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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도청소재지 전주(全州)는 한국음식문화를 꽃 피운 한국음식의 본향이다. 조선왕조 500년의 3대 대표음식으로 전주비빔밥과 평양냉면, 개성탕반이 꼽혔는데 전주비빔밥은 전주의 전통음식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왔고 이제는 세계적인 음식으로도 발돋움했다. 전주비빔밥은 항공사의 국제노선 기내식으로도 제공되고 중국에서 열린 세계미식대회에서 비중국요리 부문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전북 일원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이 전주전통음식의 영향권에 들어가 있다.
전북 땅인 내장산이나 덕유산, 대둔산 등 산자락에 있는 대부분의 음식점 이름에는 유별나게 ‘전주’라는 지명이 들어가 있고, 이 지명이 옥호에 들어가야만 영업이 잘 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실제로 전주라는 지명이 들어 간 옥호를 차별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 보았더니 손님이 찾아 오지 않더라는 사례도 발견된다. 한편, ‘전주’라는 지명을 붙이지 않은 옥호에 ‘전주’를 붙였더니 손님이 늘어나더라는 실례들도 허다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의 고장 전주는 조선시대, 전라도 전 지역과 제주도까지 관할했던 전라도의 실질적인 수도였다. 행정중심지로 큰 역할을 담당했던 도시라 자연스럽게 음식문화가 꽃필 수 있게 되었다. 전주 주변의 넓은 평야에서 생산되는 풍족한 곡물과 멀지 않은 바닷가에서 잡아 올린 해산물 등 전주10미(味)에다 풍부한 좋은 식재들은 음식장만을 뒷받침했고 여기에 부녀자들의 빼어난 솜씨가 어우러져 전주를 한국음식문화의 본 고장으로 꽃피우게 한 것이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전주의 전통음식은 크게 두 축을 이룬다. 그 한 축은 백반과 한정식이고 다른 한 축은 콩나물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다. 백반과 한정식은 집안의 여인들이 차려내는 가정식 밥상에서 기초한 것으로 오랜 전통을 지닌 음식인 반면, 콩나물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은 가정 아닌 시장터에서 생겨난 음식으로 조선후기 시장경제의 활성화와 그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한밭식당
대둔산 자락 전주식당들 가운데서 독야청청
전라북도 도립공원 대둔산자락에는 17개 외식업소가 영업 중이다. 이 중 8개나 되는 업소 옥호에 ‘전주’라는 지명이 들어가 있어 손님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한밭식당’으로 들어가 본다. 이웃의 여느 음식점들과 다를바 없는 평범한 분위기에 차려내는 음식조차 비슷한데도 유독 이 집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 든다는 소문이었다. 한밭식당이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공인되었다는 의미이겠고, 안주인 이향주(李香朱)씨를 만나 보니 손님이 많을 수밖에 없겠다는 것도 금방 알게 되었다. 음식맛, 특히 전주음식맛 좋은 것이야 정평이 나 있지만 그 음식을 어떤 사람이 어떤 솜씨로 장만하고, 또 손님맞이는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이 음식점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겠다.
한밭식당은 30년 전통의 자가(自家)업소다. 비싼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으니 그만큼의 혜택이 손님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한밭식당은 현 업주의 시어머님이 30년을 운영해 온 업소이며 지금까지도 주방은 시어머님이 직접 맡고 있어 30년 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현 주인 이씨의 상냥함과 친절함 그리고 미모는 전북권 일대에 크게 알려져 있는 터라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겠다.
한밭식당은 깊은 산간에 있지만 ‘1등 맛고을’ 전주의 맛들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전주비빔밥은 보통 30여 가지의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음식인 만큼 영양을 골고루 갖추게 된다. 전주 콩나물국밥은 일인용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복잡한 조리과정을 거친 후 갖은 양념을 곁들여 낸다. 한밭식당에서는 산채비빔밥과 콩나물해장국, 그리고 전주돌솥비빔밥을 차려낸다. 바깥주인 이경재씨는 대둔산산악구조대 초대대장으로 7년 동안 봉사활동을 했던 사람이라 산악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런 연유로 한밭식당에서는 등산복차림의 손님들에게 각별한 친근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메뉴 콩나물해장국 6,000원. 산채비빔밥 7,000원. 전주돌솥비빔밥 8,000원. 시골밥상 1만원. 산채더덕정식 1만5,000원. 더덕동동주 8,000원.
