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6일
올 여름 두 번째 경주 가는 날이다.
날씨가 흐리지만 시원하다.
요즈음 날씨는 갑자기 천둥 번개에다가 큰비를 뿌려서 그러잖아도 코로나로 힘든 소시민들의 마음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일찍 갔다 오려고 서둘렀는데 하동저수지 주변 해바라기 보고 첨성대 꽃단지로 가느라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바실리 카페옆 해바라기밭에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 한물간 해바라기 꽃을 본다고 난리였다.
다른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고 예뻐서 갔는데 해바라기들이 고개를 숙이고 시커멓게 변해가고 있었다.
사진 찍을 마음이 싹 달아나 버려 대강 찍고 연꽃이 있는 동궁과 월지(안압지)로 갔다.
안압지에는 지난번에 피려고 했던 부용화가 만개하여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고 백연은 많이 졌지만 홍연은 지난번 보다 꽃송이가 풍성해져 함안 연꽃테마파크 만큼은 아니지만 보기가 좋았다.
연꽃단지에서 사진을 찍은 후 첨성대 꽃단지로 이동하였다.
첨성대 꽃단지에는 지난번에 조금 피었던 백일홍이 활짝 피어 있었고 배롱나무꽃도 깨끗하게 피어 무척 아름다웠다.
구경도 잘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식사하고 2시 30분 고속버스를 타고 귀가길에 올랐다.
경주는 8월 중순 황성공원 맥문동을 보러갈지 모르겠다.
꾸밈없이 진심으로(전에 올렸던 글)
(부재 :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
너에게 물었다.
넌 왜 벚꽃 보러 안 갔어?
알바 하느라고 못 갔어요.
근데 괜찮아요. 돈도 벌었고.
안 가도 돼요.
전 계속 여기에 있을거고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나중에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벚꽃놀이 같은 거 다른 사람들처럼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요.
별로 가고 싶지도 않아요.
시간이 아까워요.
그 시간에 제가 다른 걸 할 수가 있는데...
돈을 벌 수도 있고.
매년 같은데 갈 필요가 있어요?
뭐가.. 달라요?
네가 물었다.
아팠다 너의 대답이..
그리고 안타까웠다 네가 안고 있는 현실이.
물론 다르지.
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벚꽃은 피고 지겠지만
어쩌면 아까운 시간일 수도 있겠지만
네가 바라보는 공원은 그때 그때마다 달라질 거야.
그날의 날씨에 따라
함께하는 사람에 따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겪어온 경험에 따라
매번 다르게 느껴질 거야.
네가 받아들이는 감정에 따라
그날의 에피소드에 따라
그때의 컨디션에 따라
느낌도 달라질 것이고
기억도 추억도 새로워질 거야.
그러니 같은 곳도 같지 않다고
난 생각해.
돈은 벌 수 있지만
그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아.
돈보다 니가 뭔가를 느끼고 깨닫는 시간
그 시간이 바쁜 일상의 힘이 될거야.
힘들면서 센 척 하지 않아도 돼.
가고 싶었으면 가고 싶었다고 해도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일부러 그렇게 말 한 것에
창피할 것도 부끄러울 것도 없어.
그 잠깐의 여유마저 버리고 돈을 버는 시간보다
너의 감정을 들여다보는
너를 돌아보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
이곳에 있는 시간은 길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 말도 있지.
내가 존재하는 것은 오늘 뿐이라고.
어제는 이미 사라졌고 내일은 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는 말.
오늘은 소중해.
넌 영어 잘 하니까 영어로 “현재”가 뭔지 알지?
그래 “Present(프레젠트)”!
현재는 “선물”인거야!
너의 이 선물같은 오늘, 지금 현재를
너의 젊은 날을
너무 힘겹게
혼자 다 끌어안고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가끔씩은 끌어안은 것을
놓을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한거야.
지금은 아무 말도 들리지 않을 수도 있겠지.
너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불안함에
오늘을 채찍질 하는 지도 몰라.
하지만 한 번 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
네가 원하는 삶이
오지도 않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것인지
즐거운 일 하나를 오늘에 채워
하루 하루씩 더해 갈 것인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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