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고, 잎 나는 신록의 계절 남해 망운山.
(경남 남해군 고현면 대곡里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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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號참사 희생자의 추모 의미로 쓰이는 수많은 노란리본이 사고현장인
진도 팽목港 부둣가에서 기약 없이 바닷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합동장례식장, 전국 추모현장에는 물론이고,
사망자와 실종자를 추모하고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의 가슴에도 노란리본이
달려있다.
노란 리본의 유래는,
미국독립전쟁, 남북전쟁당시 남편을 전쟁터에 떠나보낸 아내가 변치 않은
사랑의 징표로 노란 리본을 목에 매던 것에서 비롯됐다한다.
노란색은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를 갖게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도록 도움을 주는 색채이다.
안전색채(安全色彩)로서 노랑은 조심, 주의표지에 사용하고, 어린이 시설 주변,
어린이용품, 통학 차량에 적용된다.
세월號사건으로 위축된 소비를 살리려고 정부가 긴급민생대책회의를 열고
경기위축을 막기 위해 추가로 재정을 풀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는 보도다.
국내소비심리위축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대책이다.
세월號사건이 발생한지 22일째이지만 아직 미완(未完)의 사고다.
사망자의 엄숙한 장례와,
실종자의 조기구조를 기대하며 하루라도 빨리 작업이 마무리되기를 기대해본다.
오늘은 남해 망운山을 찾기로 했다.
남해 망운山(望雲)은,
산봉우리가 구름을 내려다본다는 의미에서 연상되어 유래된 것으로 전한다.
남해바다 최고의 높이를 자랑하는 산으로 높이가 786m이다.
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이곳이 알려지길 두려워하는데,
화방寺의 정적을 뒤로 하고 산길을 올라 정상에 오르면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과 강진만, 그리고 청정해역의 서상 앞바다,
지리산, 여천공단, 여수, 사천이 한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 때문이란다.
정상에는 기우제를 지낸 흔적이 남아있으며 옆에는 제관이 앉을 수 있도록
돌로 된 의자가 놓여있다.
남해에 비가 오지 않으면 가장 먼저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으면 상주 앞바다의 세존島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정상 반대편 연대峰에는 봉수대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다.
망운山 기슭에는 망운庵이 있고,
한국전쟁 때 미군 헬기가 추락하여 전사자를 추모하는 비석이 세워진 곳이다.
5월에는 철쭉군락지의 꽃들이 만개 해 붉게 타오르는 화려한 면모를 선보이며,
등산객을 현혹한다.
할 일없이 아침에 부산을 떨다 시간만 많이 소비하고 등村마을 3단지 주차장에
내려 98번 지선버스를 기다리는데 14분이 남았다고 한다.
금쪽같은 아침시간에 마음만 조급했다.
시간이 다되어 산행버스에 올라보니 오늘도 양동매씨들이 산행버스 뒷좌석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요즘은 젊은 여성회원들의 참석이 많아 산행버스 내 색깔부터가 화려해졌다.
남성회원들도 젊은 회원들이 꾸준히 늘어 회원 연령대가 10년은 젊어졌다.
“미소사랑”팀, “기 순자”자매 팀, ‘토끼“친구 팀, ”무늬“, ”샤방샤방“---
사람들이 좋아 온다는 회원들, 산이 좋아 왔다는 젊은 신입회원들하며
오늘도 41명의 회원들이 남해 망운山산행에 적극 참여해 줬다.
녹음방초(綠陰芳草) 우거진 신록의 계절 5월이다.
철없는 어린 아이처럼 속살 내놓고 뛰놀던 개구쟁이 시절은 가고,
산은 짙은 녹색의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성숙한 여인으로 변해있다.
꽃들은 수분(受粉)작업을 마치고 나무들은 성장을 위해 잎을 키워가며
맑은 햇살 모아 양분(養分)을 만들고 있다.
5월의 초여름, 하늘은 맑고 푸르며 흰 구름 한 점 여유롭게 떠있다.
산행버스는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며 주암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섬진강휴게소를 지나 사천대교를 건너 대곡고개 화방사주차장에 도착했다.
산행은 화방寺쪽에서 시작해 망운山 철쭉 광장을 거쳐 정상으로 올라가는 코스다.
나는 산행 전에 화방寺에 들렸다.
화방寺(花芳)는
경남 남해군 고현면 대곡里 망운山(望雲)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3교구
본사인 쌍계사의 말사(末寺)이다.
