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못하는 사람이 연장 탓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일을 해보면 역시 연장이 좋아야 일이 쉽다.
두충나무 숲에 오기 전에 약초시장에서 작두질 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두충나무 베는 톱 하나가 날이 시원찮아서 나무 한 그루를 넘기기 위해 여럿이서 끙끙거리는 모습을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산아래랑 은구님이랑 당췌 썰리지 않는 톱 때문에 열쇠로 톱날 하나하나를 비틀어보고 이리도 해보고 저리도 해보고 궁리중이시다.
산에서는 달리 연장을 손 볼 도구가 없으니, 입산 전에 미리미리 연장 점검부터 하고 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김무생님쪽에서는 벌써 나무 넘어간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날랜 김무생님이 톱질을 하고, 본초님이 나무의 방향을 잡으시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작업 시작이다.^^

넘어간다~~~~

넘어간 두충나무를 중간중간 톱으로 자르면,
몇 명은 껍질을 벗기고, 또 몇 명은 잎과 잔가지를 따서 푸대에 부지런히 넣었다.
이 사진에는 물골안님도 찍히셨네.
이 시점부터 <하고초> 채취작업을 위해 근처 풀밭으로 이동하여 외로이 작업 하느라 새참도 못드시고...ㅠㅠ

준호도 열심히 두충잎을 따서 푸대에 담았다.
남자다운 일을 좋아하는 준호....
남원에서 고추 심을 때는 일하는 모습이 시큰둥 하더니만,
두충나무숲에서는 톱이랑 낫같은 연장들도 보이고 뭔가를 운반해야하고....
뭔가 남자답게 느껴졌는지 적성에 맞는지 제법 열심히 일을 했다.^^


김무생님이 줄기를 토막내지 않고 통째로 껍질을 벗기셨다.
흔히하는 시쳇말로 대박이다.
평소 김무생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딱딱한 표정과는 달리 아이처럼 밝은 미소가 좋아서 사진에 담았다.^^



우리가 두충나무 숲에 와 있는걸 어찌알았는지 두충나무에 관한 문의 전화가 어치님께 계속 걸려온다.
어치님은 본인의 체험담을 곁들여 열심히 문의 전화에 답해주시는데...
갑자기 빨리빨리 일 안하냐고 우리의 지도자 김무생님이 버럭 소리를 지르신다.^^!
사실 전화가 걸려오면 일단 일을 못하는건 사실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본인에게 어떤 약재가 필요한지 물어보고 확신이서야 구매를 해도 할 것이 아닌가.ㅋㅋㅋ

잘 벗긴 두충나무껍질을 안고 오는 준호...
누가 보면 통나무를 들고 온다 생각할 것 같다.

음....이건 아나콘다 같네....^^


신운섭(돌섬)님은 어찌나 섬세한 손길로 껍질을 벗기시던지....
정말 살~살~ 조물락~ 조물락~하며 껍질을 벗겨내시는 통에 모두들 야시시한 농담 한마디씩을 던지며 즐겁게 일을 해 나갔다.


물골안님이 내주신 숙제를 제대로 하셨나보다. 돌섬님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가 어린다.^^

다시 아랫쪽으로 이동하여 작업을 진행


두충나무 껍질을 벗기고, 잎을 따서 자루에 담고, 가지를 정리하고 있는데... 또 다시 두충나무 한 그루가 고개를 숙인다.


이번에도 날래고 가벼운 움직임으로 나무를 토막내기 시작하시는 김무생님....

나무가 삐딱하게 얹혀 있어 흔들흔들 하는데도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게 위 아래를 오르내리며 나무를 자르신다.

이번엔 은구님이 껍질벗기기에 동참하신다.

껍질을 홀딱 벗은 나무심을 보고 있노라면 속살이 어찌 저리 깨끗하고 예쁠까 싶다.
뭔가 다른 용도로라도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딱히 떠오르는건 없고....
나중에 어치님께 들으니 껍질뿐만이 아니라 나무 심에도 좋은 성분이 많기 때문에 나무심도 도끼로 쪼개서 약재로 써야한다는 정보를 입수하셨단다.
그렇구나....어쩐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니....

