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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내가 사랑한 첫문장
유성근 지음
2015 우수콘텐츠 선정작(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프롤로그
첫 문장보다 앞에 쓰는 글
첫 시작 세줄 법칙은 소설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적용된다. 세상 모든 관계의 시작이 사실은 아주 짧게 느껴진다.
상당한 재산을 가진 독신 남성에게 틀림없이 아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은 널리 인정된 진리다.-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첫문장
이 책은 소설보다 더 멋지고 흥미로운 비밀을 간직한 첫 문장들에 관한 이야기다.
○ 이 모든 걸 악마가 가져갔으면! 《변신》,프란츠 카프카
어느 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침대 속에 한 마리의 커다란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비 딕》을 쓴 작가 허먼 멜빌의 작품《필경사 바틀비》, 니콜라이 고골의 《외투》,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 《변신》이다.
《변신》의 매력은 미스터리한 출발에 뒤이은 사실적인 내용 전개와 애써 꾸미지 않은 직설적인 결말이다.
외국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부가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은 원서로 읽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레고르의 몸이 벌레로 변했지만 그는 여전히 다른 무엇도 아닌 인간 그레고르인 것이다.
○ 나는 이불 속에서 좀 울었나 보다《날개》,이상지음, 김주현 엮음, 문학과지성사, 2005년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이불 속에서 좀 울었나 보다
내 기준에서 좋은 첫 문장은 우선 미스터리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 도대체 이렇게 첫 시작을 떼면 다음은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해지는 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묘한 느낌이면 좋다.더불어 소설을 다 읽고 난 다음에도 첫 문장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쏭달쏭하게 만들어야 한다.
○ 그런데 올해가 고양이 해던가?《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쓰메 소세키, 송태욱 옮김, 현암사, 2013년
나는 고양이다. 이름은 아직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이 소설은 소세키의 등단작이자 동시에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서른 일곱 살 때 소세키가 사는 집으로 낯선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던 일이었다.
요즘 일본 청년들 사이에서는 100년 전에 나온 문학작품을 다시 찾아 읽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한 시대의 문화적 저변은 어느 한순간 번쩍하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많은 작가들, 그리고 그보다 더 많은 독자들이 한층 한층 퇴적물을 쌓아야 나중에 비로소 두터운 지층을 만들 수 있다.
소세키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에서 인간이 아닌 고양이를 관찰자 위치에 세워놓고 소위 교양인이라며 거드름을 피우는 선생과 주변인들을 속속들이 비판한다. 변혁의 시대를 살았던 작가의 깊은 고민과 비판 정신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읽어본다면, 이름 없는 고양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오직 우스개인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된다.
○ 고통은 인간에게 아무것도 아니야《노인과 바다》,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2012년
그는 걸프 해류에서 조각배를 타고서 혼자 낚시하는 노인이었고, 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날이 이제 84일이었다.
헤밍웨이처럼 특별한 작가는 문학사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세계대전을 치르며 군인과 기자로 활동했던 때 입은 부상의 고통을 달래기 위해 술에 의지했고 우울증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헤밍웨이는 작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도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노인과 바다』는 1952년에 출간됐고 그 다음 해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리고 1954년에는 노벨문학상까지 받게 된다.
문장의 간결함에 있어서, 헤밍웨이는 단순히 짧은 호흡으로 문장을 이어가는 것ㅇ서 그치지 않았고 그 안에 치밀한 계산을 심어놓는 걸 좋아했다. 아주 오래전, 문학은 독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도구 정도로 여겨졌기 때문에 작가들은 자신이 소설에 깊이 관여하는 서술 방법을 사용했다.
For sale: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 신발, 한 번도 안 신었음)
헤밍웨이는 문장으로 사람을 이해시키는 작가가 아니다. 문장을 통해 독자들 스스로 그 의미를 알아차리도록 만든다.
어부이자 한 인간으로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는 당찬 의지는 헤밍웨이 자신의 문제이기도 했으며, 전쟁 후 큰 고통을 겪고 있는 세계 전체에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야, 인간은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 거야.
인간이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는 방법은 끊임없는 고통에 맞서 매번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키워가는 일이다. 어두움이 빛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듯, 숲은 언제나 파괴자들을 이긴다.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작은 희망의 묘목을 심는다면 온 세상을 푸른 숲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자기가 서 있는 발 아래, 거친 땅바닥을 파헤치고 그곳에 나무를 세울 수 있는 작은 용기와 결단이다.
