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레이에서 현지인들이 탄다는 슬로우 보트와
관광객들을 위한 스피드보트. 4만짯이라는 금액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배에서 시간보낸다는게 지루하다는
것을 익히 아는 터라 딱히 망설이지는 않았다.
알고있기로는 딱히 좌석이 없는 줄 알았는데
각자 배정된 좌석이 있었고 사실 아무 쓸모 없었다.
다들 배 2,3층 야외석에 있는 자리에 있고 피곤해서
잠을 청하는 몇 사람만이 실내좌석에 있었을뿐이다.
배에서 좋은 자리를 미리 찜해둬야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있었는데 처음에 아침이다보니 사람들이
단순히 배 앞뒤에 자리잡으나 슬슬 해가 뜨거워질무렾
이게 그늘이 있는 곳이 명당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명당의 위치가 바뀌게 된다. 아무래도 땡볕시간이
긴만큼 그늘있는 자리 잡는게 BEST일 듯!

바간에서 만달레이로 거슬러 올라가는 배는 절대 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게 풍경은 모두 만달레이에서 바간으로 가는 우측에
위치해있다. 만달레이에서 바간으로 갈때는 우측, 바간에서 만달레이는
좌측일테니 아무래도 . . .
가끔가다 마을을 지나갈 때나 현지인들이 탄 보트, 관광객들이 탄
보트가 지나갈 때 우리는 서로 손을 열심히 흔들어주었고
동네 아이들은 배를 따라 뛰면서 손을 흔들어줬다. 어렸을 적
하늘에 나는 비행기를 보면서 손을 흔들며 쫒아갔던 기억이 생각나게
했다. . .
재밌었던 것은 가끔 보트 상인들이 보트를 배에 대고 창문등을 통해
먹을것을 팔려고 했던 것이다. 사는 사람은 없었지만 . .
그리고 잠지 육지에 정차하자 갑자기 현지 아줌마들이 바나나 광주리등을
잔뜩 가지고 물가로 뛰어들더니 배에 있는 사람들한테 바나나를 팔려고 한다.
아니 대체 어떻게?!
인레호수에서는 같은 보트들이였지만 이것은 유람선으로 높이가
다른데 어떻게 팔려고 하는 것일까?
아줌마들이 선박 간판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바나나를 투척한다 - -;
배위에 있는 사람들 모두 설레설레 됐다는 제스쳐를 취한 가운데
배가 떠나갈까봐 두려운 아줌마들이 바나나를 집어던지고
부딪혀 곪았겠지만 무사히 착륙한 바나나들은 주인없는 바나나가 됐다.
다들 눈치보는 가운데 배가 떠나면서 서양 할머니들이 집어서 공짜 바나나를
시식하셨다..
딱히 바나나 사겠다는 사람도 없었지만 설사 바나나를 받았어도
종이 지폐를 아래 물가에 있는 아줌마들한테
어떻게 줄 수 있을지는 해답이 없어보이는데 무작정 던지면 배안의
사람들이 돈을 줄거라고 생각했을까?
떠나는 배를 향해 야속하다는 듯 울상을 지는 아줌마들 모습이
웬지 우습기도 하고 안되보기도 했다.
아침제공으로만 알았다가 의외로 점심제공도 받고
딱히 조리시설이 없어서 대체 점심이 뭐가 나올까 궁금했는데
정말 허접하기 짝이없는 고무줄 국수가 나왔다. 면발이
고무밴드 줄을 끊어 만든걸까.. 그래도 같이 나온 양념이
새초롬하게 맛있어서 싹싹 비웠다.
미얀마에서는 언제 도착할지 물어보면 안된다고 들었다.
그런 질문은 부정이 탄다고 하나 점심때까지 즐거웠던
선상의 시간은 오후 들어 지루하기시작했고 심심한
마음에 도착시간을 물었다.
"5시"
' 설마... 내가 그 말을 믿을거 같아..'
"정말 정말 정말 몇시?"
"6시"
미얀마에 있으면서 이 사람들이 말하는 시각이 웬지
외국인에게 말하는 공식시간은 따로 있는 기분이 들어
늘 대답을 들은 후 "really really what time?" 이라고 물어본다.
그러면 처음 말한 시간에서 언제나 달라진다.


배는 해가 다 지고나서 바간에 도착하고
나는 나와있는 수많은 호스카 택시기사들을
비집고 예약한 인와게스트하우스 (SGLE 30USD/3천짯)를
향해 걸었다. 걸어서 20분거리...방향이나 길이 복잡하지는
않지만 낯선 곳에서 컴컴한 와중에 찾아간다는 게 그리
안심되지는 않았다. 인와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게 선착장에서
멀지않은 거리인 것중에 하나인데 혼자인 사람한테는 비추이지만
일행이 있을 경우는 괜찮을 거 같다. 방은 별로이지만 옥상에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마음에 들었다.
양곤과 만달레이에서 약간의 무기력감속에 나태하게 지냈다가
바간에 도착하고나서야 무언가 끓어오르는 여행의 피가 느껴졌다.
바간이야말로 나의 여행의 시작이고 모험의 시작이다.
오토바이 자동차가 난무했던 도시와의 이별이다.
이제 고대의 건축물을 만나게 되는 흥분의 시간이다.
그리고 무기력감에 일조했던, 사진도 없고 어처구니없게도 영어로
씌여진 미얀마 론리플래닛 책 ㅠㅠ
사진도 없고 영어로 되어있어서 정말 꼴보기 싫었다.
그러나 바간에서 다른 어떠한 것보다 바간 사원들 지도의 정확성을
보여서 아쉬움을 만회해주었다. 바간에 대한 정보만 챙기고
딱히 바간 사진들을 별로 보지않은 나.... 단지 나를
바간으로 이끈 것은 론리플래닛 표지의 바간 사진보다는
인터넷에서 누군가의 댓글이였다.
'아우~~정말 바간은 정말 사진으로는 표현안되요, 사진으로
표현할 수 없어요~'
이런 댓글 하나가 나의 바간으로 이끌었다. 론리플래닛 미얀마표지의
바간사진보다 이 댓글에서 나의 발걸음이 바간으로 향하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