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수련회이든 마지막 날이 가장 하일라이트이다.
그런 만큼 학생들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마무리에 신경을 썼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새벽 훈련은 체력 훈련 중심으로 하고 오전은 물고기잡기와 물놀이를 하였다.

탈무드에 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라 했던가?
떼 지어 다니는 물고기를 보며 매운탕거리 정도는 잡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그런 우리를 비웃기라도 하듯 물고기는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그러나 학생들이
힘을 모아 고기를 잡으려고 생각과 힘을 합치는 것으로도 교육과 재미는 충분했다.
열 마리도 채 안 되는 물고기로는 요리를 할 수 없어 점심은 학모님이 준비한 카레라이스로 먹었다.
오후에 계획되어 있는 청평 호수 레저 활동의 설레임 때문인지 학생들이 들떠 있을 때
제자의 와이프가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했다
제자의 와이프 또한 학교 다닐 때 똑똑하고 밝아서 너무 예뻐하고 좋아하던 학생이었는데
어느새 훌쩍 커 버린 세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니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을 만난 듯 친근하고 반가웠다.
오후에는 모두가 기대하는 보트를 타기 위해 2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청평호로 이동하였다.
제자와이프의 차로 이동하면서 사는 얘기도 나누고 늦둥이 주은이 키우는 모습도 보면서
나도 저런 때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웃음이 났다
최근 강수량이 많아 만수인 청평호는 수목이 우거진 산으로 둘러싸여 주변 펜션등과 어우러져 이국적이고 청결했다

송강수상레저에서 학생들은 땅콩보트와 바나나보트를 탔다.
학생들과 학모님들 제자의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나와 김 코치는 사진 찍기에 정신이 없었다.
일반인들이 탔을 경우 두 개의 보트 사용료가 35,000원이지만 우리는 호텔 측의 소개로
50% 할인하여 탈 수 있었다.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처럼 넓은 청평호에 울려 퍼지는 함성. 바나나보트가 뒤집힐 때
물을 먹으면서도 아이들은 스릴을 만끽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보트에서 사진을 찍는 내 가슴도 시원하게 뻥 뚫렸다.
갈등하며 왔지만 학생들의 즐거운 비명, 제자부부와 솔이 주은이와의 만남
제자가 살아온 자취를 눈으로 확인하는 마음 등은 나를 뿌듯하게 만들었다.
신세지기 미안하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다음으로 미뤘다면 제자의 지금을 아는데도
학생들에게 좋은 체험과 놀이의 기회를 줄 수도 없었을 것이었다.
청평호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업관계로 바쁜데다 기브스한 팔로 제자가 인사 오겠다는 전갈을 받았다.
나는 학생들에게 이번 수련회를 후원해 주고 복싱부 선배인 제자에게 특강을 부탁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이야 말로 학교와 교과서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는 산교육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