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계의 전설로 꼽히는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김민기 번안·연출/서울음반)의 음악을 담은 음반이다. 공연곡 19곡 가운데 14곡이 수록됐다. 두 가지 면에서 주목된다.
우선 음악성이 약해 음반 제작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었던 1990년대 후반의 국내 뮤지컬 현실 아래서 다양한 음악 장르에서 빚어낸 주옥 같은 노래들이 그것이다. 독일 그립스 극단의 볼커 루드비히 원작에 비거 헤이만이 쓴 곡들이지만 김민기 씨의 작사와 편곡을 거치면서 한 편의 연속된 드라마로 탈바꿈했다. 가사는 하층 인생들의 정서와 생활을 해학과 풍자의 무기로 무장시켜 사회 요소요소를 웃음으로 공격한다. '6시 9분, 서울역'에 사치와 광란의 서울 냄새를 은근히 담는 것으로 시작해 '맞은 편' '꿈을 꾸세' '기다림' '낮이여, 너를 저주하노라'에선 서민의 애환과 허위의식을 동시에 드러낸다. '울 때마저도 아름다운 너' '산다는 게 참 좋구나 아가야'는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감정의 정화를 맛보게 한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앨범이 '검열의 역사'를 증언하는 사실이다. 앨범은 1994년 7월부터 1996년 3월까지 해마다 녹음하고 심의신청하고 반려 받아 온 끝에 세상에 나왔다. 한국공연윤리위원회는 비속어 사용과 군의 사기 저하 등의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내려 왔고, 그 바람에 가사 일부를 바꿔 녹음해야 했다. 하지만 사전심의의 상처를 담은 앨범은 당시 학전그린에서 세번 째 공연 중이었던 <지하철 1호선>에서 원래 가사 그대로 되살아났다.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원래 독일 그립스 극단의 뮤지컬 <Linie 1>을 한국적 상황에 맞추어 번안한 작품으로 1994년 초연 이후 끊임없는 수정과 보안을 거치며 2007년 8월 3500회 공연이라는 신기원을 기록했다. 원작인 <Linie 1>은 독일의 냉전 시대였던 베를린을 무대로 한 작품으로 <벽>을 사이에 두고 동서가 갈라졌던 독일인의 폐색감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베를린 지하철 승객들의 모습을 통해 그려 낸 수작으로 1986년 초연 된 이후 독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 히트를 거둔 작품이다.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는 한국의 <지하철 1호선>을 15번 관람한 이후 “전 세계 20여 개 도시에서 공연되고 있는 <지하철 1호선> 중 가장 감명 깊게 본 공연”이라고 극찬했다. 2000년 2월 6일 1000회 공연을 기록, 한국 공연사의 새 이정표를 세운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원작자와 작곡자 비거 하이만Birger Heymann으로부터 2000년 1월 1일 이후 저작권료 전액 면제를 받아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독일 그립스 극단의 원작 <Linie 1>을 대한민국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로 옮겨 온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이를 통해 그 독자성을 대외적으로 공인받았다.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초연 이후 지난 2018년까지 71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만난 명실상부 대한민국 공연계의 대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일명 '학전 독수리 오형제'라 불리는 김윤석,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영화와 공연계를 오가며 맹활약중인 많은 배우들을 배출했다. 한국 뮤지컬 최초로 라이브 밴드를 도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8년 9월, 10년 만에 재공연이 이루어진 데 이어 2019년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지하철 1호선>은 1998년 당시의 모습을 더욱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담은 수정, 보완 작업을 거쳐 보다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1998년 11월 서울, ‘제비’가 건네준 주소와 사진만 갖고 곧 그를 만날 수 있으리란 희망에 부풀어 이른 아침 서울역에 도착한 연변 처녀 ‘선녀’. 하지만 지하도에서 걸인 ‘문디’와 ‘땅쇠’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빨강바지’를 만나는 것으로 그녀의 기대는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청량리행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난 서울 사람들은 일상에 쫓겨 무표정하고 냉담하기만 하고, 이해되지 않는 요란한 광고 등 서울의 모습은 온통 낯설기만 하다.
게다가 유명한 무용수라며 ‘제비’가 건네준 주소인 청량리 588은 독립군로라는 그의 설명과는 달리 사창가였다. 그곳에서 선녀는 열차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운동권 출신 ‘안경’, 그를 사모하는 창녀 ‘걸레’, 혼혈 고아 ‘철수’, 그리고 몇몇 창녀들을 만난다. 임신한 그녀를 불쌍히 여긴 ‘철수’는 ‘제비’를 찾아줄 테니 서울역 ‘곰보할매’의 포장마차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서울역 포장마차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선녀’는 서울 보통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들(사이비 교주, 자해 공갈범, 잡상인, 가출소녀, 노부부 등)을 만난다. 포장마차에서 ‘빨강바지’를 다시 만난 ‘선녀’는 그녀가 ‘제비’와 함께 연변에 왔던 그의 이모였음을 깨닫고 애인 ‘제비’의 행방을 묻지만 그의 실체를 알고 절망한다. ‘걸레’는 이런 ‘선녀’에게 자신의 처지를 노래하며 그녀를 위로해 주고 ‘안경’을 찾아 지하철에서 내린다. 그리고 얼마 후 급정거한 열차 안으로 누군가의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
첫댓글 지하철 7호선
도봉산 역에서 고속터미널 역까지 새벽 첯차 5: 05 분 발
한국 현대사가 여기에 -
막차를 타고 오다 술이 나를 깨우면. . .
도봉산이 소리꽥
수락산이 이 왠수야
여보당신 벌써 일어났나 .?
그래 그래 .출근해야지 그래 .
내가 읽은 7 호선 . 5 4 0 일
2025 년 초판
2030 년 후편 밯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