전화번호 [한밭식당] 063-263-9121
찾아가는 길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대둔산도립공원
대둔산 강변가든·민박
천등산 자락에서 단합대회 후 대둔산으로
기암괴석과 숲이 한데 어우러진 웅장한 대둔산, 그 남쪽으로는 대둔산 못지않은 경관의 천등산이 솟아 있다. 짙은 숲 위로 돔형의 암릉으로 구성된 천등산은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대둔산의 명성에 가려 그 이름을 크게 떨치지 못했을 뿐, 명산 중의 명산 반열에 오르고도 남을 산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대둔산을 올라 높이 81m, 길이 50m의 금강구름다리를 건너 보는 전율도 좋은 추억거리가 되겠지만 땀 흘리며 천등산에 올라 대둔산을 조망해 보는 즐거움 또한 훌륭한 산행기록으로 남길 만하겠다.
천등산은 이러한 명산인데도 그 산자락에는 이용할 만한 외식업소가 많지 않다. 민박업소나 숙박시설, 음식상가가 대둔산 자락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강변가든·민박’은 꼭 챙겨 두어야만 할 업소다. 천등산자락에는 17번 국도를 따라 나란히 옥계천이 흐른다. 이 옥계천 물가에 길게 펼쳐 놓은 ‘민박이 가능한 식당’이 ‘강변가든·민박’이다. 업주 최경자(52)씨는 자신의 업소가 천등산 자락에 위치해 있지만 이용하는 손님들 대부분이 대둔산을 탐승하는 관광객이라고 했다. 그리고 많은 산꾼들이 강변가든민박에서 단합대회를 하는 경우가 많아 예약하지 않고 왔다가는 방이 없어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메뉴 잔치국수 3,000원. 산채비빔밥(예약주문) 7,000원. 토종닭도리탕·유황오리한방백숙 각 4만원. 황빠가매운탕 5만원. 통돼지왕소금구이 단체주문 시세.
전화번호 [대둔산강변가든·민박] 063-263-4919
찾아가는 길 전북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 690
황금오리알
추어탕에 인삼주로 해단식
대둔산이나 천등산 산행을 마치고 서울이나 수도권, 영남권으로 귀환하는 경우에는 17번 국도를 타고 충남 금산땅 35번 고속국도 추부IC로 진입하는 것이 가장 빠른 귀환길이 되겠다. 추부 IC가 있는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는 ‘추부추어탕 특화거리’로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22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대둔산에서 20분 정도의 거리. 대전권 사람들의 먹거리 산책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라 산행 후 귀가 길에 한번쯤 들러 보는 것은 어떨까.
대둔산에서 진산면을 거쳐 마전리 중심가에 닿기 전, 오른쪽 길가에 있는 ‘황금오리알’은 이 지역을 잘 아는 산꾼들이 즐겨 이용하는 업소라고 한다. 넓은 주차공간이 있고 금산인삼주로 해단식을 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란다.
이 곳 추어탕 마을의 추어탕은 모두 ‘인삼추어탕’인데 이 집만은 유독 ‘황금인삼추어탕’이라고 했다. 황(黃)씨 성을 가진 업주가 처음 음식점을 시작할 때 오리고기 전문점 ‘황금오리알’로 문을 열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원래 “추부 추어요, 금산 인삼이라”는 설명을 했다. 이곳 노인들의 확실한 어릴 적 기억으로는 바로 인접 지역인 금산에서 잡힌 미꾸라지가 가늘고 보잘 것 없는데 반해 추부에서 잡힌 미꾸라지는 굵고 통통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동네사람들은 추부에서 잡힌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먹게 되었고 한 집 두 집 추어탕 전문점 간판이 걸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곳 식당들은 강정식품으로 큰 인기인 추어탕을 비린내와 흙내가 나지 않는 음식으로 차려 낸다는 데 그 긍지가 대단하다. 황금오리알 주인장인 황한섭 시인은 ‘대한민국 문화예술교류진흥회’의 작가상을 수상한 분으로 식당 곳곳에는 자작시가 걸려 있다.
메뉴 추어탕 7,000원. 오리요리 3만5,000원
전화번호 [황금오리알] 041-752-0114
찾아가는 길 충남 금산군 추부면 마전리 781-1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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