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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름다운 5060 원문보기 글쓴이: 방랑객
한 번 더 갈까. . . .? 말. . . 까. . . ?
2002. 01. 25
** 이번 이야기는 저의 실화를 바탕으로 약간의 각색을 했으니 오해 마시고
삭막한 세상에 웃음 한번 던져보았노라 이해하시고 읽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문맥이 틀렸어도 저속어가 섞였어도 있는 그대로 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라 생각하시고 책망하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번개모임이라는 말만 들어도 주눅이 든다.
너무도 어이없던 번개팅 때문에 황당했던 그 일들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때는 바야흐로 2001년 12월 29일 토요일 철에 맞지 않게 따뜻한 날씨가 가을인지
겨울인지 헷갈릴 정도로 푸근한 토요일 아침. 갈색바탕 똑딱이 장롱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호랑이 같은 마누라에게 걸리고 말았다.
아니 장롱은 왜 열어놓고 난리야?
응? 아니야 날씨가 추운 것 같아서 바바리 어디있는가하고. . . .
엥? 어제 입었던 반코트는 어쩌고 구닥다리 바바리를 찾아?
어디 외국 갈 일 있어요? 뭐. . .영국이나 그런데. . .
참나 이 사람아 꼭 영국을 가야 바바리를 입나? 추우면 입을 수도 있지. . .
춥긴? 반팔 다시 꺼내 입어야 될 지경인데 이게 겨울 날씨야?.
그래도 찾아봐. . .. 그거 안 입으면 구닥다리대서 버려야 돼. . .
또다시 주섬주섬 찾는데 내 팔을 홱 잡아당기며 저리 비키라고 B-29 전투기 가는
소리를 지르고 궁시렁거리며 찾던 바바리를 끄집어내서 눈앞에 내밀며
자. . . 그거입고 운전하면 뒤가 구겨져서 정말 칠칠맞아 보이는데. . .
무슨 바람이 불었어? 여자 만나?
그냥 칵. . .! 요걸 . . .(그래도 요런 날은 성질 건드리면 안됨.)차 안가지고 가 .. .
엥? 왜 차를 안가지고가?
으응. . .오늘 거래처와 저녁 술자리가 있어 음주 운전 하면 안 되잖아. . .
철들었네? 늦 바탕에~~
꼭 그렇게 말해야 속 시원한가 이 사람아! 정 실으면 안 입엇. .!,(한 성질함.)
들고 있던 바바리를 침대위에 내동댕이치고 나가려고 하자 마누라의 눈꼬리가
올랐다 내렸다 갈바람에 갈잎 날리듯 춤을 춘다.
자. . .입고 싶으면 입어. . .그리고 솔직히 말해, 오늘 무슨 일 있지?
속이지 말고 솔직하게 이실직고 해. . .
이 사람이 생사람 잡고 있어. . . 됐어. . .! 내동댕이쳤던 바바리를 서해안 갑오지어
낚아채듯 마누라 손에서 낚아채 입지도 못하고 목가지만 질질 끌고 집을 나서는 데
영 ~~뒤가 캥긴다.
이른 아침인데도 길거리엔 추위에 떠는 종종걸음도 보이지 않고 느긋한 발걸음들이
전철역으로 향한다.
지하철역에 당도하고서야 손에 들었던 바바리코트를 왼쪽에서 오른쪽 어깨위로 휙
하고 돌리니 주인을 알아보는지 코트 팔소매가 제자리에 와서 멈춘다.
마누라 눈치 보느라 넥타이도 제대로 매지 못하고 도망치듯 나와서 지하철 대합실
대형거울 앞에서니 아뿔싸. . .넥타이를 바꿔 매지 않고 어제 매었던 체크무늬를 그
냥 매고 나왔다. 이런 제기럴 새벽까지만 해도 땡땡이 무늬에 붉은 색이 받쳐주는
물방을 넥타이를 매고 나가리라 생각 했는데 망할넘의 마누라가 바바리가지고 시비
거는 바람에 그냥 나오고 말았다.
