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정담을 나누려면 어떤 장소가 좋을까.
훈훈한 분위기는 기본이고 가족 모두 좋아할 만한 메뉴까지 서울, 수원, 충주, 담양, 부산에서 특별한 가족 모임 맛집 5곳을 뽑았다.
가볍게 브런치를 즐기는 가족들
가볍고 캐주얼한 도심 브런치, 서울 식물원282
연말연시에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일 때는 모임 장소의 콘셉트와 메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젊은 부부 중심의 가족 모임이라면 가볍고 격식 없는 브런치는 어떨까. 느지막이 즐기는 오후 브런치는 아이들의 입맛과 어른의 입맛을 적절히 조화시킨 캐주얼 메뉴가 편안하다.
브런치 메뉴로 차려진 파스타와 샐러드, 찹스테이크와 샥슈카
카페 식물원282는 서울 삼성동 먹자골목 안에 숨어 있어 소규모 모임에 제격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카슈엘라 파스타, 코브 샐러드와 어른들의 와인 안주로 좋은 찹스테이크에 이스라엘 브런치인 샥슈카를 더했다.
여럿이 다양한 메뉴를 나눠 먹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카페 식물원282는 상호처럼 식물의 이파리를 풍성하게 키우는 곳이다. 가게로 들어서는 호젓한 골목은 아직 겨울이라 황량하지만, 봄이 오면 따스한 햇볕 아래 식물이 쑥쑥 자랄 것 같다. 플로리스트인 주인장이 꽃집과 카페, 펍을 운영하는 곳이라 분위기는 오붓하고 쾌적하다. 단체 모임은 예약 필수.
식사를 마치고 나서 길 건너편 스타필드 코엑스몰의 각종 공연과 콘텐츠를 체험하는 참여형 공간인 별마당도서관을 방문해 보자. 13m 높이의 대형 서가에 꽂힌 6만 권의 책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흥미롭고 가까운 책방에서 다 함께 즐기는 책 쇼핑도 신난다.
온 가족 누구나 좋아하는 왕갈비, 수원 가보정
예나 지금이나 가족 모임에 가장 무난한 메뉴는 역시 갈비다. 신선한 생갈비도 좋지만 달짝지근하고 짭조름한 간장양념에 재운 양념갈비는 어르신과 아이들, 성별 구분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다. 수원 왕갈비로 유명한 가보정 식당의 미덕은 풍성하게 곁들여지는 반찬이다. 샐러드와 양념게장, 잡채와 호박전 등 손이 가는 반찬이 수두룩하다.
온 가족 누구나 좋아하는 수원 갈비
1관부터 4관까지 있는 초대형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은 기본이다. 1층에 대기하는 카페도 있지만 예약이 안전하다. 주중의 점심 메뉴는 가성비가 좋아서 인기 만점. 주차 걱정이 없는 것도 장점이다.
양념갈비뿐만 아니라 맛깔스러운 반찬이 가득한 밥상
든든하게 식사를 마치고 나서 햇볕이 따뜻한 날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수원 화성과 사적 제478호인 수원 화성행궁을 잠시 산책해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화성행궁 광장에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다사다난했던 2017년을 추억하는 ‘미술관의 이면’ 프로젝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담백하고 건강한 꿩 코스요리, 충주 감나무집
수안보의 자연 속에 있는 감나무집은 27년째 단골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다. 시골집에 놀러간 것처럼 여유로운 실내가 편안하다. 충주의 향토음식인 꿩 코스요리는 온 가족 모임 식사로 추천하기 알맞다.
한정식처럼 전채 요리부터 주요리인 꿩토렴까지 차근차근 꿩 코스요리를 즐길 수 있어 색다른 맛을 체험할 수 있다. 꿩의 산란기인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부터 특히 맛이 좋다는 꿩 요리는 고단백 영양식으로 소화흡수가 잘돼서 어른들이 좋아한다.
