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처전심(三處傳心)과 염화미소(拈花微笑)곽시쌍부(槨示雙趺)다자탑 반분좌(多子塔半分座)
삼처전심(三處傳心) :세존이 가섭(迦葉)에게 마음을 전했다는 세 곳.
(1) 세존이 비사리(毘舍離)에 있는 다자탑(多子塔) 앞에 앉아 설법하고 있는데, 가섭이 오자 앉은 자리의 반쪽을 내주니 대중이 놀라워함.
(2) 세존이 영취산(靈鷲山)에서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이니, 아무도 그 뜻을 몰랐으나 가섭만이 미소지음.
(3) 세존이 쿠시나가라(kuśinagara)의 사라쌍수(娑羅雙樹) 아래에서 입멸하자 입관(入棺)하였는데, 가섭이 다른 지방에서 세존의 입멸 소식을 듣고 그곳에 이르러 슬피 우니 세존이 두 발을 관(棺) 밖으로 내어 보임.
[네이버 지식백과] 삼처전심 [三處傳心] (시공 불교사전, 2003. 7. 30., 곽철환)
▲ 마하가섭이 꽃을 든 부처님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하늘에서 범천왕의 꽃 공양을 받은 부처님이 문득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신다. 그 모습을 본 대중들 모두 그 뜻을 몰라 침묵하고 있다. 바로 그때 마하가섭이 미소를 짓자 부처님은 모든 대중들 앞에서 그가 자신의 후계자이며 자신의 법을 마하가섭에게 부촉하겠노라고 말씀하고 계시다.
염화미소(拈花微笑)
곽시쌍부(槨示雙趺)
다자탑 반분좌(多子塔半分座)
사람은 일생에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세 명만 만나도 성공한 것이라고 한다. 굳이 성공한 인생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진정 어렵다. 일단 내가 내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살아가기 쉽고, 그러다 보니 평생을 함께 산 배우자도, 열 달 동안 나를 뱃속에 품었던 자식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단 일생 동안 단 한 명이 세 번에 걸쳐서 나를 알아보아 준다면 그 감동은 과연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마하가섭과 부처님은 일생에 거쳐 세 번 동안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고 두 사람의 인연은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까지도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염화미소 (拈花微笑) , 꽃을 든 부처와 미소 짓는 가섭
‘이심전심(以心傳心)’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한다는 뜻을 담은 이 고사성어는 부처님과 마하가섭의 일화에서 비롯되었다. 어느 날 부처님이 영축산에서 사부대중을 앞에 두고 설법을 하실 때였다. 하늘에서 천신들이 여러 가지 만다라 꽃을 뿌려 부처님이 설법하시는 것을 축복하며 칭송했다. 그때 문득 부처님이 허공에서 떨어지는 꽃 한 송이를 들어 보이셨다. 그러자 대중들은 영문을 몰라 부처님과 부처님 손에 들린 연꽃을 마냥 바라보면서 부처님이 어떤 말씀을 해주시기를 기다렸다. 그때 그 모습을 본 마하가섭이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마하가섭의 미소를 본 부처님은 드디어 입을 열어 대중 앞에서 말씀하셨다.
“여래에게 정법안장과 열반묘심이 있으니 이를 마하가섭에게 전하노라.”
이는 부처님께서 사부대중과 천신 앞에서 마하가섭을 자신의 후계자로 정한 사건이었다. 정법안장(正法眼藏)과 열반묘심(涅槃妙心)은 부처님께서 체득한 매우 깊은 불가사의한 진리이며, 현묘한 깨달음으로 말이나 문자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지의 불법이다. 이에 사부대중들은 부처님과 마하가섭이 자신들은 알지 못하는 높고도 어려운 경계에서 서로 통했음을 알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또한 지금까지도 ‘가섭의 미소’는 선종에서 전해지는 최초의 화두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염화미소(拈華微笑)에 대한 내용은 ‘대범천왕문불결의경(大梵天王問佛決疑經)’에 전해진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 조금 더 친근한 경전 역시 ‘염화미소’의 배경으로 전해지고 있다. 바로 묘법연화경, 법화경이다. 영축산은 히말라야 산이고, 사부대중은 출가제자인 비구와 비구니 그리고 재가 제자인 우바새와 우바이를 뜻한다. 8만 4천자의 법문을 남기신 부처님은 법문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내용을 기원정사에서 설하셨다. 따라서 사부대중이 모두 모인 상황에서 야외 설법을 했던 것은 손에 꼽힌다. 또한 부처님이 설법을 하기 전 하늘로부터 온갖 만다라 꽃이 비가 오는 것처럼 쏟아졌다는 내용 역시 법화경에도 나와 있어 더욱 설득력이 있다.
