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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stav Mahler
Das Lied von der Erde
大地의 노래
Symphony for alto(or baritone) tenor & orch
말러의 제자이자 말러를
‘성자’로 여긴 쇤베르크가 그린 ‘구스타프 말러의 매장’
한스 베트케가 번역한 시집 <중국의 피리>를
읽은 말러는 여기에 담겨진 동양적 체관과
현세에의 애착이 교차되는
묘한사상에 깊게 공감,이중 6편을 골라 테너,
알토 독창을 동반한 교향곡을 작곡하게된다
이 6편은 이백의 시
<대지의 애수를 노래하는 술노래>,
전기의 시 <가을에 쓸쓸한 자>,
이태백의 <청춘에 대하여> <
아름다움에 대하여> <봄에 취하는 자>,
종악장에 맹호연과 왕유의 시에 의한
<고별>이며 작품도 시에 따라 6악장
구성으로 이중 제1, 3, 5 악장은 테너,
제2, 4, 6 악장은 알토 독창으로 연주된다.
예술은 상당부분 유기적으로 얽혀있고
그래서 많은 곡들을 음악으로만 이해하면
부족할 때가 많다. 특히나, 말러처럼
리트(Lied)를 무차별적으로 활용하는
경우에서 가사가 의미하는 문학성도 곡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일
것이다. 바그너가 추구했던 종합예술로서의 악극은
음악과 철학과 문학이 만들어내는 말그대로
종합예술인 것이다.
독일에는 세계적인 철학자 니체가 있었고
니체는 바그너의 절친이었으며 바그너의 많은
오페라들을 듣고 평을
해주기도 했다. 니체가 바그너의 무한선율에
열광할 때 바그너는 니체에게 열광했다.
그들의 관계가 무지 중요했고
바그너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니체를 알아야 했기때문에
오죽하면 <니체와 바그너>라는 책이 있다.
그런데 말러 역시 니체를 알지 못하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브람스나 브루크너나 바그너나
말러가 살아간 시대의
독일의 사상과 철학을 -- 아니 세계의 철학을 --
뒤흔들고 있었던 사람들 중에 니체가 있다.
음악만 붙들고 있지말고
니체의 처녀작 <비극의 탄생>에서부터 말러의
긴 교향곡을 듣는 기분으로,
바그너의 19시간짜리 악극을 듣는 인내심으로,
마지막 책 <권력에의 의지>까지를 읽어보라.
그리고 나서 말러와 바그너를 들으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가 말하는 <대지의 뜻>이, 말러의
<대지의 노래>와 나름 심각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될 것이고, 누가 번역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지의 노래>가 아주 철학적이고
문학적이고 음악적임을 인정하지 않겠는가?
<그들>이 말하는 <대지>에는
상당히 복합적인 철학이 함축되어 있다.
<그들>에게 있어서 <대지>는 "현세"나
"이승"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서
<출발>하여 긴긴 세월 서구의 역사를 지배해온
기독교적인 모든 개념에 대한 총체적인 대비개념이
<대지>인 것이다.
한마디로, 기독교적 <신>과 <내세>와
<구원>에 대한 한낱 인간들의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반항"적 개념인
것이다. 따라서, <이승의 노래>
또는 <현세의 노래>라는 1차원적 번역보다는
<대지의 노래>라고 번역함이
Three Dimensional 한 3차원적,
입체적 `근이며 나는 이에 대해
아주 훌륭한 완벽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을 공부한 사람들에게 <대지>는
그저 물리적인 <땅>이 아닌 것이다
I. Das Trinklied von Jammer der Erde
대지의 애수를 노래하는 술노래
원시 <비가행>(悲歌行), 이태백
悲來乎, 悲來乎! 슬프고, 슬프도다!
主人有酒且莫斟, 주인장, 여기 술 있으니 사양하지 말고
廳我一曲悲來吟. 내 노래 슬프거든 시를 읊으시오.
悲來不吟還不笑, 슬퍼지는데 읊지 않고 또 웃지ㄴ도 않으니
天下無人知我心. 하늘 아래 내 마음을 알아줄 이 없구려.