물방을 넥타이로 말하자면 내가 최고로 아끼는 물건 중의 하나로 목록에 등재돼
있는데 왜냐하면 몇 해 전 동창모임에서 여자 동창이 언젠가 너에게 넥타이하나 선
물하고 싶었는데 내가 온다고 해서 사가지고 왔노라 며 콘도 뒤 주차장으로 교도소
끌려가는 죄수처럼 삼엄한 경계 속에 끌려가서 받아 온 것이다.
일단 어떤 사연으로 받은 선물인가는 묻지 않는 것이 예의다.
이런 일은 물어보지 않는 것이 유럽풍 신사의 덕목으로 알고 있는 눈치 빠른 사람
들이 있는가하며 눈치 없이 꼬치꼬치 캐묻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런 사람들은 다들
이북에 사는 사람들이고 남한의 정통 신사숙녀들은 하나도 없다.
일단 선물을 받아 매고 보니 살짝 끼가 있어 보이기도하고 한결 내 모습이 멋있어
보이는지라 아껴두고 매는 것이다.
선물을 받고도 곧바로 집에 가져오지 못하고 자동차 트렁크 안 공구 넣어 두는 공
간에 감춰두었다가 2개월이 지난 뒤 회사 워크샵이 끝나고 사장님이 선물로 준 것
이라며 가지고 들어와서 동창 모임 때 마다 물방울 넥타이를 매고 나갔는데 그 넘
의 넥타이를 매는 날에는 마누라가 이상 난동을 부린다.
촌스럽다나 뭐 어쨌다나 하면서 못 매게 하지만 난 회사에서 준거니까 사장 체면도
있는데 가끔씩 매고 나가야 한다며 아주 귀한 손님 접대가 있는 날엔 매고 나간다.
(귀한 손님도 누구냐고 묻는 것은 북쪽사람들밖에 없음.)그런데 오늘같이 귀중한 모
임이 있는 날에 그 귀중한 넥타이를 안 매고 나왔으니. .
쩝. !. 넥타이 얘기가 너무 길었다.
하여간 지하철에 올라 빈 좌석이 있었는데도 난 일부러 서서갔다.
앉으면 졸아야하는 내 체질을 잘 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차창에 비추는 내 모습을
보며 표정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서서 가야했다.
눈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양손을 펼쳐들고 목을 살짝 갸우뚱하며 눈을 크게 뜨는 놀
란 표정 연기서부터 아주 밝은 이미지를 보이기위해서는 입술을 약간 벌리고 앞니
가 살짝 보이도록 양미간에 미소를 머금는 연습. 틀림없이 노래방도 갈 거니까 노
래 할 땐 마이크를 입술 아래로 내리고 먼 허공을 바라보며 우수에 찬 표정을 짓다
가 나훈아 표정으로 돌변하여 앞사람 시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연습까지 좌우지간
서서 가는 내내 불편함은 하나도 없었다.
회사에 도착하여 업무를 시작했지만 무슨 일을 했는지는 기억이 없고 인터넷 번개
쪽지만 열 대번 열어본 기억밖엔 없다.
오후 내내 처다 본 시계가 드디어 5시 30분에 분침을 갖다 들이대자 잽싸게 옷장에
서 아랑드롱이 입었던 순수혈통, 아니 현대백화점 정통 바바리를 꺼내 입고 봄바람
에 제비 날아가는 소리를 내며 탈의실에서 나오는데 지랄맞은 과장넘이 소리를 냅
다 지른다.
부장님! 완전히 영국신사 같으신데요? 오늘사모님과 데이트 있으세요?
지랄하고자빠졌다. 사모님은 무신 사모님 지금 번갠지 천등인지 간다 왜? 어쩔래?
(요건 속으로만 했음)
응. . . ? 어. . .그렇게 보이나? 난 약속이 있어서 먼저 나갈테니 일 마무리하고
퇴근들 해. . .
사무실을 나와 언주로로 나오니 이미 도로는 주차장이 돼버렸고 택시기사는 내가
바바리까지 입고 나온게 안 보이는지 아무리 오라고 손짓을 해도 꿈쩍을 안한다.