○ 삶에서 기대할 게 무엇이 더 있는가?《눈먼 부엉이》,사데크 헤다야트 지음, 배수아 옮김, 문학과 지성사,2013년
삶에는 마치 나병처럼 고독 속에서 서서히 영혼을 잠식하는 상처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오랫동안 재평가를 받아 높은 입지를 굳히고 있는 중동출신 작가 사데크 헤다야트는 프란츠 카프카에 비교될 만큼 그 독특한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헤다야트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염세주의라고 할 만하다. 그 중에 가장 뛰어난 작품이 『눈먼 부엉이』다.헤다야트는 자살했다.
소설가들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지만 그 안에서 드러내려고 하는 진짜 주제는 삶이다.작가는 독자들이 그 비밀스런 삶의 이야기를 발견해주길 조용히 기다린다.
잠과 의식 사이에 있는 황량한 지대, 혼수에 빠진 영혼이 겪는 그림자의 세계, 그 초자연적 체험의 비밀이 바로 이 책에 담겨 있다.
이란의 테헤란에서 1903년에 태어난 사데크 헤다야트는 어려움 없는 어린시절을 보냈다. 유럽이 강대국이 되기 전 중동은 뛰어난 문학가들을 많이 배출했다. 1925년, 그는 국가에서 지급하는 장학금을 받고 벨기에로 유학을 떠난다.
1930년에 이란으로 돌아와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가 1936년에 모든 것을 그만두고 인도로 떠난다.헤다야트에게 인도는 기회의 땅이 되었다. 그는 1939년까지 인도에 머물면서『눈먼 고양이』를 완성했고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파리에 정착한 다음해인 1951년4월4일, 그는 숙소에 가스를 틀어놓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영광을 누렸던 페르시아 시인의 감수성을 물려받고 태어났지만 이를 펼쳐 보일 수 있는 길을 단호하게 막고 선 현실 앞에서 헤다야트는 날마다 절망했다.
헤다야트는 삶에 지쳐 자살을 선택한 나약한 예술가가 아니다. 소설가로, 지식인으로, 그리고 이러한 시대에 이란이라는 곳에서 태어난 한 인간의 자격으로 짧은 생애 동안 무던한 노력을 쏟아내며 깨달음을 향해 걸어간 수행자다.
○ 글자들이 춤을 춘다. 나는 누구일까?《어두운 상점들의 거리》,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문학동네, 2010년, 무선판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에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프랑스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가 201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역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기억의 덩어리를 훼손시키지 않고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작가들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던 것 같다.
2014년 스웨덴학술원은 파트릭 모디아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언급 했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의 운명을 환기시키는 기억의 예술을 보여주고, 나치 독일 점령기의 생활 세계를 파헤쳤다.노벨문학상은 어떤 특정한 작품을 지목해서 그를 쓴 작가에게 주어지기도 하는데 모디아노의 경우 작가가 쓴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했다는 것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모디아노는 기억의 파편들을 그물처럼 엮어 한 시대를 지탱했던 프랑스인들의 정신과 역사성을 드러냈다. 현재와 미래는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그것들은 모두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그는 자유 속으로 걸어 나갔다《비둘기》,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열린책들, 2000년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던 비둘기 사건이 터졌을 때 조나단 노엘은 이미 나이 오십을 넘겼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지난 20여 년의 세월을 뒤돌아보며 이제는 죽음이 아니고는 그 어떤 심각한 일도 결코 일어날 수가 없으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었다.
은둔의 고수들 가운데서 쥐스킨트가 유난히 빛나는 것은,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마치 작가 자신을 비추는 것 같은 은근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비둘기의 주인공은 나이 쉰을 넘긴 평범한 은행 경비원 조나단 노엘 씨다. 그의 일상은 첫 문장에서 이미 암시하듯 단조로움 그 자체였다.
