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예수님
어제 대구 가톨릭4대리구 M.E나눔 큰잔치에서 발표한 10&10 내용입니다.
부족하고 어색하지만 즐겁고 예쁘게 *^^*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저희 부부를 위해 도움을 주신 방면석(프란치스코)+김애숙(루시아)부부님께 감사합니다.
오늘 4대리구 합동 쉐어링이 있는 뜻 깊은 날에 우리부부가 이렇게 주제발표를 할 수 있 도록 배려하신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의 큰 주제는 “나는 용서를 하는 사람인가? 용서를 받는 사람인가?”입니다. 이 큰 주제아래에서 우리부부가 서로 용서를 주고 받은 경험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가 쓴 발표문의 주제는 내가 배우자의 용서를 받을 때의 상황은 어떤 것이며 그에 대한 나의 느낌은 무엇입니까?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거룩한 가정생활의 수호자이신 주님! 저희 가슴에 언제나 사랑의 샘이 마르지 않도록 항
상 가득 채워 주심에 찬미와 감사를 드립니다. 성모 성월인 아름다운 계절 5월 이곳에 함께한 지도 신부님과 M.E부부님들에게 주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을 서로 같이 나눌 수 있도록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아멘
사랑하는 로사!
우리는 그 동안 짧지도 길지도 않는 십육년을 한 지붕 아래 함께 살아왔구려. 당신은 밖에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 좀더 올바른 교육을 하고자 고민하고 노력하는 교육자로, 그리고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인자한 엄마로 나에게는 여우 같은 모습으로 내 인생의 빛과 그림자가 되어 주어 항상 고맙게 여기고 있소.
얼마 전 우리 덕수 성당 사랑팀 M.E쉐링 장소를 청송 주왕산으로 결정하고 처음으로 산행을 겸해 야외에서 하게 되었지요. 가는 길은 마치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듯 마음이 들뜨고 늘 따뜻한 부부님들과 함께 한다는 기쁨으로 기분이 상쾌하였지요. 구불구불 산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달려 처음 다다른 얼음 동굴에선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약수 한 사발을 먹었을 때 가슴을 전율케 하는 상쾌함은 아이스크림이나 다른 어떤 음료수를 맛보는 것 보다 최고였습니다. 더불어 사람의 혼을 뺏는다는 사진 한 장도 확실하게 우리 모두가 왔노라는 기념으로 찰칵! 다음 행선지는 주산지로 주변의 울긋불긋한 여러 꽃나무의 색깔과 연못의 한가로운 물결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색다른 향기를 코끝으로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마지막 장소인 주왕산으로 달려서 동행한 부부님과 일상 속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며 주왕의 전설이 깃 든 오묘한 바위와 하얀 산 벚꽃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면서 가슴속 찌꺼기들을 땀으로 흘려버리고 순수하고 영롱한 자연을 가슴에 가득 담고 10&10을 하였죠. 하루의 바깥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전화로 세탁기를 가동시켜 세탁물을 건조할 수 있도록 연락을 했으나 막상 집에 와보니 그때에야 작동되고 있는 세탁기 소리를 듣는 순간 믿었던 아이들이 자기 의무를 소홀히 함에 대한 속상함과 함께 휴일을 보내지 못함에 대한 미안함으로 인하여 나도 모르게 마음과는 달리 큰소리가 나오게 되었지요. 좋은 하루를 지낸 가볍고도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종일 떨어져 있었던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안아주려고 마음먹었는데 오히려 반대로 큰소리로 나무라게 되었지요. 왜 그렇게 되었는지의 전후 사정을 들어보려고 애 쓰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판단하여 아이들을 야단을 치고 있을 때 당신이 끼어 들어 참견하게 되었잖소. 내가 아이들을 야단칠 때 당신이 끼어 드는 것은 마치 어린 소년이 모르는 사람 앞에서 힘이 세고 멋지다는 것을 폼 잡고 있을 때 갑자기 자기를 잘 아는 사람이 나타나 모든 것이 쑥스럽게 느껴지는 그런 기분이 들어서 당신에게도 역시 큰소리로 화를 내게 되었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의 그릇이 너무나 작다는 생각에 비오는 날 우산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비를 흠뻑 맞은 듯한 처량함과 비참함을 느꼈소. 예상치도 못한 일로 갑자기 일이 이렇게 되고 보니 민망하기 그지없고 잠깐의 실수로 좋은 하루를 지낸 감사함과 아름다움은 멀리 달아나 버리고 갑자기 먹구름으로 가슴이 시커멓게 물들어 버렸죠.