담백하고 건강하게 즐기는 꿩 코스요리
대표메뉴인 꿩 코스요리는 꿩만두, 꿩연근전, 꿩잡채 등으로 시작한다. 꿩탕수육과 꿩날개튀김은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메뉴. 전채 요리가 끝나면 주요리라고 할 수 있는 꿩토렴이 나온다. 표고버섯, 파프리카, 미나리 등 채소와 얇게 썬 꿩 가슴살을 10여 가지 한방재료로 끓인 육수에 살짝 데쳐 먹는다. 꿩토렴을 먹고 나면 꿩매운탕과 국수가 나온다. 주인장이 직접 채취해서 말렸다가 1년 내내 반찬으로 낸다는 뽕잎산나물이 맛있다. 주말은 예약 필수.
수안보는 온천이 있어 겨울 가족 여행지로 사랑받는 곳이다. 온천욕을 즐긴 후 한국전력 수안보생활연수원 입구에서 시작하는 ‘휴 탐방로’를 걸어도 상쾌하다. 커피를 좋아하는 가족은 충주커피박물관에서 향기로운 커피 한 잔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성비 좋은 보리밥 정식, 담양 벽오동
한식은 누구와 함께 먹어도 부담이 없다. 담양 사람들이 추천하는 보리밥집인 창평면의 벽오동은 구색 맞추기의 한식 밥상과는 거리가 멀다. 1만 원 초반대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다양하고 푸짐한 음식이 차려진다.
보리밥과 쌀밥 중 한 가지를 선택하는 정식
구수한 보리밥과 네 가지 나물 외에도 불고기, 보쌈, 잡채, 게장과 달걀찜, 애호박전 등 다채롭게 차려진다. 곁들임 반찬으로 나오는 비빔냉면은 웬만한 전문점의 냉면이 무색할 정도로 맛깔스럽다. 보들보들하게 삶은 돼지고기 수육에는 풍미 가득한 전라도 김치와 싱싱한 굴, 여기에 홍어가 곁들여진다. 시골 밥상에나 나옴직한 된장국과 토란들깨탕 등은 어른들이 드시기에 좋다. 점심, 저녁 예약 필수.
다양한 반찬이 골고루 맛있는 보리밥정식
식사하고 차로 5분 거리인 슬로시티 창평 삼지내 마을을 걸어도 좋다. 유니크한 담장과 고택이 이어지는 슬로시티 골목 산책은 천천히 걸어도 1시간이면 충분하다. 황량한 겨울 풍경도 훈훈하게 느껴질 만큼 매력적인 장소다.
전망 좋고 물 좋은 회 정식, 부산 이어도
부산 하면 바다가 떠오르고 바다 하면 생선회가 생각나는 법. 광안리 해변에 있는 식당, 이어도는 건물 2층에 자리해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좋다. 통창으로 낮에는 저 멀리 광안대교가 보이고 해가 지면 야경이 멋져서 낮과 밤 상관없이 오붓한 가족 모임에 제격이다.
신선한 활어회 정식
회 전문 요리사가 정갈하게 손질한 자연산 회는 바다에서 금방 잡아 올린 듯 신선하다. 싱싱한 활어를 사기 위해 매일 새벽마다 인근 활어회 시장으로 나가는 주인장의 정성 덕분이다. 주요리 전에 굴, 멍게 등 싱싱한 해산물이 기본으로 나오는데, 비주얼도 아름답다. 제철 해물을 즐긴 뒤 문어숙회, 새우튀김, 매운탕 등과 밑반찬으로 차려지는 식사는 집밥처럼 맛있다. 생선회정식 외에도 점심특선으로 광어미역국정식, 회비빔밥, 활어매운탕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점심, 저녁 예약 필수.
비주얼도 아름다운 전채 해물요리
식사를 마치고 광안리해변로의 민락수변공원을 산책하거나 전통시장인 수영팔도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다. 200년 역사의 수영팔도시장은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될 만큼 볼거리, 먹을거리가 쏠쏠하다.