君有數斗酒, 그대는 술을 드시오,
我有三尺琴, 나는 금(琴)을 타겠소.
琴鳴酒樂兩相得, 금 소리와 술의 즐거움은 서로 어울리니
一杯不 千鈞金. 한잔 술은 천금보다 낫도다.
悲來乎, 悲來乎! 슬프고, 슬프도다!
天雖長, 地雖久, 하늘은 높고 땅은 끝이 없으나
金玉滿堂應不守. 금옥 보물 집에 가득해도 지킬수 없고.
富貴百年能幾何? 부귀 백년인들 그 얼마나 되는가?
死生一度人皆有. 죽음과 삶은 모든 이가 한 번 겪어야 하는 것.
孤猿坐啼墳上月, 외로운 원숭이 달빛 무덤 위에서 울고 있소
且須一盡杯中酒. 이 잔의 술을 한 번에 마시게나
이백(李白)의 시 ‘비가행'(悲歌行)’에 기초하고 있다.
3/4박자로 주조성은 A단조이다. 텍스트는 전체 4절이며,
이 가운데 1~2절이 제시부, 3절과 4절이
각각 발전부와 재현부에 해당한다.
내용은 간단히 말해 백년도 못 살
삶인데 무엇 하러 욕심을 부리느냐는 것이다.
호른의 호방한 팡파르에 이어 격렬하게 일그러지며
휘몰아치는 현과 금관은 장쾌하면서
동시에 강렬한 비탄을
느끼게 하며, 섬세한 전개부를 거쳐 등장하는
재현부에서는 테너와 관현악 모두 격앙된
태도로 울부짖는다. 코다
에서는 호른의 팡파르가 다시 울리고
둔하면서도 단호한 트롬본의 저음이 악장을 마무리한다.
이 악장의 각 절을
마무리하는 행, ‘삶은 어둡고 죽음 역시 그러하다'
(Dunkel ist das Leben, ist der Tod)는
구절은 이백의
원시에서는찾을 수 없을 만큼 철저하게 어두운
색채를 띠고 있는데,
말러는 특히 이 구절에 공을 들여 잊을 수
없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II. Der Einsame im Herbst
가을에 쓸쓸한 자
Herbstnebel wallen bl?ulich ?berm See;
Vom Reif bezogen stehen alle Gr?ser;
Man meint', ein K?nstler habe Staub vom Jade
?ber die feinen [Bl?ten]1 ausgestreut.
Der s?ße Duft der Blumen is verflogen;
Ein kalter Wind beugt ihre Stengel nieder.
Bald werden die verwelkten, goldnen Bl?tter
Der Lotosbl?ten auf dem Wasser ziehn.
Mein Herz ist m?de. Meine kleine Lampe
Erlosch mit Knistern;
[es gemahnt mich an den Schlaf.]2
Ich komm zu dir, traute Ruhest?tte!
Ja, gib mir [Ruh]3, ich hab Erquickung not!
Ich weine viel in meinen Einsamkeiten.
Der Herbst in meinem Herzen w?hrt zu lange.
Sonne der Liebe, willst du nie mehr scheinen,
Um meine bittern Tr?nen [mild]4 aufzutrocknen?
가을 안개가 푸스름히 호수 위에 인다.
풀은 이슬에 흠뻑 젖어 있다.
마치 이름난 명사가 아름다운 꽃에
비취가루를 뿌린 듯하다.
꽃의 달콤한 향기는 사라지고
차가운 바람이 줄기는 휜다.
이제 곧, 시든 황금빛 연꽃잎이
물 위에 떠오르리라.
나의 마음은 지쳤다.
나의 작은 등불은 바작바작 소리를 내며
꺼져가고 잠이 엄습해 온다.
편안한 안식처여, 너에게 내가 가리니.
내게 휴식을 다오. 나에게는 안식이 필요하다.
나는 고독 속에서 한껏 울리라.
내 마음 속의 가을이 너무나 길다.
사랑의 태양이여,
다시 한번 떠오르지 않으려는가.
나의 애처러운 눈물을 부드럽게
마르도록 해주지 않겠는가.