당신께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용서를 청하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고작 세탁기 하나 때문에 애들과 당신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는 게 밤새도록 괴로웠습니다. 당신에게 즉흥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여 아이들과 당신에게 상처를 준 일에 대하여 힘겨움을 느껴야 했는데 오히려 당신이 나의 잘못에 대하여 힘들어 하면서도 아무 일이 없었던 듯 평소와 같이 일부러 명랑하게 장난을 칠 때나, 또 침묵으로 숨 막히게 하지않고 조잘대며 잔소리로 나의 잘못을 이야기할 때 나는 나의 잘못을 용서 받은 것이라 생각이 되어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때의 기분은 시커먼 먹구름으로 무거운 하늘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여 빗줄기를 쏟아내고 찬란한 햇살을 쏟아 부을 때처럼 상쾌하고 밝은 기분이 들어서 중병을 앓다가 회복된 환자마냥 감사함으로 앞으로의 삶을 잘 살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가슴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번 기회에 16년을 우리를 위해 고생해준 세탁기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또 나의 부족하고 어리석음을 "참고, 베풀며, 여유롭게" 살도록 내 생활의 내면을 교체하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로사!
늘 인내하며 살아가는 당신을 통하여 어린애마냥 투정 부리고 작은 일에도 상처 받으며 생활한 지금까지의 생활을 미련 없이 버리는 헌 물건처럼 마음의 쓰레기통에 던져버리고 좀 더 스스로를 자제하며 감정을 다스리는데 노력해 보겠소. 당신의 이해와 용서로 당신이 나를 남편으로서 인정해주고 있으며 아이들도 아버지인 나를 이해하여 주고 있음에 기대하지 않던 사람으로부터 선물을 받았을 때처럼 무척 고맙고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당신과 아이들에게 사랑스러운 남편과 자상한 아빠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으며 이번 기회에 신앙을 성숙시켜 우리가정이 사랑의 향기가 넘치
는 작은 교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2003. 5. 5.
당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요한 이가...
그러면 저는 제가 배우자를 용서할 때의 상황은 어떤 것이며 그에 대한 나의 느낌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저의 경험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봄기운을 대지에 불어넣어 잠자던 생명의 싹을 깨워주신 주님,
바쁜 가운데에서도 주님을 찬미하고 부부의 일치를 위해 이 자리에 모인 M.E부부들에게 은총 주시어 그들이 매 순간마다 더욱 더 서로를 사랑하며 살게 해 주셔서 찬미와 감사를 드리나이다. 가정의 달 오월을 맞이하여 모든 가정이 서로 사랑하며 살게 해 주소서.
