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사생활
경제학자란 늘 냉정하고, 돈만 생각하며, 모든 것에 경제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계산기를 두들겨봐야 직성이 풀리는 인간쯤으로 생각하는 것이 우리들의 보편적인 생각인데, 사실 우리의 삶에서 매순간 최선의 것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결단을 내린다. 경제학이 아닌 것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학은 인간의 일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는 5분만 더 누워 있을까 아니면 일어나 산보를 나갈까
점심은 자장면, 아니면 곰탕, 아니 그냥 밥집을 갈까
식후 커피를 아니면 다른 것을
모임에 지하철을 탈까 버스나 걷기를 할까 등등
한쪽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동적으로 다른 쪽을 포기한다는 의미로 우린 고민을 하다 결정을 내린다. 그것이 최선의 만족을 이끌어낸다면, 그것이 바로 경제적인 선택이고 계산이다.
이것은‘두 가지 대안 중에서 어떤 선택이 내 이익을 극대화시킬지 계산하고 있다’ 할 수 있다. 경제학은 동기에 반응한다는 개념을 갖는데 이는 인간이 효용성 즉 이익의 극대화를 원한다는 성찰에서 기인한다. 이는 동기가 직접적으로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결과다. 경제학자란 이익을 최우선하는 계산기는 아니다. 우리의 사고체계에서 하나의 카테고리일 뿐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우리는 만족스러운 해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악마의 경제학, 미라미드 시스템
멍청이는 맨 마지막에 물건을 샀지만 그 것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을 때가 된다. 피라미드 시스템은 사기꾼들이 사람에게 쉽게 돈을 빼앗는 하나의 속임수로 이 가장 지독한 멍청이 이론을 토대로 한다.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발기인은 밑에서 판매하는 다른 회원의 매상에서 지분을 받는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는데 피라미드의 높은 계급에 있을수록 다른 사람에게서 보다 많은 지분을 받게 된다. 인생에서 종종 그렇듯, 개는 맨 마지막 사람만 문다. 그는 누구에게도 지분을 받지 못한다. 그 피라미드의 맨 밑바닥에 가장 지독한 멍청이가 있는 것이다.
예로 고대 왕이 체스 발명가에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하자. 그는 체스판 칸마다 쌀알의 수가 두 배로 증가하도록 해서 그만큼의 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즉 첫 번째 칸에 쌀알 1개를 놓고, 두 번째 칸에는 2개, 세 번째 칸에는 4개…….이런 식으로 말이다. 왕은 그의 소박함에 기뻐했다. 그러나 그의 소원은 절대 소박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11번째 칸은 1,024개 그리고 30번째 칸은 거의 5억 3,700만 개였기 때문이다.
국가가 주도하는 피라미드 시스템, 국민연금보험
독일은 피라미드 게임이 금지돼 있다. 국민연금은 두 번째 세대가 낸 회비에서 첫 번째 세대에게 월급을 지급한다. 그리고 두 번째 세대에게도 월급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다만 그 돈은 그들 다음, 즉 세 번째 세대가 낸 회비에서 나온다.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그러나 회비 납부의 피라미드가 어느 순간 끝나면, 이 시스템 역시 끝이 난다. 국민연금보험의 가장 큰 문제는 국민 피라미드가 점점 뒤죽박죽이 돼간다는 점이다. 국가가 이전의 회비 납부자에게 약속한 연금을 감당해줄 새로운 회비 납부자의 수가 심각하게 감소하고 수급자의 나이가 들어나 장기화하는 점으로 우리 정치인은 이런 점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
우리는 만나는 사람마다 휴대폰 번호를 물어대니 없다고 하면 상대자가 ‘진보를 증오하는 석기시대 무정부주의자’로 인식되지 않으려면 내가 양보하고 휴대폰을 사야겠다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그러자 통신사들은 휴대폰을 공짜로 나눠주기 시작한다. 거의 공짜 가격에 나눠주는 휴대폰이 전 국민에 퍼진다. 이동통신사의 의도는 빠르게 더 많은 사람들이 이동통신을 하고 네트워크 외부효과가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이제 시장이 정복되면 즉 누구나 휴대폰을 가지면 소비자는 값 싼 단말기와는 작별을 고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공짜나 다름없었던 단말기로 인해 아낀 돈보다 훨씬 많은 돈을 이 통사에 지불해야 한다.
보험회사가 난폭 운전자와 신중한 운전자를 구별하기 위해 보험금에 자기분담금제도를 만들었다. 자기분담금을 많이 책정하는 사람은 스스로 사고 리스크가 작다고 여기므로 , 보험사는 그에게 유리한 요금을 부과해도 된다. 반면 자기분담금을 조금 책정하는 사람은 음주나 자살 성향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보험료를 불리하게 설계한다.
우리는 할인 판매라는 이름의 사기극에 이제는 무감각하다. 할인가와 저렴한 가격은 같은 뜻이 아니다. 사용료도 어떤 경우이든 무료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시청하는 시청료는 우리가 이미 충분히 내고 있다. 우리는 복권을 은근히 기대하면서 사곤 한다. 복권판매자는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우리가 로또에 당첨될 확률은 거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인이란 냉철한 계산으로 자신들에게 맡겨진 세금을 주의 깊게 다뤄서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심장의 명령을 따를 수 있는 사람들이다. 따듯한 심장은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 그러면 경제학자는 과연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이 늘 빗나가는 이유는 있나?
예측이 들어맞으려면 예측을 많이 하는 것이다. 즉 가능한 예측을 하는 것이다. 여러 발의 엽총을 발사하고 그 가운데 과격에 박힌 탄알만을 당신의 뛰어난 사격술의 증거로 제시하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인간은 병적으로 패턴에 집착한다. 주가 예측은 예측으로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훌륭한 사례다. 주가를 예측하려면 차라리 룰렛을 돌려라. 우리는 사건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 이런 사건들은 확률이 있어야 하지만 이런 확률은 도대체 예측할 수가 없다. 사건은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 예측전문가들이 대세를 따를 때 나도 그렇게 하며 그렇게 했을 때 내 상황이 다른 사람보다 더 나빠질 리는 없다. 역으로 해도 그렇다. 용감한 전략은 아니지만 덕택에 일자리를 잃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다음에 전문가들이 2040년에 더 이상 일자리가 없다거나 주가가 20%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소리를 하거들랑, 그 전문가의 결론 도달 과정을 캐 봐라 그리고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예측이 종적을 감췄는지 떠올려 보면 된다.
2017년 12월 15일
경제학자의 사행활 요약
하 노벡 지음 /박히라 옮김
와이즈맵
첫댓글 인간은 항상 고민을 앞세우고 사는 것이며
그 고민을 놓고 이것이야 저것이야 다지면서 사는 것이지요.
‘경제학자의 사생활’을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