가을에 쓸쓸한 자 (Der Einsame im Herbst)
北風掃荷香 북풍은 연꽃 향기를 쓸어가 버리는구나.
含情紡織孤燈盡 정성드려 베를 짜매 외로운 등불이 꺼져가고,
拭淚相思寒漏長 님 생각에 흐르는 눈물 닦아도 끝이 없네
效古秋夜長 엣날을 생각하니 가을 밤은 한없이 길고
階前碧雲靜如水 처마 위에 흰 구름은 물처럼 깨끗하다,
月照棲烏啼鳥起 달님은 까마귀집과 지저귀는 새를 비춰주네.
誰家少婦事鴛機 지금은 어느 집의 젊은 부인의 원앙 좋은 때
錦幕雲屛深掩扉 비단 장막과 구름 병풍과 깊은 문에 가려져,
白玉窓中聞落葉 옥 같이 흰 창문 밖에 낙엽 소리 들리는데,
應憐寒女獨無衣 의지할 데 없이 홀로 된 여인의 차디찬
마음이 어찌 가련하지 않으리오.
- 원작이 전기(錢起)의 작품이라고 명기되어 있지만
현재로서는 원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국내에서 찾아 읽을
수 있는 '전기'의 작품 수가 워낙에 미미할 뿐더러,
이와 유사한 분위기를 지닌 시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일부 음악 해설서에는,
아예 원작자 미상으로 되어있기도 하다)
전곡을 교향곡으로 볼 경우 6악장과 더불어
느린 악장에 해당한다. 3/2박자로 D단조이다.
베트게는 원작자를
‘Tschang-Tsi’로 표기했는데 이것이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확실치 않다. 당나라 시인
전기(錢起)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그의 시 가운데 이와 비슷한 것은 없다고 한다.
고요히 물결치는 바이올린 음형이 지배하는
A섹션과 비교적 온화하고 풍요로운 악상이
등장하는 B섹션이
교대로 이어진다. 가을날 고독 속에 슬피 울면서
눈물을 말려줄 사랑의 태양을 기다리는
남자의 탄식을 노래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이 악장은
남성 성악가가 노래하는 게 더 실감나게 들릴 수 있다.
실내악적으로
대단히 섬세하게 짜인 악상은 매우 애상적이고
쓸쓸하게 들린다.
Mitten in dem kleinen Teiche
Steht ein Pavillon aus gr?nem
Und aus weißem Porzellan.
Wie der R?cken eines Tigers
W?lbt die Br?cke sich aus Jade
Zu dem Pavillon hin?ber.
In dem H?uschen sitzen Freunde,
Sch?n gekleidet, trinken, plaudern,
Manche schreiben Verse nieder.
Ihre seidnen ?rmel gleiten
R?ckw?rts, ihre seidnen M?tzen
Hocken lustig tief im Nacken.
Auf des kleinen Teiches stiller
[Wasserfl?che]1 zeigt sich alles
Wunderlich im Spiegelbilde.
Alles auf dem Kopfe stehend
In dem Pavillon aus gr?nem
Und aus weißem Porzellan;
Wie ein Halbmond [steht]2 die Br?cke,
Umgekehrt der Bogen. Freunde,
Sch?n gekleidet, trinken, plaudern.
* 원시 2, <送別>, 왕유
下馬飮君酒 말에서 내리시게나, 그대에게 술을 따르리니
問君何所之 그대에게 묻노니, 어디로 가시는가.
君言不得意 그대는 말하기를, 뜻을 얻지 못하여
歸臥從南山 종남산 기슭에 은둔하러 가노라 하는구나.
但去莫復問 그렇다면 가야지 다시 묻지 않으리니
白雲無盡時 그곳엔 흰구름 걷힐 때 없으리라.
Janet Baker, alto
Waldemar Kmentt, tenor
Rafael Kubelik, conductor
Symphonie-Orchester des Bayerischen Rundfunks
(1970년 녹음)
말러는 중국의 시집 <중국 피리>를 텍스트로 삼아 <대지의 노래>를 작곡했다. 위 그림은 송나라 시대 피리를 불고 있는 궁정악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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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늘 서울시향의 좋은 연주와 함께 미리 듣게해주시니 참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