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시내 호텔에서 하루 묵고 오늘은 런던을 둘러보고 귀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일정이다
런던, 내 기억으로는 자유여행하기에 아주 좋은 도시다
어젯밤 짐을 꼼꼼히 꾸렸다
왜 귀국할 때는 가방도 뚱뚱해지고 몸도 뚱뚱해지는지
늘 여유 있는 일정이기에 아침에 룸에서 창을 바라보니 호텔 근처의 예쁜 공원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이 아주 가까이 와 있다
버스가 이 건물 앞에서 내렸을 때
어! 여긴 하이드파크가 있는 곳인데 하며 반가워한다
하이드파크 앞에 있는 로열 알버트 홀이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로 서 있다
이런 아름다운 홀에 콘서트를 감상하러 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건물창에 하늘이 가득하다
오늘 날씨 청명하다
첫 유럽여행에서
이 건물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감탄했던 기억과 맞은편에 있는 하이드파크를 잠시 걸어보았던 기억이 너무 좋았었다
그날 비가 살짝 뿌렸는데 이 정도 비는 그냥 맞고 다닌다는 가이드의 설명을 입증이라도 하듯
많은 사람들이 비에 아랑곳 않고 조깅을 즐기는 모습이 참 신선했었다
그리고 이 공원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웠었다
걸어서 버킹엄 궁전까지 갔는데 오늘은 근위병 교대식이 없는 날인가 보다
하긴 교대식이 있어도 기다려서 보기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6년 전 이곳에서 자리 확보하고 짠딸이 사다준 커피 홀짝이며 기다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웨스트 민스터 사원이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나도 원치 않았는데 역시 외관만 보고 걸어간다
난 이렇게 도시의 멋진 건물들 사이를 걷는 게 좋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읽고 이 성당이 그렇게나 궁금했었다
2005년 첫 유럽여행 때
이 성당관람이 포함되어 있어 무척 들떠있었는데 차창으로 외관만 보게되어 얼마나 실망했었는지.
지금은 성당 내부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
몇몇 성당 빼고는 다 비슷비슷
걸어서 국회의사당 앞에 와서 빅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청소작업으로 반씩 가려놨었는데 이번엔 가림막을 모두 걷어낸 온전한 모습으로 우릴 맞아준다
세수하고 난 후의 맑고 깨끗한 얼굴로 햇살까지 받아 반짝반짝 빛이 난다
역시 런던의 랜드마크라고 불릴 만하다
이번 런던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템즈강 크루즈를 타기 위해 빅벤 근처 선착장으로 내려갔다
기다리는 동안 빅벤의 멋진 위용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템즈강 크루즈는 처음 타보는데 패키지 여행자에게 템즈강 주변을 빠른 시간에 둘러보기엔 참 좋은 것 같다
나는 6년 전 가족여행의 추억을 찾는 시간이다
런던을 5일 동안 지하철 타고 나니며 관광했기에 들어가 본 건물이나 미술관 등이 나타나면
그저 반가웠다
세인트 폴 성당을 둘러보고 템즈강가로 걸어 나와 밀레니엄 다리를 건너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 들어서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
화력발전소의 거대한 굴뚝을 그대로 살린 채 미술관으로 재탄생시킨 테이트 모던에서
그동안 유명세로 책이나 매체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실제로 만나 얼마나 행복해했던지
그리고 맨 위층의 카페에서 내려다본 풍광은 또 얼마나 멋졌던지
테이트 모던 미술관 맨 위층 카페에서 템즈강을 바라보며 마시던 커피 한잔이 참 맛있고도 멋있었지
강 건너의 세인트 폴 성당, 그리고 우리가 걸어서 건넜던 밀레니엄 다리.