일단 택시를 타긴 했는데 30분이 지나도 탔던 자리에서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남의
속 타는 줄은 모르고 눈치 없는 기사님이 “지루하신데 음악이나 틀까요?” 쓰벌 틀
든지 말든지 니 맘대로 해 임마. 시방 음악이 문제냐? 이 멋있는 버버리가 다 구겨
지고 꼬꼬들 만날 시간이 지났는데 빙신아 내가 음악 듣게 생겼냐? (기사넘이 스포
츠 머리에 눈꼬리가 찢어진 것이 승질 더럽게 생겨서 속으로만 했음..) 우찌우찌해
서 식당 간판이 식당보다 더 큰 강남역 2번 출구 번개장이 열리는 식당에 도착해보
니 약속 시간은 이미 1시간 하고도 15분이 지났다.
그래도 영국 신사보다 한참 더 신사인 내가 그냥 휙 들어 갈수는 없어 몸단장을 좀
하고 들어가기 위해 식당 화장실로 가서 표정연기 다시 한 번 연습하고 버버리 구
겨진거 잡아당기고 살살 문질러 펴고 고개를 내밀었다 들이밀었다 워밍업을 몇 번
한 뒤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문 앞에 나와 있던 주인 비스무리한 아주머니가 어서
오시라며 엘레베이터 걸 흉내를 낸다.
양 닫이 문이 열려있는 오른쪽 방안이 거의 동대문 시장보다 더 시끄럽다.
내심 바로찾았구나 안도의 숨을 쉬고 개울에 먹이 찾는 물떼새 모가지처럼 이리저
리 기웃거리는데 거의 노인정 비슷한 형태로 둘러앉은 20여명 내외의 시선이 내게
로 쏟아지는게 아닌가.
잘못 찾아온게 아닌가하고 돌아서려는데 벽에 붙은 플랭카드에 내시선이 꽂히고 말
았다 한 50m정도 되는 푸른 천에 암탉이 알을 품고 있는 그림을 밑바탕에 넣고 궁
서체 같기도 하고 명조체 같기도 한 글씨체로 조선 반만 한 글자를 넣어서리
“2001년 닭들의 반란 송연회”
라는 현수막을 벽에다 걸어놓고 왁자지껄 요란부르스를 떨고 있다.
약간은 상기된 표정으로 엉거주춤 두리번거리는데 조금 덜 익은 할머니 한분이 나
를 보고 닭들의 반란 회원이냐고 묻는다.
그저 “닭”이라는 소리만 듣고 어떨 결에 그렇다고 대답하자 시간 지체도 하지 않고
대명이 뭐냐고 묻는다. 그때 난 금강산(요건 제대루 말할 수 없어서 가짜로 씀.)이
란 대명을 가지고 있었기에 금강산이라고 하자 대뜸 뒤에 대고
얘들아. . . 이번에는 금강산이가 왔다!! 박수. . . . 짝짝짝. . . . . . .짝짝짝. . . 코끼
리 박수부터 참새박수 물개박수까지 박수란 박수는 모조리 쏟아진다.
어서 와라. . .그래 반갑다. . 왜 이제사 오냐? .어서 와.부터 말 못하는 벙어리 빼
고는 죄다 한마디씩 인사를 하고 악수를 하는데 10년 전에 돌아가신 친정엄마보다
더 반갑게 반말 지껄이를 들이댄다.
지들이 나를 언제 봤다고 대뜸 반말부터 하냐?(요것도 속으로 궁시렁 거렸음.)..
응. . .그래. . .반갑다. 그래. . .그래. . .알지도 못하는 인사를 한바탕하고 바바리코트
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나자 해바라긴지 해떨어진건지 하여간 이상한 대명을 들이
대며 옆으로 오라고 잡아끈다. 야! 이거 비싼 손인데 잡지 않으면 안 되냐?(요것도
속으로 했고 남의 것이라 그런지 감촉은 쬐끔 있었음.)하여간 해바라긴지 해떨어진
건지 옆에 앉자마자 반갑다는 술잔이 햇 비 오는 날 번개 치듯 날라든다.
