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처가사 하동읍네에서 청학사까지 걷는다
-주 - 우선 신비주의자나 특정 종교 심취자 ...이건 박처사 실재경험아닌 꿈속이거나 막걸리 취해서 느끼는 환영일거니..
맘대로 해석하세요
청학사에서 감 따다 발 밑에 꿈틀거리는 녀석
11월이 지나가는 막바지 ..우린 까치밥을 털고 있는데..한 녀석이 꼬물거린다
나뭇잎에 가려진 녀석..뭐데 하면서큰 의미 안둔다
꼬물거리는 단백질보다 그때는 감이 우선인지라...
한데..그 미친 녀석이 꼬물을 넘어 들척인다
뭐데..하고 들추니 하얀색 ..백사다
옆에만 머무를뿐 도망가지 않는다
대박...잡아야지..내가 어제 법당에서 관세음기도 했더니 복 로또 주셨내..
부처님 감사하요
백사를 잡았네.혹 이 행운이 이유가 의미가 있나 싶어 거기 주석하는 스님에게 백사 잡았소 하고 보여주니
아따 고녀석 실하시..내가 주지적 시절이면 내가 사고 고아묵을건디..아쉽네..하고 입맛만 다진다
어쨋던 뱀탕으로 가야 할 운명인 녀석..
자루에 담아 청학사 길을 내려간다 휘파람 소리를 내려가면서 낮익던 무덤가에 아저씨 나 백사잡았소 하며
신났다
건강원에 다다른 청년은 백사가 아닌 큰 삼을 들고 있다
오메 천종이시
건강원 아저씨는 한잔 하세..하고 팔목을 잡고 이끈다
이쁜 아가씨 새로왔는대 회포도 풀고 가소 내가 냄시 하네
그냥 뱀 한마리랑 막걸리 세말정도로 바꾸려던 박처사..이게 뭔일이여
한참을 노래방에서 언감생심 맥주에 취하다 김사장이 사준 막걸리 세말을 어께에 메고 청학사로 향한다
막걸리 한말도 올라가는 길이 무겁다
올라가는 길 마다 조금씩 막걸리를 부으며 아따 술 고픈 아제들 와서 마시쇼..하며 호기롭게 웃는다
막걸리통 메고 올라가던 길 익숙하게 가는길에 나누는데 분위기가 싸하다
박처사는 후참으로 청학사와 왔었다
이미 나바구리 여러 선배들있고
그 선배들 신고식하게 처음 온 날 오후 5시 읍내로 내려간다
내려가는 길은 유난히 가슴이 아리다
아직도 해는 서산 언저리인데...옆 숲속에서 웅성거리는 수 많은 소리들..왠지 서러움이 밀려든다
처음 보는 사람이네...라는 소리에 박처사는 예..그라요..여기 처음 왔는디 잘 봐주소 목례는 한다
무덤가에 다다르니 자네는 뉘인가 하고 탕건을 쓴 할배가 말한다
어스름 전..비석을 보니 가선대부..하면 정 삼품...지체 높으신 어른
저 여기 청학사 왔는데 이뻐 봐주소 어르신..하고 넙죽거린다.
어험..헛 기침을 하면서 저 가스나 조심하소..라고 당부한다
내가 조심할 여자 있나는가..괜히 설래인다 처년귀신 나오겠지
나왔다..만세...
못보던 총각인디...하고 왠 여자가 웃는다
여기 오늘 왔어요..참 이쁘네..하고 수작조차 건다..
보는 눈은 있네..미소조차 짓는다
읍네에서 막걸리를 세말 사서 어께에 메고 다시 그길을 올라온다
해시...사위가 깜깜하다 가로등도 없다 희미하게 비추는 하현달뿐..
갑자기 외마디 소리가 들린다 캬악~
깜작 놀라 걸음 멈춘다..그리고 바라본 곳..깊은 계곡길 절벽
하현달에 의지했건만 그 계곡 반사되는 반짝임이 길 이라 여겼나 보다
고맙네..이쁜 아가씨
옆을 보니 캬악~하고 비명 친 여자가 보인다
아따 겁나네..아가씨 없으면 시방 다 저끼 떨어졌당가
하니 아니여 그럴 뻔 했지 하며 웃는다
하현달에 비춘 입꼬리가 참 곱게 보인다
어쨋던 날 구한 은인인께로 통성명 하시 난 저 청학사 201호에 사는 박가요
어찌 그리 말이 짧당가..왕누나 이모보고..한다
시방 내가 28살인디..아가씨는 몇살이요
23살! 28살 내 똘래로 보이구만은 겉 늙었네 하고 놀린다
뽀로통하다..눈이 섞었네 그라고 나는 죽은지가 20년이 넘었으니 누나고 이모지
하고 말하는데 슬픔이 없다 심지어 유쾌하기조차 보인다
자고로 나이는 떡국나이니 내가 오빠네..
