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목 : 사는기 머신기요
* 저 자 : 서태양
* 분 량 : 330쪽
* 가 격 : 15,000원
* 책 크기 : 148mm x 225mm
* 초판인쇄 : 2024년 11월 11일
* ISBN : 979-11-94200-33-8 (03810)
* 도서출판 명성서림
<저자소개>
● 경남 거창 출생
● 現)동국대학교 명예교수
● 동국대학교 관광대학 학장
● 한국문인협회 회원 / 국제펜한국본부 회원
● 서울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 조선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 수필집Ⅰ / 꽃은 지고 잎은 피네
● 수필집Ⅱ / 길 따라 바람처럼
● 시집Ⅰ / 좋아서 미운사람 미워서 좋은사람
● 시집Ⅱ 개정증보판 / 좋아서 미운사람 미워서 좋은사람
● 교통신문 칼럼 등 기고 53회
● KBS 특강 등 방송 출연 35회
● 칼럼집「한국관광의 길을 묻다」
● 관광자원론 外 저서 11권
● 경상북도 문화상 수상
<작가의 말>
철없던 유년 시절을 두메산골에서 보낸 나는 소꼴을 먹인답시고 길을 나서서는 소는 산 중턱쯤에 풀어놓고, 주로 인적이 드물거나 동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산과 계곡을 찾아다니길 좋아했었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산에서 얻을 수 있는 산딸기를 따 먹거나 산 더덕, 잔대, 칡뿌리, 산마, 머루, 다래, 으름 등을 따 먹고, 덤불도 장치며 꼬마 타잔처럼 온 산을 누비며 살았습니다. 동네 앞 냇가에서 가재나 물고기를 잡아 구워 먹으며 허기를 달래기도 했지요.
그때만 해도 하루 세끼 온전히 밥을 먹지 못하는 집이 많았습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집들은 감자, 고구마를 주식으로 삼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서 만든 송기떡이나 보릿겨로 만든 개떡 등으로 연명하기도 했었습니다. 비록 부잣집이라 하더라도 보리밥, 무밥, 감자밥, 수수밥을 해서 먹거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하루 한 끼는 꼭 국시기를 끓여 먹는 것이 미덕인 시절이었습니다.
삶이 뭔지도 모르던 어린 시절! 삶은 어른들의 일인 줄로만 알고 어른들을 좇아 사는 것이 전부였었습니다. 늙고 병듦은 노인들의 몫이고,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 속에 살던 그 시절의 죽음은 관심 밖의 일, 그냥 관성처럼 살아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나
서울에 유학하여 이방인처럼 지내며 어렵게 꿈을 키웠고, 천년 고도 경주의 대학에서 30여 년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전공이 관광자원 개발이고 보니, 전 국토를 두루 섭렵해야 하는 답사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좋아하고 즐거운 일’이 직업이 되었으니 제게는 큰 행운이기도 했습니다. 한 때 천리라 진주에 머물러 살 때는 금세 그곳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되었는데, 도도히 흐르는 남강, 의암, 촉석루, 진양호, 비봉, 가야 고분 등 모두 구미를 당기게 하는 매력적인 관광자원이었습니다. 진주에 이웃해 있는 곳의 다 허물어져 가는 조그만 사당 하나를 보기 위해 혼자서 완행버스에 몸을 싣고 반나절을 보내고, 해거름에 주막에 들러 막걸리 한 사발과 두부 한 모로 저녁을 때운다 해도 마냥 즐겁기만 했었습니다. 긴 듯 짧은 인생, 철없이 살다가 철들면서 가는 것이 인생인 것을, 한세상 평안하고 즐겁게 살고 싶은 것은 꿈이요 곧 행복인가 합니다.
즐거움과 고통이 함께하는 세상살이, 세상의 모습은 긍정과 부정, 자신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것, 뭇 중생들의 존재 이유와 그 가치를 인정하고 배려하며 사는 삶, 그것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이 아니겠는지요. 이렇듯 어린 시절부터 한평생을 역마직성驛馬直星처럼 전국을 두루 떠돌아다니며 다양한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소소하고 순박한 정을
나누며 인생의 참뜻을 되새기다 보니 어언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도에 어그러지지 않는다.’라는 종심從心의 중턱에 이르렀네요. 오나가나 인덕이 많아 받기만 하고 보시하고 베풀지 못한 자신이 새삼 부끄러워집니다.