쥐스킨트는 짧은 이야기 한 편을 통해 사람들이 보지 못하고 지나치는 작고 사소한 것들에 눈을 돌려보라며 나직이 속삭인다. 사람의 인생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작은 별빛으로 가득한 캄캄한 밤하늘이다. 거기 별 마다 갖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이어져 신비한 힘으로 가득한 우주를 만든다. 마음 가득 밤하늘을 담아두고 내일이면 세롭게 바뀔지도 모르는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기대와 예감으로 가득 찬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 우연히 말려들게 된 이상한 사건《뉴욕3부작》,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2009년
그 일은 잘못 걸려온 전화로 시작되었다
《뉴욕3부작》은 제목 그대로 대도시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사건 세 가지를 엮은 소설집이다. 유리의 도시는 세 작품 중에서도 특별하다. 이 소설은 마치 폴오스터의 모든 소설을 하나로 압축한 느낌을 준다. 폴 오스터 소설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문학성과 대중성 사이을 교묘하게 오가는 글쓰기 기술 때문이다.
○ 그러나 나는 시인이 아니다. 대단히 성실한 기록자일 뿐이다.《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김진준 옮김, 문학동네, 2013년, 무선판
룰리타,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롤-리-타.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가 세 걸음 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롤,리,타
정신분석이나 심리학 쪽에서 쓰이는 용어 중에는 문학작품에서 그 이름을 가져온 것이 많다.
상대방을 구속하거나 폭력을 가하면서 성적인 쾌락을 즐기는 사디즘(Sadism)이라는 용어는 프랑스 소설가 사드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그 반대로 상대에게 가학적인 행위를 당해야 성적으로 만족하는 욕구를 마조히즘(masochism)이라고 한다. 마조히즘은 오스트리아 작가 자허마조흐에서 나왔다.
그리고 남성이 미성숙한 어린 여자아이에게 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것을 롤리타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러시아 소설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가 1955년에 쓴 소설 제목 롤리타에서 비롯된 말이다.
《롤리타》는 단순히 중년 남자가 어린 여자애를 어떻게 해보려는 이상한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주인공은 롤리타가 아닌 험버트라고 할 수 있으며, 나보코프가 창조한 모든 구성은 이 외로운 남자 험버트의 복잡한 내면을 향하도록 정교하게 배치되었다. 《롤리타》는 결국 살인이라는 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상태에서 험버트가 쓴 수기다. 허등대는 험버트, 초연한 험버트, 그리고 마지막은 이 수기를 쓰고 있는 험버트다.
우리는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사랑에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사랑이란 처음부터 사람에게 속한 감정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 시작은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외로움과 고독이 만들어낸 훌륭한 듀엣곡이라고 믿는다.
이상하게도 사랑은 외롭고 고독한 길 위에 서 있는 사람이라야 사랑을 만난다. 험버트에게 그것은 예술이라는 피난처였다.
○ 가엾은 유랑자여! 이 피곤한 방랑을 영원히 계속할 건가요?《모비 딕》,허먼 멜빌 지음, 김석희 옮김, 작가정신, 2011년, 무선판
내 이름은 이슈메일이라고 해두자
만약에 모비 딕을 쉽게 읽기를 원한다면, 한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그저 앞부분 몇 장과 맨 뒤에 있는 향유고래 모비 딕과의 결투 장면 몇 장을 읽고 끝내면 된다.
모비 딕은 긴 내용만큼 여러 번 읽었을 때 더욱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예언자 일라이저가 나오는 19장은 처음 읽었을 때 발견하기 힘든 여러 가지 암시를 품고 있다.
인간과 바다, 포경선과 모비 딕의 결투는 자연의 승리로 끝을 맺는다.
○ 가서 내가 되살아났다라고 하더라도 전하게 《두 도시 이야기》,찰스 디킨스 지음, 이은정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12년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이자 의심의 세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면서 곧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무엇이든 있었지만 한편으로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는 모두 천국 쪽으로 가고자 했지만 우리는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선택은 곧 행동이다. 아무리 자기가 옳다고 믿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죽음을 각오하고 프랑스로 건너갔던 찰스 다네이가 그랬듯이, 사랑의 숙적이었지만 연인의 행복을 위해 다네이 대신 자신의 목숨을 내주었던 시드니 카턴이 그랬듯이, 숭고한 선택은 곧 행동으로 이어진다.
○ 선하다는 건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루는 거지《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진석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08년
화실은 풍성한 장미향이 가득했고, 가벼운 여름바람이 정원의 나무들 사이를 휘젓자 라일락의 짙은 향기, 혹은 분홍 꽃이 핀 가시나무의 더욱 미묘한 향내가 열어놓은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다.