동생 한잔 마시소..하고 계속 옆 벼랑길에 주저앉자 빈 잔을 채운다
9시의 청학사길은 유령 아니면 멧돼지 소리뿐...세상은 잠들어있다
오빠..
니 오빠 있었나...
아녀 오빠..난 28살이다 넌 마흔살이 넘었겠구나
치사빤스 오빠..우리세계는 생전 나이로만 쳐
난 저 아래 수목원이 집인데 거기 신령이 여기로 오면 낭군 만난다고 해서 왔어
낭군은 만났느냐..
친구야 나와봐..하고 처년귀신이 말하자..여우가 나타나서 꼴리를 흔드며 박처사 앞에 엎드린다
왠 개냐...
갑자기 어흥~~~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더니 여우가 말을 한다 개가 아니라 여우이옵니다
푸들같이 생겼구나..꼴리도 하나인데..구미호도 아니고..
어찌 꼬리가 아홉인 여우가 있겠나이까
박처사님!!!하고 부른다
박처사..잊혀진 아득한 이름 수행중에 꿈길에서만 인식하던 자아..
절 모르겠나이까..400년을 여기서 기다였나이다
박처사는 여우는 잠시 자리를 비켜주거라
아직 내 수행이 깊지 않아 자네를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인연이더냐
인연인지는 잘 모르겠고 같이 노닐던 친구 여우가 근사한 남자 이길로 지나갈거니 잘 보살피라고 했어요
별로 안 근사하네..하고 웃는다
니가 눈이 나쁜거구나..이만하면 꽤 근사하다
키도 작아요
머 진화는 큼에서 작음으로 이루워진다..
큰 공룡과 맘모스 뭇 해양생물 그리고 2미터로 추정하는 초기인류는 작은 호모사피엔스로 대처되었다
핸드폰도 작아지지 않터냐..그게 우주의 법칙이리냐
피~~하고 웃을 때 박처사가 외친다..구경 말고 다 나오소
내려올 때 보앗떤 무덤의 주인 인 듯한 선비가 좌정한다
그리고 양 계곡 옆에서 소란스럽던 뭇 영혼들이 모인다
어보게..우리가 기다리던 박 처사님 마침네 오셨네 라고 말하자 좌우로 갈라진 군복들이 엎드린다
다급하게 박처사는 여우야..하고 부른다
내가 내려올때는 동학년을 보았다 여기 동학년은 어디있느냐
처사에게 백사로 잡힌 뭇 영혼들이 동학년 원혼이나이다
처사님께 잡혀 해원 할려했으나 원혼의 시간또한 있어 그들은 저 블랙홀에 가치기 전 원혼은 산삼으로 화해서
처사님은 잡았던 그 백사를 풀어준 곳에 우리가 산삼을 보게했고 처사님이 마걸리를 뿌리며 이 계곡길 영혼을 달래
는걸 미리워 짐작 했나이다
그럼 그 백사는 어디있느냐
이미 사람 손에 타서 죽었나이다
그 백사는 25년후 다시 축생으로 환생하데 처사님께 인연이 있나이다
모르겠고...
나 내일도
깜깜한데 내 어찌 25년 후를 알랴
하나 내 막걸리 세말을 여기서 비울거니 잔을 내밀라
좌우로 나누워진 무리는 철모를 내민다
미루워 사변에 죽었던 빨치산과 인민군 국군과 경찰들이다
박처사는 한말을 계곡에 쏟으며 말한다 뭇 이 계곡에 죽어간 원혼들이여 흐르는 말걸리 마시고 못다 먹은 막걸리는
바다에 남겨두소서 하며 박처사 탄식을 하고 또 한말을 개울에 버릴려하자
별라간 좌우에서 두 모습이 엎드린다
말해보라..
인민군 대좌 29살 이승철 입니다
육군 대령 31살 최승룡입니다
너희 두세력 계곡 두고 갈라짐이 재미있더냐
너희는 무엇을 위해 싸웠는냐
앵갤스는 어디에 있으며 롤스는 어디에 있더냐
400년전 선비가 말한다
그러게..언제가 올..우리가 기다리는 그 분에게 다들 혼날쭐 알았네
심즉리..심외무리...
어르신은 그 이치를 깨우치셨소
예..스승님 친천에서 스승님께 수학하고 스승님께 종아리 맞던 절 모르시겠나이까..
하고 바지를 올린다
선명한 회초리자국..
우리 모두 스승님이 여길 올거라 기다렸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