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2. 9. 23. 금요일.
아침에는 흐렸던 날씨가 오후 들어와 햇볕이 나면서 밝아졌다.
하지만 기온은 서늘해져서 전형적인 가을날씨이다.
<아름다운 5060카페>'삶의 이야기방'에서 카페지기 심해 님이 '넝마주이'라는 낱말을 몇 차례 쓰시는 글을 읽었다.
'넝마주이'는 도시 뒷골목에서 쓰레기통에 있는 폐지 등을 모아서 이를 되팔아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뜻한다.
도시의 빈민층이나 이런 작업을 한다.
내가 기억하는 1960년. 대전 중심지 은행동에서는 넝마주이들이 제법 많았다.
또 1960년대 말 서울의 도심지에서도 넝마주이들이 무척이나 많았다.
2022년인 지금.
나는 특별시인 서울에서 산다.
서울 송파구 석촌동 삼전동 일대의 주택가를 걷다가 리어커에 폐지를 잔뜩 모아서 힘겹게 끌고 가는 노인네를 본다.
또한 그런 폐지, 고물 등을 수거하는 고물상이 있는 뒷편도 지나간다.
인터넷으로 '넝마주이, 소마, 똥통' 등 사회의 밑바닥에서 쓰는 용어, 사라지는 용어를 검색하다가 아래 글을 발견했다.
오래 전에 쓰다가 중단한 내 글이다.
과거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기에 퍼서 여기에 올린다.
사라지는 언어들(미완)
최윤환
1949년 1월에 태어난 나와 1981년 12월에 태어난 아들과의 나이 차이는 32년이다. 한 집안에서 늘 함께 살았으므로 부자간의 언어가 엇비슷할 것 같지만 실은 무척이나 다르다.
나는 1950년대 농촌 초가집에서 컸으며, 1960년부터 도회지대전)로 나간 나와는 달리 내 아들은 대도시에서 태어나 줄곳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다. 일상적인 언어는 별다른 차이가 없으나 옛 생활과 문화를 말할 때는 사뭇 다르다.
내가 성장한 배경과 자식이 성장한 배경에는 참으로 골이 깊다는 뜻.
1950년대, 60년대, 70년대 초까지 촌 아이였던 내가 겪었던 농촌문화와 대도시 최첨단 문명이기에 익숙한 아들과의 문화적인 갭은 크며, 그 결과도 이질적이다. 내가 지금껏 기억하는 농촌언어. 아들에게 전수하지 못한 채 조만간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언어도 쓰지 않으면 녹이 슬어서 사라진다.
1. 농사 :
바심, 낫갈리, 볏단, 밭이랑, 고랑, 뚝방, 어덕, 모판, 모내기, 모 찌다(모를 심기 위해서 모판에서 어린 묘를 몇 개씩 찢는다), 논두렁, 밭두렁, 구렛논, 상답/ 하답, 천수답, 마른가리, 물꼬, 물꼬싸움, 둠벙, 이엉, 용마루, 용마름, 툇마루, 대청, 세벌 김매기(지슴), 퇴비, 두엄, 겨, 쌀겨, 보릿겨, 보리땁쌔기, 꺼럭, 까스래기, 깜부기, 씻나락, 외양간, 문주방, 둥우리, 홰치다, 짚쑤세미, 지프락지. 검불, 먼산나무, 조앙신, 원두막, 콩서리/참외서리/수박서리/닭서리,
2. 농촌연장/생활용품 :
볏단, 쟁기, 구르마(달구지), 삼태미, 구럭, 죽가래, 석가래. 당그레, 부지깽이, 소마, 소마통, 여물, 여물통, 구유(구수), 렝가, 동아밧줄, 쩐지대, 모싯대, 찬장. 등잔, 등잔대, 화롯불, 화로.부젓가락, 불삽, 부뜨막, 아궁이, 부억짝, 멍에, 코뚜레, 싸립문, 댓문, 헛광숫기와, 암기와, 방고래, 구들장, 아랫목, 윗목, 소쿠리, 소반, 얼맹이, 고리짝, 침목, 요강, 설강, 찬장, 사기그릇, 놋그릇, 동이, 물동이, 간수(소금에서 배어나온 액체.... 두부를 엥기는 데 사용), 장독, 장독대, 장꽝, 술독, 트레박- 펌푸, 똥아리(항아리를 머리 위에 있었을 때 완충역할을 하도록 짚으로 만든 것), 가마니틀, 바디(가마니나 삼베를 짤대 쓰는 기구), 왜낫, 육철낫(조선낫), 모루(대장깐에서 연장을 두둘기거나 불필요한 쇠끝을 잘라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구), 망치(마치), 끌, 뒤주, 쌀뒤주, 바작, 작대기, 바지랑대, 가마니, 지게, 똥장군통, 풍구, 쇠풍구, 장도리, 꽉꾸리, 자귀, 절구, 절구통, 절구대, 디딜방아, 연자방아, 방앗간, 물레방아, 약탕기(약탕그릇), 삼발이, 등잔, 석유등잔, 호야등, 남포등, 타래, 멍에, 소신발, 소거적(겨울철 소 등에 덮어쒸우기 위해 짚으로 만든 멍석), 말/됫박, 가마니, 섬(한 가마), 작두, 발작두, 손작두, 쟁기, 보습