작품의 주인공인 도리언그레이는 상당한 미소년이며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누구라도 단숨에 끌어들이는 신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소설은 옥스퍼드 대학 때부터 친구인 화가 바질과 헨리 경이 멋지게 그린 초상화를 앞에 두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예술관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헨리 경은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사실상 오스카 와일드의 예술관을 그대로 드러내는 인물이다. 그에게 아름다움이란 다른 게 아니라 삶에 즐거움과 쾌락을 줄 수 있는 그 어떤 것이다. 젊고 싱싱한 상태, 향긋한 냄새, 눈을 즐겁게 만드는 화려한 색깔이 완벽한 조화를 이룰 때 예술이 완성된다.
소설의 첫 문장은 도리언의 초상화를 그린 바질의 화실을 묘사한다. 거기엔 바질과 그의 친구인 헨리 경이 있고 도리언은 그림 속에 존재한다. 그러나 여느 평범한 그림처럼 아무런 느낌 없이 거기에 있는 건 아니다. 문을 열어 놓은 화실에는 밖에서부터 들어온 풍성한 장미향이 가득 차 있고 라일락의 짙은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이것이 바로 도리언의 존재다.좋은 향기와 함께 화실을 메우고 있는 분홍 꽃이 핀 가시나무의 더욱 미묘한 향내는 도리인 그레이가 가진 아름다움의 치명적인 매력을 암시한다.
작가는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쓴 이 멋진 소설 속에 자신이 생각하고 꿈꾸는 모든 이상향을 담았다.
그가 열쇠를 가지고 있으므로 다른 사람은 그 방에 들어올 수 없었다. 자주색 관 덮개 속의 캔버스에 그려진 얼굴은 점차 흉포해지고 무기력해지고 추잡해질 것이다. 그것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아무도 볼 수 없을텐데. 도리언 자신도 보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영혼이 소름끼치게 타락해 가는 모습을 굳이 살펴볼 이유가 뭐란 말인가?
헨리 경이 지적한 대로, 아무리 선한 행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제 자신의 자아와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면 삶에 어떠한 변화도 가져올 수 없는 일이다.
탐미주의 성향을 지닌 오스카 와일드에게 수감생활과 중노동이라는 형벌은 돌이킬 수 없는 정신적 충격을 안겨주었다. 1895년5월에 수감생활을 시작했고 그해 11월엔 모든 재산을 잃어 파산 선고가 내려졌다. 자신의 삶을 통해 세상을 온전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채우고 싶었던 아름다운 청년의 소망을, 신은 그렇게 이루어주었다.
○ 어떤 것도 우연에 내맡기지 않는 정확함으로《인생 사용법》,조르주 페렉 지음, 김호영 옮김, 문학동네, 2012년
그렇다.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니까 여기서, 이런 식으로, 조금은 무겁고 느리게, 모두에게 그리고 누구에게나 속한 이 생동감 없는 장소에서, 사람들이 거의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지나가고 건물 속에서의 삶이 멀리서 규칙적으로 반향되는 바로 이곳에서.
페렉은 실험적인 작품을 추구하는 프랑스의 문학그룹인 울리포의 일원으로, 여러 회원들 가운데서도 단연 악명 높은 실험정신을 가진 작가다. 특히 소설을 쓸 때면 어떤 식으로든 수학적인 개념을 그 안에 집어넣곤 했는데, 그런 논리적인 이야기 전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페렉과 궁합이 딱 맞을 것이다.
인생 사용법은 아파트라는 공간을 활용해 수많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인생은 모두 정답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조르주 페렉은 짧은 인생을 살다 40대 나이에 죽었다. 별처럼 반짝이던 실험정신으로 매번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던 페렉이 죽은 바로 그래, 1982년에 발견된 2,817번째 행성에는 그의 이름을 따서 조르주 페렉이라는 명칭이 붙여졌다.