묵묵히 잎을 따고 계시는 본초님...

작업을 거의 마무리해 갈 무렵 김무생님이 주문해주신 피자와 치킨이 도착했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윤지는 풀독 때문에 숲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새참 먹자고 산소 주변까지 불러 들였다.
산소 주변의 풀에도 혹시나 풀독이 오를까하여 깨끗한 새 자루를 하나 깔아주었다.
산청와서 살다보면 아토피 피부염도 다 낫겠지?
그러고보니 요즘 비염은 많이 수그러든것 같다.
건조한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고 있으니 계절탓도 있겠지만, 그 전에도 보면 산청에서는 재채기를 훨씬 덜했던것 같다.
벌레들하고 조금만 더 친숙해지면 산청살이가 더더욱 재미날텐데....언젠가 그럴 날이 오겠지.
난, 윤지를 믿는다.


우리가 배고프고 목마름에 힘들어하는걸 어찌 아시고 둘리님이 수박 반쪽과 복분자주랑 산사춘이랑 매화주가 담긴 통을 들고 두충나무 숲까지 찾아오셨다.
과일안주에 과실주라....이런 횡재가....
새참으로 피자&치킨을 배달해서 먹는 것도 신기했는데, 수박까지 먹게 될 줄이야....
아무튼 둘리님이 나타나시면 뭔가 맛있는 먹거리가 생긴다.
맛있는 먹거리를 잊지않고 챙겨다 주시는 둘리님은 정말 멋진 분이다.ㅎㅎㅎ^^
칼이 없어서 돌섬님의 주먹질 몇 번으로 수박이 일단 쪼개졌다.
수박의 상태를 뭐라 표현해야할까....?
외부의 강한 충격에 의한 내장 파열 상태라고나 할까?
아무튼 칼이 없어도 조각을 뜯어 먹을 수 있는 상태는 된 것이다.
촌동네 사람들은 뭐든 가능한가 보다.^^
덩어리를 손으로 뚝뚝 떼어서 본초님과 산아래에게 나누어주시는 김무생님....

나머지는 다 내꺼! .....휘리릭~

호사스런 새참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먹은 자리 일한 자리를 잘 정리하고서,
두충나무 껍질은 법제를 위해 김무생님 약초탕제원으로 옮겨지고,
잎과 줄기는 건조를 위해 어치님댁에 있는 곶감말리는 덕장에 널어 놓았다.
이 두충나무 잎과 줄기는 다시 좋은 약차가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여러 명이 힘을 모으니 제법 일을 많이 했는데도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일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무슨무슨 작목반 형식으로 이렇게 일을 해 나가면 아주 효율성 높고 즐겁게 일 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다음에도 또 가야지.

첫댓글 다른각도의 사진을보니 하루전 일들이 생생 합니다.
^^....저도 어치님 은구님이 촬영하신 사진보며 다른 각도라서 새로웠는데....
즐거운 체험이었습니다.
다음주에는 산청 촌동네 사람들 mbc에서 귀농귀촌에 대하여
촬영나온답니다요 함께 하자요
산아래 사무실 행사가 있어서 사량도에 가야하는디....ㅠㅠ
아무튼 요즘 촌동네 매스컴 많이 타네요.
에그 아쉽습니다
함께 하면 당귀밭 개똥쑥밭 참으로 좋은 기회였는데
아쉽네요....ㅠㅠ
울 돌섬의 섹쉬한 엉덩이 포즈로 인해 태어난 두충나무 껍질 술....
우와.......무슨 술병이 이렇게 길어요? 멋지당~^^
정말 제가 하고싶은 일들을 하고 계셔서 많이 부럽습니다
산청촌동네에서 활동하시다 보면 심심치 않게
저러한 일들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아~ 네 그러시군요..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주무시지도 않구요..몸은 여기 부산에 있어도 맘은 이미 산청에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