사랑하는 요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와서 피곤한 저와 학교에서 오자마자 곧장 학원으로 달려가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당신이 시원한 국수를 만들어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표현하지 못했었는데 이 글을 통해 무척 고마웠음을 전합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당신이 나보다 더 아이들을 보살피고 가정의 사소한 일을 알아서 챙겨주기에 제가 직장생활에 좀 더 충실할 수 있게 되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본당 M.E 쉐어링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아이에게 취조하는 형사처럼 소리를 지르며 야단을 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당황하고 또 어떻게 수습을 해야 할 지 몰라 답답했었지요. 시험 준비 기간인데도 아이들에게 식사도 챙겨주지 못하면서 "너희들을 믿으니, 열심히 공부해라."는 말만 남기고 모처럼 만에 생기가 넘치는 자연과 더불어 즐겁게 놀다 온 미안한 마음 때문에 나는 아이들을 보기가 무척 민망함을 느꼈습니다. 오히려 우리끼리만 바깥에 갔다 오느라 제대로 돌보아 주지못함을 따뜻한 말이라도 하는 게 부모 도리란 것을 알고 그만하라고 말리는 저에게 더 걷잡을 수 없이 화를 내는 당신과 큰 소리로 말다툼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어떻게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묵주 기도를 하면서 아이들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때 당신이 문을 열고 들어왔지요.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당신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미안해, 로사" 라고 말했을 때 평소에 갖고 싶었던 물건을 선물로 받았을 때와 같은 기쁨과 환희의 물결로 저의 마음을 휘저었습니다. 당신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 전에는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몰아갔지만 그 순간부터는 가슴 찡한 감동으로 당신을 용서해야겠다는 생각과 당신이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란 판단이 들었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기가 소중한 보물을 남에게 주기보다 어려운 일인지를 알면서도 미안하다며 얼굴을 만지는 당신에게 찬바람이 이는 듯한 냉정한 어투로 "당신하고 말하기 싫어." 하면서 당신을 밀쳐내고 문을 닫았습니다. 축 늘어진 어깨로 밀려 나가는 당신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과 감격스러움으로 복잡한 가운데에서도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 떠오르는 태양처럼 빛나는 미래를 보았습니다. 당신은 잘못을 저지르면 미안하다는 말 대신에 행동으로 보여 주지만 저는 꼭 당신이 스스로 표현하는 한 마디가 더 듣고 싶은 적이 많았습니다. 남자가 잘못을 저지르고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힘들겠지라고 이해는 하면서도 평소 말로 표현하지 않는 당신에 대해 늘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느꼈지만 요즈음 당신이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때마다 엠이 주말에 정말 잘 다녀왔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주변에서 부부가 서로 일치하지 않아 힘든다는 이야길 들으면 엠이 주말에 가도록 권유하게 된답니다. 당신이 사과할 때 따뜻하게 포옹이라도 해주며 고맙다는 말이라도 하고 싶은 게 저의 속마음인데 마음과는 달리 톡 쏘는 냉정한 말을 하게 되는 저의 행동이 어린아이마냥 떼쓰고 투정부리는 듯 하여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요한!
당신의 얼음처럼 투명하고 솜처럼 포근한 한 마디로 아직도 아내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고
있으며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행복감과 아울러 안도감을 느낍니다.
사랑하는 요한!
지금까지 나의 기준으로 일정한 틀 안에서만 당신을 이해하려고 하였던 나의 태도를 조금씩 고쳐서 우리 주변에 펼쳐진 자연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치원생처럼 두 손가락 꼭 걸고서 약속할게요. 그리고 당신이 사랑하는 소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소년처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내어 용서를 청할 때는 아무 말 없이 모든 것을 이해하는 엄마처럼 푸근한 가슴으로 안아보도록 하겠어요. 이제는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한 아내가 되어보렵니다. 그래서 언제든지 달려와 안길 수 있는 따뜻하고 신뢰가 가는 가슴을 지닌 로사가 되도록 약속 드립니다.
2003. 5. 5
당신을 사랑하는 로사가
첫댓글 두분을 뵙는듯 반가운 마음입니다. M.E를 통하여 변화되어가는 모습은 싱그러운 오월햇살에 담장마다 피어나는 장미처럼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주님의 사랑과 평화가 두분의 가정에 함께 하시기를 기도 드리겠습니다. 안동에서
형제 자매님의 10;10 가슴이 따듯해지고 저의 답답하던 가슴이 한줄기의 작은 바람을만난 것처럼 시원함을 느껴 모처럼 상쾌한..... 화성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