○ 실망과 울적함이여, 안녕《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지음, 이미선 옮김, 현대문학, 2014년
상당한 재산을 가진 독신 남성에게 틀림없이 아내가 필요할 것이라는 사실은 널리 인정된 진리다.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청춘 남녀가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줄거리 전부다.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을 1796년에 쓰기 시작했는데, 바로 1년 전에 소설 속에 나오는 것과 비슷한 연애 경험이 있었다. 막대한 지참금을 준비할 여력이 없었던 제인 오스틴의 집안 형편은 두 사람을 갈라놓고 말았다. 결국 제인 오스틴은 죽을 때까지 독신으로 살며 소설을 썼다.
200년 전 출판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절판된 적이 없다고 하는 오만과 편견은 그만큼 유명한 책이지만,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삶과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값진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것은, 우리가 끝낼 수 없다《분신》,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석영중 옮김, 열린책들, 2010년
9등 문관 야꼬프 뻬뜨로비치 골랴드낀이 긴 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고, 기지개를 켜고, 마침내 눈을 번쩍 치켜 뜬 시각은 아침 여덟 시쯤이었다. 하지만 잠에서 깬 건지 아직 자고 있는 건지, 자신의 옆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이 꿈인지 현실인지, 그것도 아니면 어지러웠던 간밤 꿈자리의 연속인지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사람처럼, 그는 한 2분 동안 꼼짝 않고 이불 속에 누워 있었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소설에서 분신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곳은 제5장이니까 참고 기다려야 한다.
○ 사랑의 원인이 될 만큼 강한 관념의 연상《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민희식 옮김, 동서문화사, 2010년
나는 오래 전부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따끔 촛불을 끄자마자 바로 눈이 감겨와 아, 잠이 드는구나느낄 틈조차 없었다. 그러면서도 30분쯤 지나면 이제 잠들어야지 생각하면서도 눈이 떠진다.
모두 열 한 권, 3,0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소설의 첫 문장은 주인공이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쩌면 나처럼 잠자는 걸 두려워하는 걸지도 모른다. 주인공, 마르셀은 거의 습관적으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나 역시 초저녁에 잠을 청했던 때가 있는데 그럴때 괴로운 점은 다음날 새벽 서너 시에, 내 몸 어딘가에 자명종이라도 있는 것처럼 느닷없이 잠에서 깨어버린다는 것이다.
프루스트는 기억이 주는 의미가 어떤 사물에 깃들어 있다고 말한다. 찾아내야 할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심오한 철학이 아니라 지금 눈앞에 있는 어떤 것 중에 한다.
○ 홀로 철저한 고독 속에서《나무를 심은 사람》, 장 지오노 지음, 마이클 매커디 그림, 김경온 옮김, 두레, 2005년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생각에는 관대함과 너그러움이 있어야 하는구나. 관대하고 너그러운 성품이 곧 고결한 인격이다.
자연과 함께 하며 얻은 철저한 고독이 그 중심에 있었다.
이런 뛰어난 인격을 가진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우리는 그가 홀로 철저한 고독 속에서 일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들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에는 강한 믿음보다 때론 철저한 고독이 더 필요한 법이다.
○ 어제의 하늘은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구토》,장 폴 샤르트르 지음,이희영 옮김,동서문화사,2011년
가장 좋은 방법은 그날그날 일어나는 일들을 적어두는 것이다. 그런 일들을 명확하게 보기 위해 일기를 쓸 것.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일이라도, 느낌들과 자잘한 사실들을 놓치지 않을 것. 특히 그것을 분류할 것. 내 눈에 이 테이블, 거리, 사람들, 내 담뱃갑이 어떻게 보이는지 이야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변한 것은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범위와 성질을 정확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다.