요즘은 태안 바닷가 파도리 작은 농장에서 잡초를 뽑으며 고요하게 수행하는 마음으로 소일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보리수나무 그늘에서 땀을 식히며 밤이면 여섯 평 농막 뙤창으로 스며드는 달빛과 솔바람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토록 치열하게 앞으로만 내달렸던 내 인생의 정점은 바로 이런 날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더도 덜도 말고 파도리만 같아라.” 비로소 정착할 곳을 찾고 심신이 평온하고 흡족한 시점에 그동안 나름 순간을 포착하여 틈틈이 끄적여 두었던 글들을 한데 모으고 다듬어 세 번째 수필집 『사는기 머신기요』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오늘도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같이> 삶이 지루하신 당신과
오랜 세월 굴곡진 인생 여정 고비마다 따뜻하게 붙들어 주시고 용기를 주신 시절 인연 맺은 분들, 그리고 사랑하는 초당 가족과 소박한 일상 속의 아름다움, 감사, 사랑,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싶은 바람이 전부입니다. 내심 앞의 수필집보다 더 기쁘고 설레는 것은 어인 일일까요. 특히 이번 세 번째 수필집 『사는기 머신기요』의 글들을 더욱 빛나게 멋있게 작업해 주신 일러스트 작가 이상희님께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며, 저의 천둥벌거숭이 같은 분신들을 미끈하게 뽑아내주신 『도서출판 명성서림』의 정성을 잊지 않겠습니다.
2024년 늦여름
태안 파도리 경안정에서
초당 서 태 양
<목차>
04 ● 작가의 말
1 아름답고 귀한 인연
14 ● 나는 앵두가 좋다
18 ● 어버이날에
21 ● 두 번째 하산
26 ● 호박꽃 연정
31 ● 잡초 유감
34 ● 대마도의 아리랑 마쯔리
37 ● 치술령에 오르면
40 ● 백운산 둘레길
43 ● 마카오의 꿈
49 ● 아름답고 귀한 인연
53 ● 알철모
56 ● 찻잔 속의 봄
59 ● 비학산 겨울 산행
62 ● 백야의 나라에 반하다(feat.북유럽4국 기행)
2 정으로 산다
작은 생명 ● 80
때 묻은 달걀 한 알 ● 85
호림정의 갤러리들 ● 89
낭만 열차 ● 92
하산 ● 96
벌초 ● 106
가축 이야기 ● 111
오이 ● 117
정으로 산다 ● 125
역풍의 언덕 ● 130
술 이야기 ● 133
살아 있는 선물 ● 137
시절 이벤트 중복 ● 142
호박씨 ● 145
이벤트 인생 ● 149
3 궁신(弓神)의 눈
154 ● 궁신(弓神)의 눈
160 ● 팬
163 ● 잡초 거실에 자리하다
167 ● 홈 카페『솔안뜰』
172 ● 떠난 매미
175 ● 아버지와 아들
179 ● 최선의 결과는 아름답다
182 ● 옥수수 껍질을 벗기며
187 ● 나만의 복달임
191 ● 설악 골프여행
196 ● 화개 언덕의 봄
199 ● 신선놀음
201 ● 내 인생의 술
207 ● 자유
4 어긋난 하루
어긋난 하루 ● 212
인생살이 ● 216
격세지감 ● 219
한 생각 바뀌면 ● 222
코로나 바이러스 소동 ● 226
들길을 걸으며 ● 230
도깨비 방망이 ● 234
미역국Ⅰ● 237
미역국Ⅱ● 240
봄비 속의 산책 ● 243
산길과 들길 ● 246
마수걸이 ● 249
금오산의 아침 ● 253
덕유산 야간 산행 ● 256
5 사는기 머신기요
262 ● 불도장 강의
266 ● 사는기 머신기요
272 ● 나의 산실
275 ● 고마운 사람으로 살기
279 ● 불국의 아침
283 ● 붕디미의 비밀
288 ● 굿 샷
292 ● 환승 열차
295 ● 의사는 병을 고치고 병은 인간을 고친다
299 ● 천성
304 ● 인연의 끝자락에서
309 ● 꺾어진 날개
312 ● 생일 여행
317 ● 허전한 오후
320 ● 발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