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다시 주요 투자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신행정수도 이전이 무산된 것을 계기로 개발사업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토지시장이 주춤거렸지만 개발호재가 뚜렷한 지역을 중심으로 얼었던 투자심리가 풀리고 있다.
개발이나 토지보상이 확실하고 규제가 적은 곳은 매수세가 살아나고 거래도 일 어나는 모습이다.
최근 한 달 동안 행정수도 대안 구체화와 서울공항 개발 가능성 언급, 해남 영 암 조기 개발 등 굵직한 호재도 나왔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전국에 땅 투자바람이 불었다면 올해는 국지적인 투자 열기가 특징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강화가 전국적인 땅값 상승을 막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서 허가대상 면적이 줄어든 데다 농지는 전세대원이 6개월이상 살아야 살 수 있기 때문에 거래는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해 땅값이 급등한 곳은 가격도 부담되고 대개 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주 변 토지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모습이다.
◇행정수도 주변 최고가 회복=충남 연기 공주에 행정중심 복합도시를 세운다는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충청권 토지시장이 국지적이지만 다시 들썩이고 있다.
토지수용 지역 주변은 행정수도 위헌여파 이전 최고가격을 회복하거나 더 오르 기도 했다.
올해 보상이 시작되면 돈이 풀리고 주변 땅값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남면의 경우 수용대상 지역은 가격움직임이 없지만 수용예정지 주변일대는 위헌여파 이전 가격을 넘어섰다.
금남면 연곡리 두만리 일대 관리지역 농지는 지난해 위헌결정 뒤 평당 30만원 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평당 50만원까지 호가한다.
◇성남공항 주변 들썩=정치권의 서울공항 이전 발언으로 주변 지역 땅으로 눈 길이 몰리고 있다.
이 지역은 지난해 5월 성남시가 서울공항 터에 신도시를 건 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땅값이 급등했다.
심곡동과 오야동 일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내 농지는 1년전에 비해 평당 10 0만원 안팎이던 곳이 200만원을 넘어섰다.
도로에 인접한 곳은 평당 300만원을 넘기도 한다.
토지거래규제를 받는 지역이라 가격은 오르고 있어도 매매는 찾 기 어렵다.
땅값이 이미 크게 올랐지만 신도시건설이 가능한 지 여부조차 확정된 내용이 없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영암 다시 강세=복합레저형 기업도시후보 호재를 업고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 상했던 해남군과 영암군 일대도 규제와 단속으로 지난해 가을이후 관심이 한풀 꺾였던 곳이다.
그러나 올 들어 대통령이 서남권 개발을 언급하고 최근에는 전라남도가 개발사 업을 서두르겠다고 나서며 또 한번 관심을 받고 있다.
해남과 영암지역은 기업도시에 대한 관심으로 매입문의는 꾸준하며 특히 바다 가 보이는 땅이 인기다.
영암지역이 거래가 활발하고 땅값도 강세다.
해남군 경천공인 관계자는 "도로변이나 바다조망이 되는 땅, 네모반듯하게 생 긴 땅은 잘 팔리는 편"이라며 "토지거래허가규제가 없는 영암군 삼호읍을 중심 으로 관리지역 농지가 평당 20만~30만원까지 올라있다"고 말했다.
◇원주에서 횡성으로=횡성군은 강원도 원주에서 차로 10분 거리다.
원주로 몰 렸던 투자자들이 원주 땅 값이 급등하자 요즘 이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횡성군 우천면의 경우 골프대학이 허가받고 모 방송드라마 세트장이 들어서면 서 지난해 말부터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최근 한 기획부동산이 세트장 인근 6만평 규모 야산을 사들인 뒤 이를 작게 쪼 개서 투자자들에게 10배 이상 비싼 가격에 되파는 등 소란이 일기도 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촬영장 주변 시세가 평당 20만원으로 폭등해 땅 매수자들은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이후 횡성읍에서 우천면으로 이어지는 지역 땅이 거래가 일어나고 시세도 10~20%정도 올랐다.
관리지역 농지나 임야는 평당 7만~15만원 시세를 보이고 있다.
횡성군 우천면 N컨설팅 관계자는 "횡성은 생각보다 교통이 편리한 편인데 인근 원주 평창에 비해 저평가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땅값이 오르는 추세"라며 "타 지역 투자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파주주변 연천. 철원 관심=경기북주지역에서는 땅값이 급등한 파주 주변으로 연천과 철원이 관심지역으로 떠올랐다.
파주신도시 개발에 따른 보상 등으로 주변지역 토지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진명기 JMK플래닝 사장은 "일부 토지는 작년 봄에 비해 2~3배 올랐고 지난해 1 2월 이후 매수문의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파주 땅이 가격이 많이 오르고 거래 가 어려워지자 개인투자자들이 연천과 철원으로 이동했다.
두 곳은 토지거래허 가 등 규제가 없다.
특히 연천지역에 투자자 발걸음이 이어져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국최고를 기록 했다.
연천지역은 관리지역 땅값이 평당 10만~20만원, 철원은 평당 5~15만원 선으로 알려졌다.
파주와 문산에 LCD공장과 관련업체 공단이 들어서는 것이 호재이므로 창고업 등 구체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았다면 연천.철원 지역 투자는 위험한면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 지적이다.
◇평택 보상 오산.안성.화성까지 영향=평택으로 미군 기지가 이전되고 4월부터 보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평택과 주변지역 땅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 최근 1~2년사이 땅값이 많이 올랐던 평택지역은 여러 개발호재로 투자자 관심 은 높으나 규제가 많아 거래는 드문 편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하는 투자 자는 꾸준히 있다.
팽성읍 관리지역 농지나 임야는 평당 35만~50만원선을 보인 다.
평택 개발은 오산 안성 화성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다.
안성은 평택뿐 아니라 용인 천안 등 주변 지역 개발이 잇따라 가격이 오름세다.
오산 평택 등은 최근 경부선 복선전철 개통도 호재가 되고 있다.
다만 토지거 래허가구역은 거래가 활발하지 못하고 가격만 뛰고 있다.
가격 상승세는 평택이 뚜렷하지만 규제가 덜한 경부고속도로 우측지역, 예컨대 안성 죽산면 일죽면 등 지역이 거래가 빈번한 편이다.
<심시보 기자 / 문일호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