노벨문학상은 글쓰기 전반에 걸쳐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것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대다수 수상자들이 문학 쪽에서 나오긴 했지만 더러 역사학자나 철학가들 중에서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가 있다. 잘 알려진 예를 들자면 버트런드 러셀이 있다. 그는 세계대전으로 전 유럽이 시끄러웠던 시기에 반전을 주장한 의식 있는 지식인으로 여러 중요한 철학 저서들을 펴냈다. 그리고 1927년 철학가 앙리 베르그송이, 1953년에 윈스턴 처칠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한편, 글쓰는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최고의 명예로 불리는 노벨문학상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 1901년부터 지금까지 딱 두 번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닥터 지바고의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다. 그는 러시아 제국에서 소련으로 넘어가는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작가로, 혁명의 시기에 러시아를 떠나지 않은 몇 안 되는 지식인 중 한 명이다. 1958년 스웨덴학술원은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그 작품에 혁명 조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작가에게 압력을 가했다. 파스테르나크에겐 두 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노벨문학상을 받고 국가에서 추방당하거나 수상을 포기하고 소련에 계속 머무는 것이다. 결국 노벨문학상을 거부하고 소련에 남기로 결정한다. 이렇게 그는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본인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수상을 거부한 사람은 단 한 명, 장 폴 사르트르뿐이다.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철학자이자 소설가, 극작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저작을 펴낸 사르트를 지목했으나 그는 즉시 이 상을 거절했다. 문학에 등급을 매기는 행위와 자신의 작품이 제도권에 들어가는 걸 반대했던 사르트르는 비오는 날 길을 걷다가 노벨문학상 발표 소식을 먼저 전해 듣고 몰려든 기자들을 만나 즉석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며 수상 거부 인터뷰를 했다.
정치적이거나 사회적 혹은 문학적으로 그 어떤 태도를 가진 작가는 자기 스스로의 수단, 즉 쓰는 일로만 행동해야 한다. 작가가 어떤 영예를 받게 될 경우 독자들을 바람직하지 않은 압력에 노출시키게 된다, 장 폴 사르트르라는 이름으로 인쇄된 작품과 장 폴 사르트르 노벨문학상 수상자라는 이름으로 인쇄된 작품은 다르다.
그는 노벨문학상 이전, 1945년에 프랑스 최고의 영예라고 일컬어지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도 비슷한 이유를 들어 거부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구토는 철학서인존재와 무를 제외하면 소설로서는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사르트르의 작품이다.사르트르가 글을 쓰는 데는 삶의 동반이자 정치적 동지인 보부아르의 도움과 조언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져 있는데 구토역시 마찬가지다.
발작적인 구역질을 가라앉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밖에 없다. 카페에 가서 Some of these days라는 재즈음악을 듣는 것이다. 그러면 이내 기분이 나아졌다.
도대체 내 과거는 어디에 간직하자? 과거는 호주머니 속에 들어가지 않으니 과거를 넣어두기 위해서는 집이 한 채 있어야 되는데, 나는 내 육체밖에 가진 것이 없다. 자신의 육체만 가지고 있는 아주 고독한 사람은 추억을 간직할 수 없다. 추억은 그를 거쳐 지나가 버린다. 그런 것을 슬퍼하면 안 되겠지. 나는 그저 자유만을 원했으니까.
실존주의는 수십 년 전 유럽에서 일어났던 구식 사고체계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삶의 철학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어두컴컴한 학자의 연구실 책상에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격동의 역사 그 한 가운데서 뛰쳐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 모든 것은 빛과 그림자로 이루어져 있기 마련이야《안나 카레니나》,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민음사, 2009년
행복한 가정은 모두 모습이 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제각각의 불행을 안고 있다.
작가와 성자라는 두 가지 이름으로 모두 불리는 사람이 있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다. 톨스토이는 인간 내면 가장 깊숙한 곳까지 내려가 도저히 말로 설명될 수 없을 것 같은 부분까지도 소설을 통해 펼쳐 보였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조건은 대개 비슷한 것들인데, 불행하게 만드는 조건은 모두 다르다.
○ 저 간교한 암호의 풀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죽음의 한 연구》,박상륭 지음, 문학과 지성사, 1997년
공문의 안들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깥뜰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수도도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세상살이의 정도에 들어선 것도 아니어서, 중도 아니고 그렇다고 속중도 아니어서, 그냥 걸사라거나 돌팔이중이라고 해야 할 것들 중의 어떤 것들은, 그 영봉을 구름에 머리 감기는 동녘 운산으로나, 사철 눈에 덮여 천년 동정 스런 북녘 눈뫼로나, 미친 년 오줌 누듯 여덟 달간이나 비가 내리지만 겨울 또한 혹독한 법 없는 서녘 비골로도 찾아가지만, 별로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라도 갈증이 계속되며 그늘도 또한 없고 해가 떠 있어도 그렇게 눈부신 법 없는데다,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로도 모인다.
문장의 운율에 관한한 최고- 박상륭-6년 이라는 시간을 들여 완성한 작품 죽음의 한 연구 첫 문장은 과히 충격적이다 싶을 만큼 아름답다.
