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하면 조금은 악해져야 하나 봅니다.
성격이 낙천적이라 운전도 양보해가며 느긋하게 하는 편인데
그래서 늘 손님까지 양보하는 초보기사 정리입니다^^
어제 태운 손님이야기입니다...
만취한 손님들은 왠만하면 다른분들에게 양보?하는데 신호대기중 타시는 손님은 어쩔수 없이..^^;;
그저께는 기본요금을 가면서 내도록 기침을 해대서 온 시트에 문짝에 가래침 법벅을 만들고는 2000원만 주고 내리더니
어제는 북부정류장에서 저녁 11시쯤 손님 한분? 탑승...
(나)안녕하십니까..어디가십니까? ...말이 없으시내 ㅡㅡ
(나)어디로 모실까요?X3.... (손)직진! 3공단!......
(나)어디에 내려 드릴까요?사거리 지날까요?...(손)직진.....
침산교가 다와가는데 멍하니 있다가 하는 말이
(손)야 임마 니가 우리 집을 우예 아는데 계속 가고 있노,,, 그래 니 맘대로 가봐라...
(나)제가 어디쯤 내려 드릴까요 라고 몇번이나 물어 봤습니다.... 댁이 어디쯤이십니까?....
(손)칠곡 보건전문대로 가야지 임마...
나이도 얼추 비슷해보이는데 욕에 반말에....그래도 참아야지 칠곡씩이나 간다는데...쩝
(손)담배하나를 꺼내 들더니 계속 나를 노려보고 있다...
(나)불드릴까요?.....인제 알아먹었냐는듯 한심하다는 미소....
참자...참자....
(손) 야 임마 내 택시비 아까 줬제....
참자...참자...
(나)아뇨 안 주셨습니다...
(손) 전화기 좀 줘바라...
터치폰이라 누르기 힘드실껍니다..번호 불러 주십시요..
(손)전화기 X같은거 들고 다니내...010--0000-0000
지 마누라 번호는 잘 기억하내..
(손)내다 내 지금 가는데 돈이 없다
보건대앞 도착....(손) 임마 휴대폰 줘봐라...
통화 버튼을 눌러 손님한테 주니...
(손) 이새끼가 니가 와 남의 마누라 전화번호를 입력시켜 놨노? ㅡ,ㅡ
할말 없음,,,참자...참자....
이윽고 마누라 만원짜리 한장 들고 뛰어 나온다.
참 참하게 생겼는데 고생이 많내.....
(손마누라)휴대폰 또 잃어 버렸나보내..아저씨 쫌 찾아 볼께요...
의자밑이며 시트까지 구석구석 뒤진다...
바닥에서 3만원 시트에서 2만원...손이 떨어뜨린 돈....
아이구 복도 없지...이렇게 잘 참았으면 하느님은 쪼매 보상도 해주련만..
온 차안을 다 찾아보드만 내 전화기 빌려 남편전화기 소리 나나 안나나 확인까지 하내...
(손)야 임마 니 몇살이고...아까부터 와 자꾸 시비고....내 잔나비띠다 새끼야....
내가 뭔말을 했나..물어를 봤나 .....지 돈을 떨어뜨린걸 보기를 했나...참자....
만원벌었자나...참자ㅠ
(손마누라)..... 집에 가자 내리라...
.....휴우...상황종료...
담배한대 피고....
참 일할 맛 안나내...
손님도 없고... 기분도 그렇고...
새벽엔 비까지..
그냥 잠이나 자러가자....
입금도 못 맞췄는데....
첫댓글 지대로 걸리셨네요.그래도 차비는 받으셨다니 천만다행입니다.지구대 안간 것만해도 그게 어딥니까? 그나저나 차바닥에 그돈은 ....쩝
"정리님" 택시길을 접어들기전에 제가 도시락 싸들고 만류한 이유중에 극히 일부분입니다. 인격적 모독을 당했다고, 매번 지구대에 갈수도 없고, 사업주나 노동조합의 부당한 노동행위를 당했다고, 매번 노동청으로 쫒아 갈수도 없는 아주 열악한 근로조건임은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주저앉을수도 없는 이 현실이 가슴 아플뿐입니다.
"정리님" 많은사람들이 처음에 인격적 모독을 참지 못하고 싸움이 커지고 결국 지구대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느정도 세월이 지나면 현실적으로 지구대가서 시간 깨어먹고 되리어 손해라는생각에 많은것을 양보하고 있답니다. 정리님 마음 끓이지 마시고 한번쯤은 고약한놈 버릇 고처줄만은 합니다. 절대로 손찌검을 해서는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