슬이라면 그리 세지 못한 난 이미 몇 잔의 소주가 식도를 타고 위를 거쳐 십이장을
건드리고 나니 정신이 알딸딸 해 진다.
정신을 가다듬고 인원체크에 나서는데 할아버지가 10분 할머니가 7분 아저씨가 1분
(참고로 아저씨는 나를 말함.) 총 18명이 시야에 꼭지 점을 찍고 기억인자에 등록을
한다. 뭔가 이상한 분위기에 우선 인원 파악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번에도 조금
덜 익은 할머니가 아는체를 한다.
넌 도대체 뭘 먹었기에 이렇게 동안이냐?
먹긴 뭘 먹어? 삼시세끼 밥 먹었지 니들이 삭은거지 내가 동안이냐?(요것도 속으로
했음.) 야. . .! 넌 어디가면 총각이라 해도 되겠다야. .그럼 당년하지 껍데기는 몰라
도 알맹이는 20대보다 더 씽씽하다 요것아!(요 말도 듣는데하면 맞아 죽음)
그래? 고맙다. . .아. . ! 그냥 있으면 어느넘이 모자란다 할까 봐 건너편에 앉은 민
들렌가 할미꽃인가 하는 대명이 소리를 냅다 지르는데 소리가 어찌나 큰지 원산폭
격 때 대동강 다리 끊어지는 소리는 소리도 아니다.
야. . !!! 여기서 금강산이 젤 젊다. 그치!! 그러니 금강산이는 오늘 한 턱 내라.
아주 부르스를 춰요 남미 쪽 쓰리부르스를. . .(요말도 듣게 하면 실례임.)
야. . .! 강산아. 번개에 자주 나와라. 처음오니 서먹하잖아. 내 술 한 잔 받고 . .
오늘 테이프 끊었으니 다음부터는 나와라. 알았지? 쓰벌 명령이야? 부탁이야?
(이말 했다간 처갓집 외숙모까지 맞아죽음)
으. . . 응. . . 그러지 뭐. . . 좌우지간 반갑다. . .아. . .
그런데 우째 반말하기가 영 미안하다.
지켜보던 숫 컷들은 도둑질하다 들킨넘들 마냥 가발 속 대머리만 끌쩍거리고 먹다
죽은 귀신이 씌었는지 술잔만 비운다.. .
? ? ? ? ? ? ? . .
아무래도 이상하다. 무신넘의 동갑내기들이 이렇게 다들 삭았지?
아니 46년 밖에 못 산 것들이 이렇게 맛이 갔냐?
혹시 내가 동안이라서 그런가?
맞아! 내가 나를 봐도 쓸 만 해. .크 크 크 . . . .
되지도 않게 갯바람에 지렁이 새 옷 자랑하듯 혼자 내 자랑을 해보지만 아무리 봐
도 아니다. 술이 취했나? .
하여간 궁금한게 한두 가지가 아닌데 총무인 별빛 밤인가 달빛 밤인가 하는 할머니
꼬꼬가 회비를 내라며 장부를 들고 설치는데 내 이름이 없다.
또 이상해서 내 이름이 없다고 하자. 말이 땅에라도 떨어지면 진흙 묻어 못 먹을까봐
그러는지 말도 끝나기 전에, 야. . .! 자주 나오지 않으니 으레히 안 오는 줄 알
고 넌 명단에 올리지 않았잖아. . .이런 지랄 맞을. . 그렇다고 회원명부에도 올리
지 않냐? 너 총무 맞아? 한방 쏴 주고 싶지만 우리 집안이 어떤 집안인가. 대대로
궁궐에서 팔자걸음만 걸었던 오리지널 진골이 아니던가 체면이 체면인지라. 이러지
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살짝 기분이 나빠지고 있는데 야. . .그냥 내. . .오늘부터
명부에 올리면 되잖아. . . (이런 벼락을 맞아도 3일하고 11시간을 더 맞을 할망구하
고는 (만일 요렇게 말하면 난 벽제 화장터 유골 믹서기에 들어갔다가 나와야 됨)
할 수없이 꼬깃꼬깃 감춰둔 30,000원을 지갑에서 인출해 할머니 꼬꼬 손에 들려 주
고 속으로 시발 시벌 하다가 생각해보니 회비는 분명 20,000원을 온라인 입금 했는
데? 무슨 회비를 또 받지? 하지만 이미 죽은 자식 거시기 만지기가 되고 말았다.