3. 언어변천;
똥수간 - 변소 - 화장실, 비암- 뱀, 짚신 - 검정고무신- 흰 고무신- 운동화 - 구두 -새로운 형태의 운동화와 구두, 도야지- 돼지, 가이- 개, 퇴끼- 토끼, 미류나무- 미루나무, 무수 - 무우- 무, 배차- 배추, 짠지 - 배추김치, 지에무시(큰 트럭), 송구(소나무 순), 삘기, 잡기장/필기장 - 노트, 야바위/야바위꾼, 먼산나무,
4. 사회상:
이, 서캐, 벼룩, 빈대, 술청, 작부, 주모, 주막강아지, 술독, 고주망태, 막걸리, 화토, 판전, 상이용사, 싸전, 송방/점방, 가이생놀이, 고누, 모시, 장작, 와비, 석비, 문인석, 무인석, 동자석, 갓석, 상석, 비석, 혼유석, 오석, 곡장, 제초석, 청석,벼룻돌, 가르마, 고시레, 무당, 푸닥거리, 서낭당(성황당), 송장, 상여집, 요령, 만장, 고시레, 문풍지, 한지, 창호지, 풍물, 농악대, 걸립(정월 대보름에 ....), 쥐불놀이, 포대기, 기저귀, 비루(맥주), , 동동구리무, 아주까리기름, 동백기름, 쪽빗, 참빗, 얼레빗, 버선, 짚신, 쇠전(소 판매 시장), 징검다리, 삿다리(섶다리), 유성기(삐삐선으로 연결한 라디오 나오기 이전의 ,,,,), 방죽골, 새암배미, 독살, 썰물, 밀물, 물총/딱총(신누대로 총신을 만들고, 총신 끝에 팽나무 열매를 틀어막아서 총알로 쏘는 장난감, 눙구렁이, 물뱀, 방아개비, 물방개, 복졸, 삼줄, 치성들이다. 삼신할매, 동티나다/부정타다, 누룩, 멧돌, 신기리장수, 처마, 군불, 화롯불, 포대기, 발동기, 확, 자수통, 구정물,
5. 도회지 :
넝마, 넝마주이, 루핑찝(종이에 콜타르를 묻힌 것/ 지붕으로 대용), 연탄찝게, 19공탄, 조개탄, 석유곤로, 전기곤로,
2008. 3. 30. 일요일.
감기 걸렸다는 핑계로 집안에 틀여 박혀 있자니......
용어들만 조금 나열합니다. 다듬어야겠지요. 다듬으면 그런대로 쓸만한 글감이 될 겁니다.
첫댓글 언어는 그 당시 사회의 한 단면이지요.
댓글 고맙습니다.
예...
그 당시의 사회상을 나타내겠지요.
쭉 읽다보니 저도 모르는 언어가 많습니다.
특히 농촌관련 용어는 모르는 언어가 수두룩.
언어는 시대상을 반영한다는데,
정말 요즘 아이들의 함축 언어들은 더 더욱 알수가 없으니요.
사극을 보면 지금 안 쓰는 말들도 더러 나오는 걸 보면
사라지는 언어들이 후일엔 사전 속에서나 존재하는 언어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 많은 단어들을 어찌 다 기억하시고 기록 하신건지도 신기해요.
댓글 고맙습니다.
요즘 신세대, 도시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런 낱말 모르겠지요.
제 손녀...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도 영어로 쏼라쏼라하대요. 영어 동화책 원서를 영어사전도 없이 읽는다는 뜻.
50살까지 영어공부한 할아버지보다 더 유창하대요.
사라지는 토박이말을 다소라도 보존했으면요.
문학 등을 통해서라도.
어릴 적 대문앞
신작로에서 놀던 때가
생각나는 일상의 언어들~
댓글
고맙습니다.
대문앞., 신작로...
'신작로'가 무슨 뜻인지를 저는 압니다.
제 입말에도 신자로;;;; 60여 년 전에 들었던 낱말...
삭제된 댓글 입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언어....
민족의 역사이지요.
장구한 세월과 너른 지역을 거쳐서 흘러온 문화유산이지요.
그런데 요즘 신시대의 언어는 괴상하더군요.
옛것을 보존하고, 순화 승화시켜서 세계로 벋어나갔으면 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우리나라의 말과 글, 생활풍속들이 세계로 더욱 전파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