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 반복되는 돌고래 죽음,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핫핑크돌핀스]

[시민사회단체 공동성명서] 반복되는 돌고래 죽음, 거제씨월드 폐쇄하라 http://hotpinkdolphins.org/?p=31972

‘고래 무덤’ 거제씨월드에서 지난 8월 28일에 태어난 새끼 큰돌고래가 9월 8일 사망하였다. 핫핑크돌핀스는 9월 10일 진행한 거제씨월드의 현장조사에서 갓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지내던 사육수조의 보호막이 철거되고 어미 돌고래는 새끼를 잃은 채 다른 돌고래와 있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이번 새끼 돌고래의 죽음은 거제씨월드에서 올해 들어 발생한 세 번째 죽음이며, 개장 이후에는 15번째 죽음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제8항에 따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육동물의 폐사 등이 발생했을 경우 환경부장관은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사육시설의 폐쇄를 명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큰돌고래의 관리 권한을 가진 환경부장관이나 고래류에 대해 포괄적 행정 권한을 가진 해수부장관이 단 한 번이라도 거제씨월드 시설의 폐쇄를 명한 적이 있는가?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거제씨월드에 대한 감독권한을 가진 경상남도는 죽음의 시설 거제씨월드에 대해 폐쇄를 명한 적이 있는가? 행정 권한을 가진 정부기관이 제 일을 하지 않고 책임을 방기하는 동안 소중한 생명이 또다시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음에 우리는 분노한다. 

그런데 해수부와 환경부 및 경상남도가 반복되는 돌고래 죽음을 방조하며 책임을 다른 행정기관으로 서로 떠넘기고 있어 문제가 크다. 특히 동물원수족관법 상 신규 개체 보유가 금지된 고래목 동물에 대해 시설내 번식으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관계기관들은 법령 해석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입장 발표를 미루고 있는 중이다.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의 ‘신규 보유 금지’ 조항을 외부로부터의 유입으로 볼 것인지, 증식(출산)도 포함할 것인지는 법률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는 이유로 벌써 2달 이상 해석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미 많이 알려진 것처럼 동물원수족관법 제2조는 수족관 보유동물은 수족관에서 증식된 동물을 포함한다고 명백히 적고 있으며, 이 법 개정안 시행 이후 2024년 4월 2일 거제씨월드에서 태지와 아랑이 사이에 태어난 새끼 돌고래에 대해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이미 야생생물법에 따라 4월 9일 거제씨월드에 ‘국제적 멸종위기종 인공증식증명서’를 발급한 바 있다. 

환경부는 거제씨월드 새끼 돌고래의 인공증식을 확인하였는데, 해수부와 경상남도가 동물원수족관법 조항의 증식된 동물에 거제씨월드에서 새로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고 인식한다면 거제씨월드의 신규 개체 보유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 이 경우 ‘관람 등의 목적으로 노출 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폐사 또는 질병 발생 위험’을 막기 위해 만든 동물원수족관법을 행정부가 스스로 무너뜨리는 꼴이다. 해수부에서 기업 활동을 과도하게 규제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신규 개체 보유 금지 조항을 자의적으로 축소 해석한다면 수족관 사육 고래 죽음을 방지하려는 입법자의 취지와 권한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즉 반복되는 감금 돌고래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소식을 듣지 않기 위해 한국사회가 몇 년간 머리를 맞대고 치열한 논의과정을 거친 끝에 동물원수족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고래목 동물의 신규 개체 보유를 마침내 금지시켰음을 행정부 담당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편 거제씨월드는 수족관 시설 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매우 큰 축복이라고 자사 입장문을 통해 밝힌 바 있는데, 새끼 돌고래 출산이 이들의 주장처럼 축복받을 일이라면 태어난 새끼가 야생 큰돌고래의 평균 수명인 40년 정도를 넓은 바다에서 마음껏 헤엄치며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고래목 동물의 생존에 적합하지 않은 인공시설에서 감금 상태로 태어나 열흘 만에 죽은 새끼 돌고래에게 과연 거제씨월드는 그 출생이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수족관 돌고래 출생은 축복이 아니라 저주임을 거제씨월드의 최근 사례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동물원수족관법에서 금지한 고래목 동물 신규 개체 보유를 거제씨월드는 자연번식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어기고 있다. 그러나 자연번식은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경우처럼 야생 바다에서 살아가는 돌고래들이 인간의 아무런 개입 없이 자연적으로 개체수를 늘릴 때 해당하지, 인공사육환경에서 증식한 개체에 대해 자연번식이라는 주장은 전혀 가당치 않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현재 거제씨월드가 암수 분리사육을 하고 있다고 하였으나, 9월 10일 핫핑크돌핀스의 현장 조사에서는 어미 큰돌고래 마크와 2023년 7월 16일 출생한 새끼 돌고래 마일로가 한 수조, 태지와 아랑이 및 지난 4월 태어난 새끼 돌고래가 한 수조에서 지내고 있었으며, 임신이 가능한 암컷 큰돌고래 옥토와 수컷 큰돌고래 거스트가 한 수조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여전히 암수 분리사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럴 경우 거제씨월드는 계속해서 시설내 증식으로 보유한 개체가 늘어나게 되고, 행정부의 방관은 곧 수족관 내 증식을 허용하는 꼴이 되어 동물원수족관법의 취지가 형해화되거나 법 자체가 무의미해질 우려가 매우 높아지게 된다.

감금 돌고래의 비극적인 죽음은 15번으로 족하다. 핫핑크돌핀스와 동물해방물결 그리고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동물권소위원회는 무의미한 수족관 감금 돌고래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환경부와 해수부 그리고 경상남도가 야생생물법 규정에 따라 거제씨월드에 대해 폐쇄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하며, 또한 자연번식을 가장한 인공증식의 방법으로 동물원수족관법의 신규 개체 보유 금지 조항을 무력화하려는 거제씨월드를 수사기관에 고발할 것과 해당 개체들을 몰수하고 바다쉼터를 조성해 내보낼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2024년 9월 11일
핫핑크돌핀스, 동물해방물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 동물권소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