이거 나 참. . .
바바리 까지 챙겨 입고 나온 번개팅이 이렇게 껄떡지근 하단 말인가.
참 속이 상하다. 어쨌거나 성질대로면 밥상을 냅다 걷어차고 나오고 싶지만 그래도
대대로 궁궐 주인 노릇하던 집안 자손인지라 그러지도 못하고 죄 없는 술만 들이키
고 있는데 옆방에서 거의 꼬부랑말 하는 외국사람 같은, 제법 괜찮은 남녀 한 떼거
지가 우르르 쏟아져 나오며 왁자지껄 식당 안을 휘젓고 소란을 떤다.
잠시 눈이 확 뒤집힌다.
꼬꼬방에서 사진으로 본 듯한 화상들이 장마 갠 날 불개미 쏟아지듯이 쏟아져 나오
지 않는가. . . . 순간 머리가 삥하다.
잠깐 이게 무슨 귀신 나락 먹고 술주정 하는 소리냐? 점점 더 헷갈리는데 먼저 나
가던 팀의 총무로 보이는 여식아가 야. . .요 앞 파리바케트 빵집 옆에 노래방 예약
해 놨으니 다들 그리로 가라. . .꼬꼬57이라고 예약해놨으니 안내 해 줄 거야.
잉? 저게 무신 말이냐? 꼬꼬57이라니?
야. . .! “별빛밤”인가 달빛밤인가 너! 귀때기 좀 이리 줘 봐라. .
왜이래? 나 꼬시려면 쪽지로 줘. . . .여기선 곤란해 나도 아직은 비싸아. . .
이런 지랄하고 비싸고 싼게 문제가아니라 내가 시방 지랄이 났는데 무신 썩어빠질
꼬시기야? 쓰벌(화가 대빵났음.). . . .
어쨌거나 별빛밤 귀때기에 대고, 야! 여기가 꼬꼬방 맞냐?
어머. . . .얘가 미쳤나? 저기 안보여? 왜 그래?
아. . .냐. . .그냥. . . 처음 와서 그런지 . . . 무조건 반말하기가 좀 어색해서. . . .
어머머. . .? 얘 ..!. 이런 곳이 아니면 영감한데도 반말 못해. .
영감 . . . . .? 아뿔싸 . . 내 처음부터 경로당 찬조 출연하는게 아닌가 하고 기분이
영 아니었는데. . . 으이구. . .참말로 요늠의 팔자가 어쩌다 이런 경로당에다 회비내
고 지랄병을 하고 자빠졌냐. . ?.(요건 아주 드럽게 화가 났을 때임.)
아이구. . . .이일을 우짜면 좋노. . . .썩어 빠질넘의 달구새끼들이 57년만 있는 줄
알았느디. . .45년짜리 어르신 꼬꼬도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지 뭐여. . .
어이구 이 넘의 팔자. . .
아침에 예편네가 쨍알거리더니 재숫대가리가 인왕산 왕 소나무를 지나 삼각산 으로
날라 갔구나. . . 어이구. . . . .!!!!. . . .. !!!
아무리 한탄을 해도 소용없고 우째든간에 이 경로당에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이미
구석떼기서 코 고는 선배 꼬꼬가 있는가 하면 손자 사진이라고 핸폰을 꺼내드는
덜 된 폐계 선배 꼬꼬도 있고. . .(시방 예의 지킬 때가 아님) 연애하다 죽은 귀신이
조상으로 환생했는지 맛이 다간 (쬐끔 미안) 거시기들이 연애는 이렇게 해야 한다
고 대학원 박사과정보다 더 많은 논문 자료들을 가지고 나와서리 강의를 하는디
뭐시냐 50대는 거시기가 담뱃불처럼 죽었다 살았다하기 땜시로 수시로 빨아야
살아 난다나 어쩐다나 함시로 까르르 넘어가는데 이넘은 거시가 죽든 살든 그건
느그들 문제고 난 꼬꼬57로 가야하는데 도대체 갈 핑계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IQ 235짜리 EQ750인 골빡을 아무리 굴려도 궁리가 나지 않아 최종적으로 도망
을 결심하게 되었다. 맥주 넉 잔을 내리 마시는데 선배 폐계님들이 쑤근덕거린다.
