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상원의 여야(與野) 의원 16명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장 드론을 보내야 한다’는 서한을 미 국방부에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4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우크라이나가 요청했던 이 최첨단 드론은 제공하지 않기로 했는데 의원들이 이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한 것이다. 이 무기는 이른바 ‘그레이 이글(Grey Eagle)’이라고 불리는 최첨단 드론으로 주한미군에도 배치돼 있다.
/미 제너럴어토믹스© 제공: 조선일보
WSJ에 따르면 민주·공화 양당 소속의 상원의원 16명은 이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그레이 이글’이라고 불리는 무인 정찰·공격기 MQ-1C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우크라이나에 MQ-1C를 제공하면 전쟁의 전략적 경로를 우크라이나 쪽에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살상력을 높일 것”이라며 “적시에 효과적인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날 서한에는 공화당 소속 조니 언스트(아이오와)·제임스 인호페(오클라호마), 민주당에선 조 맨친(웨스트버지니아)·마크 켈리(애리조나)·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의원 등이 서명했다. 또 이들은 “이란이 러시아에게 제공한 드론으로 러시아가 유리한 고점을 유지했다. 이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도 드론을 제공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가질 경우) 흑해에서 러시아 전함을 공격해 봉쇄를 깨뜨리고 우크라이나 경제와 세계 식량 가격에 대한 압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군 첨단 무인기 MQ-1C 그레이 이글© 제공: 조선일보
미국 방산업체 제너럴어토믹스가 생산하는 그레이 이글은 길이 8.53m, 날개너비 17m, 높이 2.1m의 중고도 장기 비행 무인기다. 2009년 미군에 도입됐다. 최대 이륙중량은 1.63t고, 최고 비행속도는 시속 308km이다. 최고 8.8km 상공에서 최장 30시간 동안 떠다니면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8km 가량 떨어진 적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4발과 최신형 소형 정밀유도폭탄 GBU-44/B ‘바이퍼 스트라이크’ 4발을 함께 장착할 수 있다. 혹은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 8발을 탑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24시간 연속 비행과 고화질 감시를 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
미 정부는 그레이 이글 드론 제공이 확전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에 그레이 이글을 게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영토 내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다는 신호를 러시아에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CNN 등은 “그레이 이글이 격추될 경우 첨단 기술이 도난당할 염려도 있다”고 했다. CNN은 최근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 정부는 MQ-1C에 탑재돼 민감한 기술 들을 제거한 뒤 우크라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