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가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가 있다면? 100년이 넘는 야구역사에서도 이런 투수는 등장한 적이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하지만 이승엽은 24일(한국시간) 무려 224㎞의 공을 상대해 보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시카고 컵스는 이날 피칭머신을 이용한 새로운 타격훈련을 시험했다.
훈련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타자를 타석에 세운 뒤 테니스공을 이용해 시속 140마일(225.4㎞)부터 90마일(145㎞)까지를 차례로 던진다.그냥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공마다 색깔이 다른 숫자들을 써놓고 타자들에게 이를 식별하도록 요구한다. 이 훈련을 지도한 컵스 레온 리 스카우트(극동담당)는 “100마일(161㎞)이 넘는 공을 한참 동안 바라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평균인 90마일을 빠르다고 느끼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 또 공에 쓰여진 숫자를 보면서 집중력도 키워줄 수 있다”고 훈련 효과를 설명했다. 컵스는 몇 차례 더 시험을 거친 뒤 이를 정규 훈련 프로그램에 넣을 계획이다. 한편 이승엽은 “정말 무시무시한 경험이었다. 타격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기
이승엽은 이전에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재작년 겨울,모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피칭머신에서 날아오는 공에 쓰여진 숫자를 맞추는 게임을 했었다. 당시 이승엽은 상대팀이었던 개그 듀오 클놈에게 져 체면을 구긴 바 있다. 물론 패인은 장비 미숙으로 숫자를 일정하게 앞으로 향하게 하지 못한 제작진에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