신라 신문왕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였으며 창건 당시에는 연죽寺(煙竹)라 불렀고,
고려 중기 혜심(慧諶)이 중창한 뒤에는 영장寺(靈藏)라 하였다.
임진왜란 때 승병들의 근거지로 쓰이다가 불에 타 없어진 것을 (인조; 14년)에
계원(戒元)과 영철(靈哲)이 현 위치로 옮기면서 절 이름을 화방사라 하였다.
영조, 정조 임금 때 가직(嘉直)이 머무르면서 절을 중수한 이후
용문사(龍門寺), 보리암(菩提庵)과 함께 남해군의 3대 사찰이 되었다 한다.
채진루(採眞樓)는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152호)로 지정되었으며 산내(山內) 암자로 망운庵이 있다.
화방寺구경을 끝내고 철쭉 광장으로 올라가는 길은 높낮이가 다른 돌길로
가파르고 힘이 들었다.
얼마를 올라가고 있는데 산행1진은 이미 사라져 보이지 않고,
“파란하늘”이 후미 그룹을 이끌고 올라오고 있다.
며칠째 몸살감기가 낫지 않아 감기약을 먹고 왔던 것이 가파른 길을 오르면서
호흡이 빨라지자 목이 찢어질 듯 아프고 입안이 바싹 말라버린다.
작년에 망운山철쭉구경을 왔었는데 일정을 맞추지 못해 꽃이 진 뒤라 아쉬웠다.
그래서 올해는 일정에 신경을 쓰고 찾아왔는데 몸이 허락을 하지 않는다.
산행을 포기하고 화방寺쪽으로 내려오는데 형형색색의 등산복을 입은 여성들이
일렬로 줄을 서듯 올라오고 있다.
사정을 알아보니 구미에서 왔다는 주부클럽회원들로 전세버스 다섯 대를 타고
왔다고 하니 200명이 훨씬 넘을 것 같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산에 가지 못한 양동매씨들이 가벼운 산책을 하고 있다.
점심은 화방寺쪽에서 먹고 산행버스는 회원들이 하산 할 지점인 남해여중으로
이동했다.
무료하고 지루해서 회원들을 마중한다고 신촌 쪽에서 산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하얀 찔레꽃이 피어있는 산길은 평탄하고, 숲 그늘이 시원하고, 공기는 맑았다.
체육시설을 지나, 숲속교실, 전망대를 지나, 편백숲을 지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관대峰 못 미쳐 489峰까지 올라와 버렸다.
편백숲에는 다양한 쉼터를 만들어 놓아 함께 올라온 몇 회원들과 쉬고 있었다,
등 굽이 의자에 누어 지난해 걸었던 망운山을 추억으로 더듬어 보았다.
이미 꽃이 져버린 망운산철쭉광장,
정상에서 바라보던 관대峰, 금산, 남산, 괴음산, 송등산, 설흘산, 응봉산,
멀리 돌산반도까지 보이며,
남해의 점점한 섬들이 마치 합창하는 고래처럼 보이고,
푸른 산과, 남해의 도시, 바다와 섬들, 하늘이 파란빛으로 눈이 시리다.
망운山산림욕장에는 음수대를 비롯해
체육시설, 건강 활동지구, 지압보도, 삼림욕장, 팔각정, 전망대 등이 설치되어 있다.
편백숲에서 얼마쯤 쉬고 있는데
여든이 넘은 “진 사장”과 “김 병우”, “산으로”, “문 찬주”회원이 제일 먼저
내려왔다.
진사장님의 체력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조금 있으니 남녀회원들이 줄줄이 내려오고 있어 함께 내려왔다.
날씨가 더운 탓에 시원한 막걸리가 바닥이 났다.
오후 4시쯤 산행이 완료되었다.
하산酒는 남해대교 밑 푸른 잔디밭에서 찰밥과 돼지머리고기를 먹었다.
남해대교를 올려다보며, 고깃배가 정박해있는 포구의 잔디밭.
누군가 가든파티를 하고 있다고 웃는다.
저녁 햇살은 비춰도 바닷바람이 불어 시원하다.
다음 산행地는 경기도 남한산성이라고 “파란하늘”이 발표했다.
2014년 5월 9일)
첫댓글 감기 몸살로 하지 못한 망운산산행, 추억으로 즐기다.
감기에는 도라지 즙이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