매우 비슷하게 그려져 있다. 다만 已자는 己자보다 삐침이 조금 올라와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已자는 본래 다 자란 태아를 그린 것이었다. 已자에 '이미'나 '벌써'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배 속의 아이가 다 자라 이미 출산이 임박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의 已자는 '이미'나 '벌써'라는 뜻 외에도 '매우'나 '반드시', '이것'과 같은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已(이)는 ①이미, 벌써 ②너무 ③뿐, 따름 ④매우, 대단히, 너무 ⑤반드시 ⑥써, 써서 ⑦이, 이것 ⑧조금 있다가, 그 후 얼마 되지 아니하여 ⑨병이 낫다 ⑩말다, 그치다, 그만두다, 끝나다 ⑪용서하지 아니하다, 불허하다 ⑫버리다, 버려두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미 기(旣)이다. 용례로는 오래 전이나 그 전을 이왕(已往), 이미 결정했거나 결정됨을 이결(已決), 지나치게 심함이나 정도에 지나침을 이심(已甚), 이미 준비하여 마침을 이계(已戒), 이미 과거에 급제함을 이과(已科), 국가에 대하여 진 빚을 탕감하여 주는 일을 이채(已債), 이미 통과하였거나 통과됨을 이통(已通), 이미 오래 됨을 이구(已久), 이미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이귀(已歸), 이미 지나간 일을 이사(已事), 해가 이미 서쪽으로 기욺을 이서(已西), 벌써 앎이나 이미 앎을 이지(已知), 이미 다하거나 끝남을 이진(已盡), 이미 기재를 완료함 또는 이미 적재를 완료함을 이재(已載), ~할 따름이나 ~뿐임 또는 ~일 따름임을 이이(而已), 마침내 이미를 과이(果已), 이미를 기이(旣已), 이미 알고 있는 수를 일컫는 말을 이지수(已知數), 마지못하여 또는 하는 수 없이나 어쩔 수 없이를 일컫는 말을 부득이(不得已), 연으로 인하여 생기는 결과를 이르는 말을 연이생(緣已生), 마지 못하여나 어쩔 수 없이를 이르는 말을 불획이(不獲已), 마지 못하여 할 수 없이를 이르는 말을 비득이(非得已), 쏘아 놓은 살이란 말로 한번 저지른 일은 다시 고치거나 중지할 수 없다는 뜻의 속담을 이르는 말을 이발지사(已發之矢), 이미 깨어진 시루라는 뜻으로 본래의 상태로 돌이킬 수 없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이파지증(已破之甑), 이미 지나간 일을 이르는 말을 이과지사(已過之事), 이미 지나간 일을 이르는 말을 이왕지사(已往之事), 이미 그렇게 된 일을 이르는 말을 이연지사(已然之事), 일이 매우 급박하여 어떻게 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박부득이(迫不得已), 시루가 이미 깨졌다는 뜻으로 다시 본래대로 만들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증이파의(甑已破矣), 죽어야 그친다는 뜻으로 죽을 때까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을 이르는 말을 사이후이(死而後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