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나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었다. 아침에 세수를 하는 데 세면대에 개미 두 마리가 바삐 돌아다니고 있다. 아직 날도 덥고 등은 따끔거려 편치않은 데 아침부터 내 눈에 나타나다니 살짝 짜증이 난다.
개미에 대해 남편과 나의 의견은 다르다. 남편은 눈에 띄이는 개미는 그때 그때 잡으면 된다는 생각이고 나는 다르다. 나는 개미가 나오는 곳을 찾아 메꾸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오늘도 일단 개미가 눈에 보이니 화장실과 욕조를 눈에 불을 키고 살폈다. 욕조안에도 4마리가 있다. 눈을 들어 천장부터 살피니 개미가 서너마리 간격을 두고 달리기를 하듯 한 곳으로 향한다. 환기통 근처다. 얼마전에도 그곳에서 개미들이 줄지어 나왔다. 변기가 가운데 있어 내 손이 닿지않아 키가 큰 아들에게 부탁해 일단 테이프로 벽과 환기통사이를 막았다. 아들은 이미 밖에 나갔는 데 그냥 둘 수는 없어 일단 사다리를 가져왔다. 긴 막대기에 테이프를 살짝 붙이고 구석진 곳을 향해 손을 뻗어 붙이려 애를 썼다. 쉽지않은 작업이다. 몇 번의 과정을 거쳐 일단 붙였다. 남편은 또 시작이네 하는 표정으로 힐끗 보고 나갔다. 개미를 향한 나의 집착이라 생각한다.
나는 유난히 벌레를 싫어한다. 헌데 남들이 못 보는 벌레도 잘 본다. 집 안에서 돌아다닐 때 내 눈은 쉬지않고 천장부터 바닥까지 훓고 다닌다. 마루바닥 색깔과 비슷하고 깨처럼 작은 개미도 잘 본다. 나는 일단 개미가 눈에 보이면 인내심을 갖고 쫒아간다. 어디로 가는 지 한참 따라가다 보면 모두 한 곳에서 나오고 들어간다. 개미들을 지켜보면 재미있다. 한 뼘 정도 빠르게 달려가다 맞은편에서 오는 개미와 둘이 뽀뽀를 하는 지 무슨 말을 전하는 지 잠깐 멈추어 교감을 하고 다시 부지런히 앞을 보고 간다. 궁금하다. 그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 무엇인 지 물어보고 싶다.
오래 전 남편과 사위가 리모델링을 하며 벌레를 싫어하는 내가 머무는 안방은 작은 틈도 없게 신경을 써주어 한동안 개미 한마리도 없었다. 유난히 날이 더운 여름이면 개미도 더워 시원한 곳을 찾는 지 가끔 들어온다. 놀라운 건 어디든 가리지 않는다는거다.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 때 어디선가 줄지어 나오면 무언가 먹이를 떨어트려서 인가 생각해 카운터 탑 위를 깨끗이 치워도 나온다. 개미 뒤를 쫒아 보니 놀랍게도 콘센트와 벽 틈으로 들어갔다. 나사를 조여 틈을 메꾸었다고 생각했는 데도 나와 스카치테이프를 돌려가며 붙여 놓았다.
개미도 무척 영리하다. 그 작은 몸에 어떻게 그리 생각하는 지 놀랍다. 내가 테이프를 들고 잡으려하면 요리조리 피하며 빨리 도망간다. 어느 날에는 바닥에서 보여 남편에게 베이스보드와 바닥 사이를 카킹으로 메꾸어달라고 했다. 이미 다 한거라며 나오는 대로 잡으면 된다고 했다. 구멍만 메꾸면 안 나오는 데 ... 나는 엎드려 약간의 틈이 있는 곳을 카킹하지만 집 전체를 다시 할 수는 없어 그 아이들이 나온 근처만 하고 허리를 편다.
오늘처럼 환기통과 벽 틈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손이 닿기만 하면 나는 사방을 카킹으로 틈을 없게 만든다. 남편은 환기통은 필요하면 떼어야하는 데 카킹을 한다고 하지만 나는 개미가 나오는 것을 지켜보며 있을 수 없다. 오늘 개미가 나오는 환기통은 내 손이 안닿는 곳에 있어 못 했는 데... 바닥에 나오면 일단 엎드려 쫒아간다. 누가 내 모습을 보았다면 배를 잡고 웃었을거다.
어제밤 아들이 "엄마, 차고에서 바퀴벌레 이만큼 큰 거 보았는 데 어떻게 해요?" 물었다. 비상이다. 컴퓨터를 보고 있던 나는 일단 함께 차고로 갔다. 차고에는 아들짐이 잔뜩 있어 어디 숨었는 지 찾아볼 수도 없다. 행여 알을 까 번식하면 어쩌나? 잠자리에 들었지만 머릿속은 궁리하느라 혼란스러웠다. 내 영역 밖이니 답답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식탁에 메모가 있었다. 아들이 바퀴벌레 잡는 것을 사서 몇 군데 놓았다며 가끔 나와 신경쓰게 하는 개미를 잡는 것도 사다놓았다고 했다. 역시 멋진 아이다. 행동으로 바로 옮겨 근심을 덜어주다니 고마웠다.
사위는 가끔 집 주위에 약을 뿌려 개미가 별로 없다며 남편에게도 알려주며 권했다. 나도 벽 뒤에 개미들이 집을 짓고 같이 산다는 생각에 몸을 떨지만 남편은 다 같이 사는 거라며 보이는 대로 잡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오늘도 옆집 구경하듯 몰라라한다. 누가보면 우리 집이 개미집인 듯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니다. 다만 유난히 벌레를 실어하는 내 눈에 유난히 잘 보이는 탓이다. 오늘도 아침부터 개미가 나오는 틈을 막느라 애를 쓰며 하루를 시작했다.
첫댓글 오늘의 글은 잘 저장해 두셨다가 나중에 "동화" 소재로 사용하시길 추천드립니다
너무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