야. . .! 금강산이는 아직도 술 빨이 쎈가보다. . .
얘. . .재는 몸 관리를 잘했잖아. . .
지랄하고 자빠졌네.. . 아 쓰벌 나가 시방 제 정신으로 마시는 줄 아냐? 요 썩을 인
간들아, , ! (아무리 속상해도 요따구로 말했다간 추석날 안반에 인절미 치듯 한참
얻어맞고도 2대 더 맞음.)
맥주 마신 것을 핑계로 화장실을 간다며 36계 줄행랑을 앞세우고 헐레벌떡 꼬꼬57
로 달려가는데 마하1.6의 속도를 내는 F-35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속력으로 달
려가니 대구서 왔다는 은하순가 뭐신가 하는 거시기가 최성수의 동행을 부르는데
찰슨부론슨인 온 줄로 착각 할 정도다.
눈은 감았는지 떴는지 통 알 수가 없는데 가사 모니터를 바라보는 것으로 미뤄 짐
작하건데 눈을 뜬 것이 맞는 것 같다.
꼬리 짤린 도마뱀 도망치듯 경로당을 나와 부르스가 한창 돌아가는 노래방에
짜잔~~!!!하고 금강산이 들어왔는데 오메. . .!!!! 요것들이 얼마나 맛이 갔는지
금강산이 왔는지 설악산이 왔는지 알도 못하는 것들이 반가움을 때리는디 아주
가관이다.
혀는 꼬부라졌고, 눈은 게슴츠레, 제정신 가지고 있는 것들이 하나도 없다 .
어떤 닭구새끼들은 언제부터 부부의 연을 맺었는진 몰라도 기대는 것도 모자라
아예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 모른다.
번개고 지랄이고 정나미가 뚝 떨어져서 슬그머니 빠져나와 택시에 올랐다.
그런데 요것이 또 무신일이냐? 아침에 마누라와 싸움질까지 하면서 입고나온
바바리가 없네 그려. . 아고. . . 난리 났다. 이제 6.25사변은 난리 축에도 못 간다.
아저씨 택시 돌리세요. 택시비 걱정 말고. .
룸미러로 보는 눈초리가 영 껄떡지근하지만 그래도 집에 가서 맞아죽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덫에 걸린 쥐 눈처럼 흘켜 보는 기사를 달래서 식당으로 달려가니
쓰벌(아주아주 대빵으로 화가 났을 때 쓰는 표준어임.) 문을 닫았네 그려.
여름날 개 혀 바닥처럼 모가지를 늘어뜨리고 집에 들어가니 마누라가 하는 말.
그렇게 영국 신사처럼 입고 가던 바바리는 어쩌고 왔어. . . ?
웬일로 고주망태기도 안가지고 왔네?
쩝. . . ..
쩝. . . .
. . . . . .
. . . . . .
그때 이 금강산을 반갑게 맞아 주셨던 45꼬꼬님들이 이 글을 보실 지도 모르는데
조금 지나친 표현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때처럼 따지지 마시고 사랑으로 안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어리석은 번개팅에서 지금 이 글감을 주신 선배 꼬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
의 말씀을 드리며 어느새 저도 님들이 저를 반겨주시던 그 나이가 되고 보니 황당
했던 그날의 일들도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다들 건강들 하시지요? 건강하세요.
이렇게 좋은 세상에 태어난 것도 우리들의 복이라 생각하고 보니 무조건 건강해서
번개팅에도 나가고 청춘의 아름다움이 아닌 황혼의 화려한 노후가 무한정 기다릴
것 같은 기대감이 감돕니다.
끝까지 나무람 없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옮겨 놓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