죽음의 한 연구는 서른세 살 먹은 한 중이 유리라고 불리는 어떤 마을에 들어와서 40일 동안 구도한 후 도를 깨우치는 내용이다.
○ 나는 아무런 속셈이 없는, 있는 그대로의 나라오《어느 작가의 오후》,페터 하트케 지음, 홍성광 옮김, 열린책들, 2010년
언젠가, 거의 1년 동안 언어를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며 살았던 이래로 작가에게는 자신이 과거에 썼고, 앞으로도 쓸 수 있다고 느낀 문장 모두가 하나의 사건이 되었다.
이야기가 끝나도 결론은 없다. 이 또한 우리들이 매일 겪는 일상 아닌가. 계절은 우리에게 허락을 맡지 않고 그저 머물다가 흘러가고 또다시 새로운 기분으로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뿐이다. 그 사이에 우리는 봄이라고 부르는 어떤 날들을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기다린다.
○ 우리는 모두 사랑의 고통을 면제받았다《말테의 수기》,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김재혁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010년
그래, 이곳으로 사람들은 살기 위해 온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곳에 와서 죽어가는 것 같다.
프라하에서 태어난 최고의 작가 두 명을 말하라고 하면 나는 당연히 프란츠 카프카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꼽겠다. 시인 릴케는 소설을 단 한권 남겼는데 그것이 바로 말테의 수기다.
위대한 시인을 꿈꾸는 한 젊은이가 전원을 떠나 대도시 파리에 와서 겪는 정신적 고통을 그린 말테의 수기는 릴케가 요양을 마친 이듬해인 1904년에 쓰기 시작했다. 작품을 완성해서 출판한 것은 1910년의 일이다.
백석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의 마지막 부분에서 역시 뜻 모를 외국인 이름이 등장한다. 백석이 불러낸 시인은 프랑시스 잠과 도연명, 그리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다.
릴케는 장미 가시에 찔려 그 상처가 악화되어 죽었다고 전한다. 이 죽음은 릴케가 썼던 시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 우리는 아직 거리의 끝에 와 있지 않다《슬픈 짐승》, 모니카 마론 지음, 김미선 옮김, 문학동네, 2010년, 무선판
대부분의 젊은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젊었을 때는 젊은 나이에 죽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안에 너무나 많은 젊은, 너무나 많은 시작이 있었으므로 끝이란 것은 좀처럼 가늠이 안 되는 것이었고 또 아름답게만 생각되었다. 서서히 몰락해가는 것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내가 슬픈 짐승에서 찾아낸 것은 다음 세 가지다. 거울, 기다림, 그리고 이름, 작가는 이것 외에도 많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내게 가장 크게 들렸던 울림은 지금 말한 세 가지에 들어 있었다.
거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상징물이다. 무슨 책을 읽더라도 거울이 나오는 장면은 좀 더 유심히 본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 이상을 나는 무척 높이 평가하고 있다. 우선 거울이라는 시 때문에라도 그렇다.
슬픈 짐승의 주인공 나의 집엔 거울이 없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랑에 실패했다고 느꼈던 그때, 그 무엇도 아닌 거울을 모두 깨뜨렸다.
지은이 유성근
서울 정릉, 작가 박경리가 살던 집 근처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을 다라 강원도 태백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다시 정릉으로 돌아와 학교를 다녔다. 어릴 때부터 헌책방 주인이 되는 것을 꿈꿨지만 대학에선 컴퓨터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IT회사에서 일했다.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와 헌책방에서 직원으로 일하다 2007년에 이상한 나라의 헌 책방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어 지금까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활자중독이다 싶을 정도로 책에 빠져 살았다. 하지만 책 읽기 기준은 까다롭지 않아서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첫 문장과 깔끔한 마지막 문장을 발견하면 그것도 절반은 성공이라고 믿는다. 헌책방 일을 하는 틈틈이 여러 곳에 글을 쓰고 강연도 다닌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심야책방》《침대 밑의 책》《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책이 좀 많습니다》가 있다.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세계문학의 명장면
내가 사랑한 첫 문장
초판1쇄 인쇄 2015년7월20일
초판1쇄 발행 2015년7월27일
지은이 유성근
펴낸이 유정연
펴낸곳 흐름출판
출판등록 제313-2003-199호(2003년5월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