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도일보] “마치 별장에 온 것처럼 편안하고 좋아요. 직원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미안할 정도랍니다.”
지난 4일 관저동에 사는 주부 나지해씨가 친구 이충희씨(선화동)가 입원해 있는 유성 성세병원에 병문안 왔다가 병원 마당 한 곳에 위치한 온천수 족욕탕에 발을 담근 채 이렇게 말했다.
위가 아파 입원했다는 이충희씨는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앞마당에 놓인 족욕탕속에 발을 담그고 30분씩 앉아 있다보면 따뜻한 온천물이 피로를 풀어주면서 혈액순환도 잘되고 마음이 편안해져 너무 좋다”고 말했다.
같이 족욕 중이던 반석동에서 온 친구 김인숙씨는 “병원 같지 않고 휴양지에 온 것 같다”며 “마당의 화초를 가꾸고 물고기를 기르며 친절하고 자상하게 대해주시는 원장님이 처음에는 일용직 직원아저씨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사회복지법인 성재원(이사장 박이영)이 장애인들의 재활 치료를 위해 유성홍인호텔과 충남대학교 사이에 성세병원(원장 남정훈)을 개업한지 어언 1년째를 맞이하면서 이곳의 그림 같은 조경과 편안한 분위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학을 마치고 대한항공에 입사해 세계 각국을 무대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남정훈 원장은 전쟁고아와 장애아동들의 대부이던 성재원 설립자 고 남시균 박사의 장남이다. 선친의 별세 후 효성이 지극한 남 원장은 서울에서의 화려한 직장생활을 접고 어머니인 박 이사장을 돕기 위해 낙향하기에 이른다.
이후 유성구 용계동에 위치한 성재원에서 24시간 숙식을 함께 하며 쾌적하고 아름다운 주변 환경을 조성하고 직원들에게 친절서비스 마인드를 심어주는 등 장애아동들의 재활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해오던 남 원장은 성세재활병원을 용계동에서 지금의 자리로 옮기게 되면서 그의 박애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할 역작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남 원장은 병원 건물 곳곳을 그의 열정과 땀과 정성으로 채워넣었다.
마당 한곳 온천족욕탕 옆에는 졸졸졸 시냇물이 흐르고 그 위에는 황금빛 금붕어와 다슬기.미꾸라지가 유영하고 있다. 연못 위에는 아름다운 연꽃이 선홍색의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잘 다듬어진 잔디 위 형형색색 파라솔위로는 싱그러운 바람과 한줄기 햇빛이 부서진다. 밤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지나다니고. 정원 한 켠에서는 시원한 분수가 오색의 향연을 벌이고 있다. 정원 곳곳의 잔디위로는 향기로운 꽃내음이 코를 간지럽힌다.
일주일에 두번 가든파티가 이 곳에서 열려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과 직원들이 한데 어울려 바비큐 파티를 즐긴다. 꿈속의 휴양지 같은 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다정다감하기로 소문난 남정훈 원장은 장기입원 환자들이 퇴원할 때면 환자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따뜻하고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느낀 환자들은 이웃에게 이러한 감동을 전해준다. 말 그대로 이상적인 꿈의 병원을 이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비영리법인으로 운영되다보니 환자도 만족스럽고 병원도 만족스러운 이상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점심은 야외에서 가든파티로 즐길수 있고. 일요일 아침은 아메리칸 블랙퍼스트가 제공되고 있다. 남정훈 원장은 공원속의 병원으로 유명한 푸르메 재단을 예로 들며 “일본의 노이병원,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국립재활병원 등을 벤치마킹했다”고 소개했다.
“아침에 할머니들이 일어나시면 병원 앞 텃밭에서 배추를 키우고 파와 깻잎. 무를 경작하시죠. 모를 심어 오리농법으로 키우기도 합니다. 우렁이와 미꾸라지를 만나실 수 있어요. 자연친화적 환경속에서 환자분들은 재활에 대한 의지를 다질 수 있지요. 비영리법인이지만 영리법인같은 환경으로 꾸미고 최상의 환경 속에서 최적의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재직시절의 훈련 덕에 친절 서비스 마인드가 몸에 밴 남 원장은 고객 만족과 감동을 통해 서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데 최고의 목표를 두고 선친이 남긴 사랑의 유산을 장애인들에게 아낌없이 쏟고 있다. /한성일기자 hansung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