다자탑 반분좌 (多子塔半分座) , 하나의 자리를 둘로 나눠 앉은 부처와 가섭
다자탑 앞에서 부처님이 자신의 자리 반을 내주며 마하가섭에게 진심을 내보이셨다는 ‘다자탑전반분좌(多子塔前半分座)’의 일화 역시 천신과 사부대중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였다. 마하가섭은 부처님께 귀의한 이후에도 교단에서 단체생활을 하기보다는 홀로 돌아다니며 수행하는 것을 즐겼다. 부처님은 마하가섭의 행동을 널리 이해하고 허락해주셨다. 의지가 약한 수행자들에게 도반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누구보다 잘 가르쳐주셨던 부처님이시지만 이미 온전한 수행자라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갈 줄도 알아야 했다. 특히 사원에서 생활하는 편안함을 멀리하고 두타수행을 하는 마하가섭 행동은 교단이 번창하면서 잃기 쉬운 청정함의 정신을 유지하는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어느 때에 부처님은 천신과 사부대중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설법을 하게 되었는데 문득 자리에 없는 마하가섭이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두타수행 중이던 마하가섭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으나 부처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는 곧바로 스승이 있는 곳으로 갔다. 마하가섭이 도착하자 그곳에는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단장한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 앉아 있었다. 그들은 누더기를 입고 머리와 수염을 길게 기른 거지가 갑자기 나타나자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그가 부처님을 향해 걸음을 옮기자 길을 막았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손을 들어 행동을 저지한 후 거지를 향해 손짓을 했다. 거지는 부처님을 향해 거침없이 걸어갔다. 그리고 부처님 앞에서 오체투지의 예를 갖추며 말했다.
“거룩하신 부처님, 당신의 나의 스승이십니다. 제자 가섭이 돌아왔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셨다.
“잘 왔다. 나의 큰 제자 마하가섭이여.”
그리고는 마치 잃어버린 아들을 찾은 듯, 귀한 손님을 대접하듯 앉아 계시던 자리의 반을 내주셨다. 그때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그가 ‘두타제일(頭陀第一)’로 이름 높은 마하가섭임을 알게 되었다. 이어서 부처님은 대중들이 마하가섭이 부처님의 설법을 듣지 않고 홀로 수행을 하며 생활하는 것을 의심하지 않도록 덧붙여 말씀하셨다.
“마하가섭은 광대무변한 위엄과 덕을 갖추었으며 나와 비슷한 수도의 과정을 거쳐 혼자서라도 충분히 아라한과를 증득할 수 있느니라.”
니련선하 곽씨쌍부 (槨示雙趺) , 관 안에서 두 발을 내보이다
부처님이 마하가섭에게 마지막으로 마음을 보이신 것은 열반하신 후이다. 부처님이 열반하셨을 때 마하가섭은 500명의 제자들과 함께 이웃나라에 머물고 있었다. 마하가섭은 제자들을 이끌기보다 홀로 두타수행을 하는 것을 즐겼으나 그때는 사리불과 목건련이 반열반에 들었기 때문에 몸소 제자들을 이끌었던 것이다. 그러던 중 부처님의 반열반 소식을 듣게 된 마하가섭은 부처님의 마지막 모습을 뵙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어 쿠시나가라에 도착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이미 부처님은 관 안에 계시고 아난존자가 한창 불을 붙이려고 하고 있었다. 마하가섭은 부처님의 반열반을 지키고 장례를 치른 아난존자에게 간청했다.
“아난이여, 부처님의 마지막 모습을 뵙게 해 주시오.”
하지만 아난존자는 이미 다비식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마하가섭은 아난존자에게 두 번을 더 청했으나 아난존자는 두 번 모두 거절하였다. 하는 수 없이 마하가섭은 통곡하며 부처님의 관 주위를 돌았다. 그러자 부처님의 두 발이 갑자기 관 밖으로 나왔다. 마하가섭은 부처님의 눈물을 뿌리며 말했다.
“자비로우신 부처님이시여, 위대한 스승이시여, 안심하십시오. 저희들이 비록 눈 어둡고 어리석기는 합니다만 기어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바른 법을 널리 펴서 모든 중생이 복을 누리게 하겠습니다.”
마하가섭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의 발이 다시 관 속으로 들어갔고 그토록 붙지 않았던 불이 관에 저절로 붙었다고 한다. 반열반에 들어서도 자신의 큰 제자를 보고 싶어하셨던 부처님의 지극한 마음은 마하가섭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부처님의 장례를 치른 후 마하가섭은 500명의 장로를 모아서 진행한 제1차 결집에서 그토록 부처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다고 청했으나 끝내 세 번 모두 거절했던 아난을 제외시켰다. 그가 아라한 과를 성취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부처님이 열반하신 이후 마하가섭은 교단의 가장 큰 어른이었고 그의 말은 절대적이었다. 언제나 부처님의 품에서 시봉하기를 즐거워하던 아난은 마하가섭의 선언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후 아난은 밤새 선정에 들어 마침내 아라한 과를 성취하고 결집에 참석하게 되었다. 부처님의 시봉제일 제자였던 아난의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된다.
글 : 조민기(작가) 삽화 : 견동한 gorah@naver.com
http://m.jogyesa.kr/news/articleView.html?idxno=4443
[출처] 염화미소(拈華微笑)|작성자 수연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