이 다리는 보행자 전용 다리여서 여유 있게 걸었었다
나 지금 템즈강을 건너고 있어 하면서 말이다
세인트 폴 성당으로 풍성한 드레스 입고 들어가던 다이애나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난다
결혼식이 생중계되었을 때 동화 속 주인공 같았던 그녀의 수줍은 미소가 참 아름다웠다
크루즈 안에서 가까운 듯 보이는 워키토키 건물의 스카이 가든은 얼마나 멋졌던지
하늘 위의 가든이란 이름답게
맨 꼭대기층에 오르면 마치 숲에 와 있는 기분이 들어 너무나 청량했었다
템즈강변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도 인상적이었고.
저 워키토키 건물이 완성된 해가 2015년이고 우리가 이 건물 스카이 가든에 올라간 해가 2017년인데
가이드는 코비드시대에 완성된 건물이라서 자기는 아직 가 보지 못했노라고 몇 번을 반복한다
코비드는 2020년부터 시작되었으니 코비드 시작되기 5년 전에 완공되었는데 오류가 너무 심하다
가이드의 오류를 바로잡아 주고 싶은 걸 참았다. 언젠가 스스로 바로잡겠지 하는 마음에서...
그동안 이 가이드는 계속 오타 있는 글을 낭송하듯 안내할 텐데 쯧.....
버스에서도 계속 자기는 영국에서 여름엔 반바지 차림으로 편하게 골프를 치는데
한국은 아직도 너무 의상에 제한을 둔다면서 비하하는 듯한 멘트를 계속한다
가이드 뒷자리에 앉던 날 그 멘트를 또 하길래 살짝
한국 골프장들도 여름에 남자들 반바지 허용했습니다 하고 말했더니 깜짝 놀란다
가이드 아저씨 변화를 읽는 속도 너무 느리시군요
영국의 구 시청건물, 처음 봤을 때는 아이스크림처럼 보였었다
우리가 탔던 크루즈 배가 타워브리지 선착장에 정차하고 우린 런던탑 쪽으로 걸어 올라갔다
너무나 멋진 타워브리지 앞에서 사진도 찍으면서 강바람 속에 잠시 감상한다
언제 봐도 멋지다
왕족이나 사상범들의 감옥으로도 사용되었다는 런던타워
지붕은 동화 속 궁전처럼 생겼는데 무시무시한 역사적 장소였었다
지금은 왕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보석들을 보관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6년 전 이 타워 쪽으로 내려와 이 계단에 잠시 걸터앉아 쉬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
어! 이 계단 옆쪽으로 라벤더가 피어있었는데 하며 옆을 보니
뙇!!!
보랏빛 라벤더가 '맞아요 '하며 하늘거리고 있다
내 기억력 대단하데 하며 스스로 감탄
일행 뒤쪽에 쳐져가며 이 사진을 증거물 수집하듯 찍었다
난 이번 여행 중 런던에선 쭉 추억 찾기를 하고 있었다
반가운 빨간색 언더그라운드 표시판 옆에 그린색 DLR 표지판이 같이 있기에
우리 인솔자에게 물어보니 DLR은 교외선으로 이어지는 노선 표지판이라고 한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사람처럼 지하철을 타고 관광지로 향했던 6년 전이 많이 생각난다
6년 전의 나 젊다 ㅠㅠ
런던에선 그야말로 추억 찾기로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든 시간이었다
대영박물관에서는 투어에서 빠져 우리끼리 여유 있는 시간을 보냈다
우리 팀 중엔 대영박물관에 왔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지라 가이드도 현명하게
투어팀과 자유시간 팀으로 나누어 주어 편하게 시간을 보냈다
기념품 샵을 둘러보고 카페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했다
이제 이 박물관을 끝으로 우린 귀국길에 오른다
공항에서 영국 브랜드의 커피 코스타를 드디어 만났다
여행 중 코스타 커피를 그리도 마셔보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고 마지막에 마시게 된다
맛은 커피맛이다
몇 번 더 마셔봐야 코스타 커피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으려나?
난 잘 몰라요~~~
마침 인솔자도 우리와 같은 카페에 있기에 케이크 한 조각 함께 했다
이제 긴긴 귀국길이다
첫댓글 6년이나 됐나여 벌써~ 넘 생생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